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유·최진석 교수 11일 UST서 '삶의 무기 만들기' 특강
"왜 자기로 살아야 하는가" 등 참석자들 다양한 질문 던져

김태유·최진석 교수와 함께하는 삶의 무기 만들기 행사가 11일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대강당·사이언스홀에서 개최됐다.

두 거장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참석자들과 일문일답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이전에 없던 자신과 마주하기 위해 사유를 이어갔고,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최 교수는 이날 "모든 위대한 일은 제도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온다"며 "제도의 억압을 이겨내고,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부터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세계의 비밀은 우리한테 있지 않고 나한테 있다. 혼자만의 힘을 믿어야 한다. 혼자가 위대해지지 않으면 국가가 위대해질 수 없다"며 개인의 독립성을 일깨웠다.

아래는 참석자와 김태유 교수(이하 김), 최진석 교수(이하 최) 일문일답.

 

김태유·최진석 교수가 11일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대강당에서 '삶의 무기 만들기' 특강을 진행한 가운데 참석자들과 일문일답을 나눴다.
김태유·최진석 교수가 11일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대강당에서 '삶의 무기 만들기' 특강을 진행한 가운데 참석자들과 일문일답을 나눴다.

 

김태유 교수(좌)와 최진석 교수(우)가 참석자들과 일문일답을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김인한 기자>
김태유 교수(좌)와 최진석 교수(우)가 참석자들과 일문일답을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김인한 기자>
Q. 과거에 국가적으로 새마을운동, 금 모으기 운동이 있었다. 2020년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는 입장에서 개인, 조직, 국가적으로 어떤 운동을 펼쳐야 할까.

◆김 = 코이의 법칙. 어항에서 자란 물고기는 30cm, 연못에서 자란 물고기는 60cm, 바다에서 자란 물고기는 120cm까지 큰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 젊은이들을 연못에 가두지 말고, 강에 풀어놓아야 한다. 

이걸 막는 사람이 정치인이다. 정치인 수준은 그 사회의 지식인 수준이다. 국민 수준이 결정한다. 우리가 4차산업혁명에 대한 오해와 착각을 해소해야 한다. 정치인도 착각을 해소하고, 국가도 해소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대양에 마음껏 항해할 수 있도록 풀어놓으면 된다. 과거의 기준으로 오지 않은 미래의 가능성을 재단해선 안 된다.

조선 말기 과거의 기준으로 산업혁명을 거부했다. 그 결과는 역사적으로 암담하다. 그 판단이 틀렸기 때문에 지금껏 그 망령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미래를 위해 젊은이들을 마음껏 풀어놓을 수 있으면, 규제 혁파를 할 수 있으면 해결 가능하다.

◆최 = 무슨 일이 이뤄지려면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비전이 만들어지면, 비전을 실현하려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기술이 있어야 한다. 기술이 작동하는 세력이 형성되어야 한다. 정당성, 비전, 지혜, 세력, 기술이 없으면 어떤 일도 이뤄지지 않는다. 각자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오늘 주제가 삶의 무기다. 무기라는 것은 그때 그 시기에 적절한 무기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감각적이면 안 된다. 감각과 감성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정치적인 영역에서, 진영에서 벗어나야 한다. 생각해야 한다. 과학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나는 생각을 안 하면서 우리가 사회가 생각하기를 바라는 건 안 된다. 한 명 한 명이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일이 된다. 문제 인식을 자기 문제 인식으로 가져야 한다. 헌말 헌몸짓을 벗고 새말 새몸짓으로 나아가자.

Q. 4차 산업혁명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교육이나 제도적 변화는 무엇이 필요한가.

◆김 = 경제 성장이 가속화될 때는 선진국과 후발국 사이의 격차는 점점 커진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인류 문명사적으로) 농업사회가 지나고 근대가 시작된 이래 후발국과 선진국이 격차를 좁힌 사례는 한국과 대만이 절반 이상 따라잡은 정도가 있다. 

자유시장 경제에서 후발 국가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해서는 선진국과 격차가 커진다. 그렇기 때문에 후발국은 국가가 '정책'적으로 선진국을 추격하는 전략을 시행해야 한다. 과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두자릿수 성장을 했다.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국가가 엄청난 발전을 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후속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것을 4차 산업혁명에서 찾자는 것이 제 주장이다.  

◆최 = 제도적 접근을 굉장히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맹점이 한 가지 있다. 제도가 인간의 문제를 전부 다 해결할 거라는 맹신은 위험하다. 제도가 어떠하더라도 개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어디든 있다. 

조금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모든 위대한 일은 제도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그런데 우리가 제도적으로 외국 선진국에 비해 뒤처져 있지만, 그래도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든지 많이 있다.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이 그렇게 후진적인 시스템이 아니다. 여기서 제도의 억압을 이겨내고,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부터가 시작 되어야 하지 않을까. 제도가 중요하지만, 제도가 다가 아니다. 
 

이날 행사에는 100여 명이 넘는 참석자들이 새해 설계를 위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사진=김인한 기자>
이날 행사에는 100여 명이 넘는 참석자들이 새해 설계를 위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사진=김인한 기자>

 

거장과의 일문일답 전 참석자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는 모습. <사진=김인한 기자>
거장과의 일문일답 전 참석자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는 모습. <사진=김인한 기자>
Q. 왜 자기 자신으로서 살아야 하는가.

◆최 = 인간은 반응해야 하는 세계가 문명 아니면 자연이다. 이 두 가지 세상을 벗어난 세상은 없다. 인간은 스스로 만든 문명에 반응한다. 문명을 만드는 활동을 문화라고 한다. 문화는 무엇인가를 만들어서 변화를 야기하는 존재다. 이 정의가 내려지는 순간, 인간은 두 개의 층위로 나뉜다. 

무엇인가 야기하는 존재와 수용하는 존재로 나뉜다. 무엇인가를 해서 변화를 야기하는 존재를 자유로운 존재, 주체적인 존재, 창의적인 존재라고 한다. 무엇인가를 수용하는 사람을 종속적이라고 한다. 선진국이 된다는 말은 주인으로 살고 싶다는 말이다. 노예로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주인으로 사는 것은, 주인으로 살려는 노력은 인간에게는 존재론적으로 부여된 것이다. 자유로운 삶이 되기 위해선, 질문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무언가 일어나는 원천은 자기한테서 일어난다.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는다. 

세계의 모든 사건은 나에게서 일어난다. 그러니깐 자기가 자기 주인으로 사는 수밖에 없다. 내가 내 주인이 아니면 어떤가. 내가 노예적으로 살면 어떠냐고 말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나를 믿어야 한다. 위대한 일은 나에게서 일어난다. 

자기 자신으로 사는 것이 위대한 일,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결과가 말한다. 기독교, 예수님 혼자 만들었다. 불교, 부처님 혼자 만들었다. 원불교, 소태산 한 명이 만들었다. 중국의 새로운 혁명, 신중국혁명 모택동 혼자 했다. 이 세계의 비밀은 우리한테 있지 않다. 나한테 있다. 혼자만의 힘을 믿어야 한다. 이 혼자가 위대해지지 않으면 위대해질 수 없다.

Q. 최진석 교수께서 좋은 일보다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하셨다. 최 교수께선 좋아하는 일을 찾았는지, 찾았다면 어떤 방법으로 찾았는지.

◆최 = 굉장히 점잖은 표현이지만, 너는 잘하고 있느냐는 말이다.(웃음) 좋아하는 일을 찾는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계속 묻는 습관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제가 사용하는 방법은 '금방 죽는다'라는 것을 철저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인생이 매우 짧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소중해지더라. 

저는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겠다고 해서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잠깐 명상 비슷한 걸 한다. 주문을 외운다. '나는 금방 죽는다'. 인생이 짧다는 것을 잊지 않고 싶다. 그러면 자신에게 더 가치 있는 일, 소중한 일이 무엇인가를 찾아지는 것 같다. 

제가 사용하는 방법은 시시때때로 죽음을 대면하는 것이다. 그러면 남의 꿈을 대행하는 삶보다 내 꿈을 꾸는 삶에 대한 가치가 부여되는 것 같다. 인생이 짧다는 것을 철저하게 알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 그럼 내가 좋아하는 것은 뭐냐. 저는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드는 데 평생을 다 쓰고 싶다. 그것이 제가 좋아하는 일이 됐고, 제 소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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