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기반 결핵 체외진단키트, 건강보험에 등재
국내 의료현장에 본격 판매···신속·정확 진단 가능

전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 받았으면서도 국내 규제에 가로막혀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던 수젠텍의 혈액 기반 결핵 진단키트가 규제타파 1호가 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규제개혁 일환으로 '체외진단검사 신의료기술평가 유예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이 제도의 첫 수혜자가 수젠텍이 됨에 따라 혈액 기반 결핵 진단키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수젠텍(대표 손미진)은 혈액 기반 결핵 진단키트가 건강보험에 등재됐다고 5일 밝혔다. 식약청 인허가를 받고 시장 진입을 기다리던 진단키트가 건강보험에 등재됨에 따라 의료 현장에 판매가 본격 가능해질 전망이다. 

결핵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중점 관리하는 3대 감염성 질환 중 하나다. 전 세계 인구 3분의 1이 결핵균을 보유한 잠복결핵 환자다. 잠복결핵 환자 중 5~10% 정도가 증상을 나타낸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00만명의 신규 활동결핵 환자가 발생하고, 160만명이 사망하고 있다. 전 세계 바이오 기업이 결핵 진단키트 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시장 규모는 연간 2~3조원으로 추산된다.

결핵을 진단하기 위해선 환자 폐에서 유래되는 객담(가래)을 추출해야 했다. 소아나 노약자들은 추출이 어려워 정확한 진단이 어려웠다. 객담이 추출되더라도 객담으로 인한 감염과 오염 등으로 신속 정확한 진단이 어려웠다. 수젠텍은 결핵균 유래의 바이오마커 기반으로 세계 최초 혈액 기반 결핵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임상시험을 거쳐 임상 효능을 확인했고, 지난 7월 한국 식약처의 품목제조허가를 받은 바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4일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 사항' 개정을 고시하면서 수젠텍의 '결핵균 특이항원 혈액검사'가 건강보험 항목으로 등재했다. 향후 진단검사 의학과 전문의가 있거나 병리과 전문의가 있는 종합병원급 의료기관 300여 곳과 보건복지부 산하 의료기관에서 사용이 가능해진다.  

우리나라는 국가 건강보험이라는 시스템이 있어 임상 시험을 거쳐 식약청 인허가를 받아도 시장에 진입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체외진단검사 신의료기술평가 유예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수젠텍의 '결핵균 특이항원 혈액검사'는 1년 이상 소요되는 신의료기술평가를 유예받아 이번에 건강보험에 등재됐다. 해당 진단키트는 사후 신의료기술평가를 받게 될 예정이다. 

손미진 수젠택 대표는 "혈액 기반 결핵 진단키트를 해외 보건당국, 유통사, 국제의료기구 등과 임상, 라이선스 계약과 시장 진출을 협의하고 있다"며 "이번 국내 건강보험 등재로 국내시장과 더불어 이러한 해외 진출 협의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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