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상욱 다래전략사업화센터 변리사
"AI 논문 부족···핵심 연구할 인력 키워내야"

AI 관련 특허 취득·분석 분야 전문가인 이상욱 다래전략사업화센터 변리사는 10일 본지와 만나 한국의 AI 수준을 평가했다. 활용 면에선 뛰어나지만 기초 분야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사진=김인한 기자>
AI 관련 특허 취득·분석 분야 전문가인 이상욱 다래전략사업화센터 변리사는 10일 본지와 만나 한국의 AI 수준을 평가했다. 활용 면에선 뛰어나지만 기초 분야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사진=김인한 기자>
"한국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특허 출원과 사업화는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AI 특허 출원인 순위에서도 삼성전자가 4위,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가 6위를 기록했어요. 하지만 그 기반이 되는 AI 코어 연구는 여전히 세계와 격차가 큽니다."

AI 관련 특허 취득·분석 분야 전문가인 이상욱 다래전략사업화센터 변리사는 10일 본지와 만나 한국의 AI 수준을 이같이 평가했다. 기존에 있던 AI를 활용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AI 자체를 만드는 역량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상욱 변리사는 10일 KAIST에 개소한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이하 정책센터)와 함께 '한국의 AI 분야 수준 평가 연구'를 진행했다. 그동안 객관적 분석 자료가 없어 한국 AI 수준은 '뒤처진다' '따라간다' '일부 선도한다'와 같이 갑론을박만 이어졌다. 이상욱 변리사는 이날 세계와 한국의 AI 분야 수준 평가 지표를 공개했다.

이 변리사는 "논문 성과는 2010년 이후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고, 미국·영국·중국·일본·한국·독일·프랑스 등 주요 7개국이 발표하는 AI 논문은 60% 이상"이라며 "한국은 작년부터 매년 논문을 600건 이상 발표하고 있지만, 전 세계 대비 3%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술 연구가 기업·기관에 인용된 비율이 세계 평균보다 얼마나 높은지 따져보는 FWCI(Field Weighted Citation Impact) 지수를 활용해 논문을 질적으로 평가했다. FWCI 지수가 1보다 높으면 질적으로 우수하고, 낮으면 질적으로 낮음을 의미한다. 그는 "미국 1.83, 영국 1.66, 한국 0.91, 중국 0.89, 일본 0.71을 기록했다"며 "한국 AI 논문은 평균인 1에는 못 미치지만 중국과 일본에 비해선 나은 편"이라고 언급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특허 출원은 미국 주도에서 중국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출원 비중으로는 미국 35%, 중국 32%, 한국 11%다. 미국은 시각이해기술, 중국은 언어이해기술 출원이 가장 활발하다. 미국은 민간기업이 출원을 주도하고 중국은 대학이 출원을 주도하고 있다. 주요 출원인 순위에서 미국의 IBM,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삼성전자(4위), ETRI(6위)도 그 뒤를 따르고 있다.  

AI와 관련한 투자, 교육 인프라도 소개됐다. 그는 "한국에서 AI 스타트업 투자 금액은 2017년 408억원에서 2018년 1369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며 "AI 교육기관은 현재 늘어나는 추세로 현재는 인력난이 많다. AI 스타트업의 경우 해외에서 인력을 구하는 경우도 다수인만큼 전문인력을 키워낼 교육기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변리사는 "AI 분야가 초창기인 만큼 공공에서 선도적으로 투자와 인프라를 확대해서 민간이 그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정부 주도도 중요하지만 민간 주도의 투자 체계, 자생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정책을 입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 개소한 4차산업혁명정책센터와 신설되고 있는 AI 대학원에서 기술 교류를 확대해 연구 중심지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AI 코어, 기본 연구는 오랜 기간 쌓여야 하기 때문에 당장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며 "현재 소재, 부품, 장비 국산화를 하듯 AI 분야도 기초부터 산업 응용까지 대한민국에서 자생적으로 키울 수 있도록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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