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연, 재생 고형연료화 기술 개발
염분·악취·온실가스 줄인 新 공정

음식물쓰레기가 연료로 새롭게 태어났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한승헌)은 김이태 박사 연구팀이 음식물쓰레기 재생 고형연료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기술을 이용한 공정의 첫 단계는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음식물쓰레기를 열분해하는 것이다. 이때 유해물질인 다이옥신이 적게 발생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열분해 중 나오는 바이오 가스는 건조 에너지로 재활용되어 시스템 운영비를 줄여준다. 이후 염분을 제거하는 탈염공정에서는 공정 효율이 90% 이상 올랐다. 탈염 시 폐수가 생기지 않으며 염분함량은 3~5%에서 0.2%로 낮아졌다. 

그다음 음식물쓰레기는 탄소가 농축된 고열량 친환경 숯덩어리(bio-char)로 가공된다. 숯덩어리는 청정 고형 재생연료다. 이 과정에서는 사료나 퇴비로 만들 때보다 유기물질이 덜 용출되고 악취가 나지 않는다. 숯을 운반하기도 쉽다. 또한 새로운 시설을 건설할 필요도 없이 기존 퇴비화·사료화 처리 시스템을 개량하면 된다.

음식물쓰레기 청정연료 생산시설 개요도. <그림=건설연 제공>
음식물쓰레기 청정연료 생산시설 개요도. <그림=건설연 제공>
청정 고형 재생연료의 품질도 우수하다. 연구팀은 환경규제가 엄격하다고 알려진 영국 공업표준규격에서 최고등급(1등급) 이상의 성능을 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 결과 재생연료의 열량을 1㎏당 3000~4000kcal에서 약 6000kcal로 높였다. 연구팀은 전량 수입되는 발전용 고품질 석탄 연료를 청정 고형 재생연료가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대기환경 개선도 기대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화력발전·지역난방·산업용보일러 등에 새로운 고형 재생연료를 활용할 경우 연간 약 885만 톤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다. 새로운 공정이 미세먼지 유발물질 중 황을 0.2%, 나트륨과 칼륨을 50%까지 낮춘다는 결과가 나왔다. 

김이태 박사는 "이 기술을 기존 음식물쓰레기 처리 시스템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에너지 잠재력이 큰 음식물 부산물이 가치를 인정받는 단계를 눈앞에 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지난 10월 한국중부발전과 재생에너지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새로운 고형 재생연료를 화력발전에 시범활용하기로 합의했다. 테스트베드는 올해 내로 구축될 예정이다. 

한편, 2018년 한 해에만 음식물쓰레기 수거·처리에 1조 3000억원 이상 비용이 쓰였다. 음식물쓰레기는 현행법상 2012년부터 해양투기가 금지됐다. 다이옥신 발생 때문에 소각되거나 연료로 활용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음식물쓰레기의 80%는 사료나 퇴비로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매립된다. 재생퇴비로 쓰일 경우에는 음식물쓰레기의 염분이 토양의 경화(硬化)를 일으킨다. 

생산시설 조감도. <그림=건설연 제공>
생산시설 조감도. <그림=건설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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