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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독점과 맞붙다···나노융합 대덕 벤처들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 T+2B 지원사업 참여기업 성과보고회 가져
시장장악 글로벌기업 대항 연구개발 매진해 소재부품 분야 수출 희소식 밝혀
대표 또는 연구소장이 직접 T+2B 참여 성과를 발표했다 <사진=윤병철 기자>대표 또는 연구소장이 직접 T+2B 참여 성과를 발표했다 <사진=윤병철 기자>

"월 500만개씩 내년부터 중국에 우리 칩을 공급합니다. 개발 초기 웨이퍼가 예상대로 잘 안 나와 애먹었는데, 이젠 수요처에서 기대한 특성이 잘 나오고 있어 본격 수출하게 됐습니다."

김진형 아트로닉스 대표는 '나노 T+2B 사업'을 통해 시제품 제작과 성능평가 지원을 받은 성과와 동시에 고마움을 밝혔다. 아트로닉스는 작고 복잡한 스마트 기기에 부응하는 복합 센서 칩을 개발해 창업 7년 동안 시장수요를 맞춰 오다 내년부터 본격 시판에 돌입한다.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이사장 정칠희·이하 나노조합)은 12일 나노종합기술원에서 'T+2B 수요연계형 나노융합 시제품 제작·성능평가 지원 2019년도 성과보고회'를 가졌다. 올해 사업지원을 받은 21개 기업이 지원 경과와 수출 등 성과를 발표하고 자문위원단의 조언을 받았다. 

T+2B 사업은 지역 나노융합 기업의 육성과 판로개척을 위해 산업자원부와 대전시가 매칭 투자하고, 나노조합이 주관하는 4년 사업이다. 매년 20여 사를 선정해 시제품 제작과 성능평가, 홍보 마케팅과 해외판로 개척 등을 지원했다. 최우석 나노조합 과장은 "지원사업을 통해 직간접으로 20억원의 초도매출이 발생했고, 국내 30건과 해외 6건의 공급계약과 수출이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산업 전 분야서 으뜸기술 갖춘 나노융합 기업들, 수출 '희소식'

사업에 참여한 대전지역 스타트업들은 반도체·광학·바이오·광촉매·배터리 등 산업 전 분야를 포진한다. 나노융합 기술을 통해 각 영역에서 으뜸 기술을 보유하고 상품화를 위해 치열한 노력을 전개 중이다. 이들은 경쟁자로 글로벌 공룡기업을 지목했다. 

이들의 수요처는 스위스 로젠 공대, 중국 심양 공장, 옥스퍼드 대학, 일본 완성차 회사 등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우수기술을 알고 해외에서 먼저 의뢰가 와 시제품 제작에 나선 경우도 있고, 대기업도 진출하지 못한 영역을 개척해 세계 독점 사에 도전장을 낸 스타트업도 있다.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창업 초기 T+2B 지원사업으로 목표한 시제품 제작과 성능평가를 마칠 수 있었다. 

총 9시간에 걸친 21개 발표 강행군이었지만, 참여사 대부분 자리를 지키며 다른 기업의 노하우와 자문을 챙겼다 <사진=윤병철 기자>  총 9시간에 걸친 21개 발표 강행군이었지만, 참여사 대부분 자리를 지키며 다른 기업의 노하우와 자문을 챙겼다 <사진=윤병철 기자>

엔스펙트라(대표 김철암)는 대만 이잉크 사의 20년 전자종이 독점시장을 깨뜨리겠다고 나섰다. 제조 원리를 달리해 동등한 품질에 제조 공정과 비용을 낮춘 데다, 이잉크 제품보다 제어와 효율이 더 뛰어난 컬러 전자종이 개발도 막바지다. 김철암 대표는 전자종이 시계 시제품을 만들어 전자종이의 다양한 응용을 시장에 자극하고 있다. 

나노람다코리아(대표 최병일)은 해외대학 요청으로 웨어러블 분광 센서를 개발했다. 일상서 오는 다양한 빛 파장을 측정하는 그립형 분광기를 센서로 구현해 기존 해외제품 대비 1%의 크기와 가격을 실현했다. 이 제품으로 로잔공대와 옥스포드대에서 분광학 논문을 발표했으며, 각종 응용장치와 결합하면 의료와 농업, 환경 분야 측정에 쓰일 수 있다. 

고용량 리튬이차전지 시대를 대비해 니바(대표 백창근)는 리튬전지 소재인 리튬메탈을 국내 최초로 가공 양산에 성공했다. 위험성 때문에 국내서 만들지 못하고 전량수입한 소재인데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물꼬를 튼 것이다. 대기업 배터리 제조사가 응용할 수 있도록 실리콘 나노섬유 음극재를 시제품화 했다. 백창근 대표는 불과 3년 뒤인 2023년 매출을 100억원으로 전망했다.

◆ "대전시가 나노 산업 대하는 철학과 지원 남달라"···올해 말 지원사업 공고

12일 바이오메디컬 규제특구지정으로 호재를 맞이할 바이오 분야 나노융합 기업도 적지 않다. 티엔에스(대표 김봉석)는 현장에서 균 중독을 바로 알 수 있는 원스톱 분자진단 검출 칩을 개발했다. 각종 균과 범죄현장 유전자 검사. 농수산물 병해충 여부를 현장에서 진단하고 즉각 대처할 수 있다. 김병일 연구소장은 "우리 제품이 돼지열병 유행에 앞서 널리 쓰였다면 그 많은 돼지를 살처분하지 않아도 됐다"고 자신했다. 

크로파세(대표 김진황)는 나노 크기 고분자 세포막인 니오솜을 기존과 다른 공법으로 쉽게 만들어 창업 초기부터 십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패킹파라미터란 물질합성 이론을 실제 상용화해, 기존 고가장비를 동원하지 않아도 배합만으로 니오솜 생산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외 메디컬 기업에서 합성물 개발요청이 이어져 인력을 늘리고 있다.

착실하게 기술과 업력을 쌓으며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는 스타트업도 있다. 창업 4년차인 에이티(대표 안정희)는 단열용 경량 나노블록을 개발해 안정성과 내진성을 인정받아 공급처를 점차 넓혀 나갔다. 세종시 20개 학교에 납품했으며, 대기업 연구소와 일반 상가건물에도 시공됐다. 나노조합의 수출지원으로 베트남 등 수출 협약을 맺은 성과도 있다. 안정희 대표는 "나노 지원사업으로 수요처가 원하는 시점에 시제품을 바로 대응할 수 있었고, 조합 기업간 네트워크로 영업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보고회에 배석한 자문단은 발표 기업에 "과학적 데이터를 챙겨 기술 우수성을 부각하라", "나노 특성평가에 대비할 것", "목표를 더 세분화하면 수요처가 보인다" 등 주의점을 환기하며 "수요처를 연결해주겠다"는 응원도 보탰다.

자문위원장인 김기출 목원대 교수는 "실험실 수준의 기술을 상용화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인데, 이를 해낸 기업가들이 존경스럽다"며 "지속해서 나노조합이 기업과 협력한다면 당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총평했다.

한상록 나노조합 전무는 "대전에 파견돼 3년을 지낸 직원들을 통해 보니, 대전시가 나노 산업을 대하는 철학과 지원이 남다르다"며 "후속 나노 지원사업을 마련하고 있으니, 더 알찬 지원사업이 되도록 참여기업들의 아낌없는 관심과 의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나노융합 대전기업에 시제품 제작과 성능평가, 마케팅을 지원하는 T+2B 사업은 올 연말에도 모집 예정이다. 선정 기업은 본지의 [모든 것의 시작, 나노]로도 소개된다.

시제품을 기반으로 수출계약을 맺었거나 수요기업을 찾은 사례가 대부분이다 <사진=윤병철 기자>시제품을 기반으로 수출계약을 맺었거나 수요기업을 찾은 사례가 대부분이다 <사진=윤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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