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드론에 초분광 카메라 탑재해 강·하천 원격 탐사
수질 빅데이터 구축, AI 분석으로 녹조 확산 예측 가능

드론이 하천을 측정하면 인공지능(AI)이 녹조를 예측하는 기술이 실현됐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김명준)는 드론에 초분광 기술이 들어간 카메라를 탑재해 대청호의 녹조를 원격 탐사했다고 28일 밝혔다.

녹조는 물의 흐름이 느린 하천이나 바다에서 조류(藻類)가 대량 증식해 수질이 악화되는 현상이다. 조류는 임계점을 넘어가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발생을 미리 파악해야 한다. 기존에는 분석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일부 지점만 분석해 빠른 대응이 어려웠다.

ETRI가 개발한 드론은 수역 전반을 살피며 녹조를 측정한다. 강이나 하천에서 발생하는 녹조의 이동·확산·분포 등 현황을 한눈에 파악하기 쉽다. 위성이나 항공기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해상도 자료도 얻을 수 있다. AI는 여기서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한다.

원격 탐사에는 초분광 기술이 쓰였다. 일반 영상은 빛의 삼원색(RGB) 3종류로 구분된다. 초분광 기술은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영역을 잘게 쪼개 물체의 영상 구성성분을 200개 이상으로 나눈다. 대청호나 금강을 맨눈으로 보면 보통 수질일 수 있지만, 초분광 기술로 분석하면 진행 단계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녹조의 빛 스펙트럼으로 현재 상태를 실시간 디지털화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올해 6월부터 대청호 주요 지역 두 곳에 센서가 달린 고정식 부표와 수상 드론을 통한 이동형 센서를 띄워 수질을 파악했다. 조경화 UNIST 교수팀과 박용은 건국대 교수팀은 데이터를 현장 시료, 녹조 색소 추출, 흡광도 측정 결과와 비교해 분석했다.

초분광 기술은 녹조는 물론 적조, 농작물 병충해에 따른 생산량, 식품 신선도, 피부 노화도 등을 예측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사업책임자인 권용환 ETRI 박사는 "드론 운용의 시간적 한계로 현재 대청호의 일부를 2~3회 나눠서 촬영하는 수준"이라며 "녹조 확산 예측 정확도를 9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다양한 상황에서 추적할 수 있게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밖에도 드론 탐사 정책을 설정하고 대청호 녹조 실시간 모니터링 지도를 만들 예정이다. 고가인 초분광 센서의 국산화와 센서 중량·크기 감축 연구도 2022년까지 진행된다.

초분광 기술 카메라가 탑재된 드론. <사진=ETRI 제공>
초분광 기술 카메라가 탑재된 드론. <사진=ETR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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