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14일 '정부 R&D 지원체계 혁신을 위한 간담회' 개최
연구행정 간소화, 연차 평가 지양, 테크니션 필요성 등 제기
"평가, 점검으로 전환하고, 1년에 1번 연구 워크숍 정례화 필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4일 한국연구재단에서 '정부 R&D 지원체계 혁신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면서 최 장관은 "연구에 대한 연차 평가를 점검으로 전환하고, 1년에 1번 연구 워크숍 정례화를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4일 한국연구재단에서 '정부 R&D 지원체계 혁신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면서 최 장관은 "연구에 대한 연차 평가를 점검으로 전환하고, 1년에 1번 연구 워크숍 정례화를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14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주재로 '정부 연구개발(R&D) 지원체계 혁신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교수, 연구자, 산학협력단장은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관례적인 과제 연차 평가 지양, 과도한 행정 업무 분리 등의 의견이 나왔다. 

이승복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교수는 "몇몇 연구에 대해 연차 평가를 관례적으로 하는 부분이 있는데, 워낙 기능적으로 이뤄져서 그 부분을 줄이거나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기영 장관은 "연차 평가를 점검으로 전환하고, 1년에 1번 공개적인 연구 워크숍을 정례화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보고서나 평가도 없이 연구자들이 워크숍을 통해 상호 교류를 하면 연구 분위기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또 최 장관은 평가 과정에서 실력 있는 전문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평가를 길게 할 경우 좋은 전문가들이 평가를 안 하려고 할 수도 있다"면서 "평가를 온라인으로 하거나, 실제 과제를 한 사람을 의무적으로 평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행정 간소화, '테크니션' 필요성 제기

R&D 관련 간담회 단골 주제인 '연구 행정 간소화'도 나왔다. 먼저 박홍준 한국연구재단 전략혁신본부 정책총괄실장은 "각종 서식 간소화, 행정업무는 전문 행정인력이 전담하며 연구자는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과제 11개를 추진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자체 평가했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달랐다. 곽노균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아직도 정산 때문에 영수증을 붙이는 작업을 한다"면서 "행정 업무가 많이 없어졌지만, 감사에 대비해 이뤄지는 업무들이 여전히 많다. 이러한 잡무를 줄여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영석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장도 "산학협력단에서도 여전히 많은 행정 업무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임기병 경북대 산학협력단장은 "외국 대학 내 실험실에는 책임교수와 비전임 연구교수 외에도 안정적으로 근무하는 '테크니션'이 있어 학과 내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테크니션 제도를 도입해 석·박사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실험실 연구 성과는 유지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최 장관은 "테크니션에 대한 중요성은 잘 알고 있다. 미국 같은 경우는 실험 관련해서 학생들이 테크니션의 지시를 받아 연구한다. 이를 통해 좋은 성과를 내기도 한다. 과기부나 연구재단에서 제도를 따로 만드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대학의 간접비를 활용해 대학에 도입하면 과기부, 연구재단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답했다.
 
◆최기영 장관 "연구몰입 환경 구축에 힘쓰겠다"

최기영 과기부 장관은 이날 "과기부는 기초과학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연구자가 한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연구 생태계를 강조하고 있다"면서 "연구 자율성이 보장된 환경을 위해 과기부와 연구재단의 역할은 무엇인지 고민해보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연구 현장 전 단계에서 연구 자율성을 높이려면 이에 비례하는 책임도 필요하다"면서 "연구자 대다수가 연구 윤리를 잘 지키고 있지만 극소수가 부정을 저질렀다. 연구 윤리 확립이 담보돼야 자율성이 확보되고, 연구자가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덧붙였다.

최 장관은 "우리나라를 윤택하게 만든 건 과학기술자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이 당장 경제적 성과를 내길 바라지 않는다. 기초과학연구는 인류 지식 문명의 지평을 넓히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장기적으로 미래 신산업의 토대도 될 수 있다. 연구자가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일 한국연구재단에서 '정부 연구개발(R&D) 지원체계 혁신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일 한국연구재단에서 '정부 연구개발(R&D) 지원체계 혁신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아래는 이날 참석자 명단.

▲최기영 과기부 장관 ▲노정혜 연구재단 이사장 ▲고서곤 과기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 ▲유국희 과기부 대변인 ▲이강환 과기부 장관정책보좌관 ▲홍성주 과기부 장관정책자문위원 ▲이석래 과기부 연구개발정책과장 ▲박홍준 연구재단 정책총괄실장 ▲홍남표 연구재단 사무총장 ▲고도경 연구재단 자연과학단장 ▲최영완 연구재단 ICT·융합연구단장 ▲이상협 연구재단 에너지 환경단장 ▲허정은 연구재단 공공기술단장 ▲송계영 연구재단 선임연구원 ▲홍정의  연구재단 선임연구원 ▲김혜수 연구재단 선임연구원 ▲공성형 연구재단 연구원 ▲문성구 연구재단 선임연구원 ▲김남연 연구재단 선임연구원 ▲이원용 연세대 산학협력단장 ▲이영석 충남대 산학협력단장 ▲임기병 경북대 산학협력단장 ▲오경환 서강대 산학협력단장 ▲여태환 중앙대 교수 ▲이승복 서울대 교수 ▲이혜숙 카톨릭대 교수 ▲곽노균 한양대 교수 ▲박윤경 조선대 교수 ▲용기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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