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출신 첫 한국자동차공학회장 "한국, 퍼스트 무버로"
강건용 회장 "첨단기술 결집 자동차산업 위해 정확한 목소리 낼 것"

강건용 한국자동차공학회 회장은 산업계가 아닌 과학계에서 회장이 된 첫 사례다. 자동차 산업도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되며 패러다임이 달라지는 시점으로 정부출연연구기관과의 협력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사진= 한국기계연구원>
강건용 한국자동차공학회 회장은 산업계가 아닌 과학계에서 회장이 된 첫 사례다. 자동차 산업도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되며 패러다임이 달라지는 시점으로 정부출연연구기관과의 협력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사진= 한국기계연구원>
"자동차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첨단기술이 들어가며 기계가 아닌 첨단 전자제품이라는 표현도 나오고 있습니다. 학회 회원도 전기 전자, 통신,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전문가의 참여가 부쩍 늘고 있어요. 기존의 자동차 공학하는 분들과 출연연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퍼스트무버로 가는 기술 경쟁력 향상에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신임 한국자동차공학회(이하 자동차공학회) 회장의 각오다. 올해부터 자동차공학회 수장으로 임무를 시작한 강건용 회장(한국기계연구원 부원장). 40년 역사가 넘은 자동차공학회에서 산업계가 아닌 과학계 인사가 회장이 된 사례는 강 회장이 처음이다. 자동차가 이동수단에서 첨단 기술의 집합장으로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점인만큼 그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강 신임 회장은 "인공지능, 자율 센서 등 각종 과학기술이 자동차에 접목되며 산학연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서로 협력하며 융합 연구로 국내 자동차 산업이 시장을 리드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라는 의미로 알고 있다"며 집중해야 할 부분을 분명히 했다.

자동차공학회는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종사자들이 참여하는 대표 자동차 관련 학회. 1978년 4월 한국자동차기술학회로 창립총회를 가졌다. 이후 자동차공학회지 창간호를 발간하고 용어 정리, 윤리헌장, 표준업무, 학술대회, 대학생자작자동차대회 등 학문발전, 정보제공, 인력양성, 첨단기술개발 지원 등 다양한 활동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 성장의 기반 역할을 해 왔다.

현재 자동차공학회는 3만3000여명의 개인회원과 670여 기업체와 단체 등 법인회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학회로 활동 중이다. 강건용 회장을 비롯해 11명의 부회장, 28명의 이사진이 올해 학회 활동의 중심축이 된다.

◆ "자동차 산업의 건강한 생태계 위해 적극 협력할 것"

"국내 자동차 부품 기업이 9000여개 입니다. 연간 400만대 이상의 자동차가 판매되어야 생태계가 유지되는데 피크오일(Peak Oil) 시기가 있듯이 자동차도 최고점에서 감소하는 시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고급차 중심의 연구개발이 선진국에 비해 부족했던 편이라 경쟁이 더욱 치열한 것도 있고요."

강건용 신임 회장은 지금이 카피크(Car Peak) 시점이라고 진단하며 생태계 유지를 위한 각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자동차 산업은 오랜 역사를 가진 독일, 미국 등 선진국이 주도해 왔다. 인류의 자동차 이용은 독일인 카를 벤츠가 1886년 가솔린 자동차를 세상에 선보이면서부터 시작됐다. 1895년 프랑스의 미쉐린 형제가 공기압 타이어를 발명하면서 자동차 역사의 기폭제가 된다. 1908년 포드사가 대량생산 방식을 개발하며 근대적 자동차의 전환기를 맞는다.

반면 우리나라는 1962년 기아자동차에서 3륜차 기아마스타 K-360을 생산하며 자동차 산업 시대를 열었다. 자동차 강국에 비해 70년 이상 뒤진 출발이었지만 빠르게 따라잡으며 국내 대표 자동차 기업인 현대, 기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5, 6위의 역량을 인정받는다.

하지만 지금의 자동차 시장은 전기와 전자,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각종 과학기술의 경쟁장이다. 미래 전기전자 제품의 각축장으로 알려진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기술을 겨루기도 한다.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이 아닌 구글 등 IT, 인공지능 등 플랫폼 기업들이 뛰어들며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는 분위기다.

강 회장은 "자율자동차, 전기차, 수소차 등 자동차 분야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미래 기술이 어떻게 갈지 학회 등에서 방향을 제시하고 그에 맞는 연구개발을 위해 정부정책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해야할 분야가 많은 만큼 자동차 산업계와 ETRI, 한국기계연구원 등 출연연과 협력할 부분이 많아지고 있다. 퍼스트 무버로 가기 위한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9000개의 부품 회사 중 고급기술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회사를 2030년까지 20%정도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에게는 새로운 기회이면서 생태계가 달라질 수 있는 계기"라면서 "관련 인력만 39만명이고 제조업의 12%에 이른다. 산학연이 협력해서 기회의 장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 "자동차 산업도 집단지성 필요, 똘똘 뭉쳐 위기 넘어설 것"

강건용 회장은 미래 자동차 산업은 선진국과 같은 출발선으로 산학연이 똘똘 뭉쳐 퍼스트무버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사진= 한국기계연구원>
강건용 회장은 미래 자동차 산업은 선진국과 같은 출발선으로 산학연이 똘똘 뭉쳐 퍼스트무버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사진= 한국기계연구원>
"오늘날 자동차 산업은 혼자서는 어렵고 집단지성 활용이 필요해요. 목소리도 선별해서 정리해야 하는데 전문가들이 균형잡히게 만들어 가야죠. 우리나라는 IT강국, 배터리 강국으로 지금의 어려운 상황도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자동차 산업 규모가 선진국에 비해 작지만 똘똘 뭉쳐 넘어설 것 입니다."

강건용 회장의 목소리에 다시 힘이 들어갔다. 그는 회장 선거 과정을 언급하며 학회가 균형잡힌 시각으로 제한된 자원이 잘 투자되고 활용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장 선거는 전체 회원 중 200명의 평의원이 2차례의 투표를 통해 결정하게 되는데 6명의 후보가 나왔다. 학회는 기계연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보낸 곳으로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부딪혀보니 쉽지 않았다"면서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그만큼 잘 살아내야 겠더라. 학회 수장으로서 균형잡힌 시각으로 목소리를 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회장은 "자동차 시장은 내연차와 미래차 시장,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 처리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문제를 개방하고 다른 기술을 받아들이면서 부품사들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통은 기본"이라면서 "미래차는 선진국과 같이 시작하는 셈이다. ICT 등 다른 분야와 수평적 융합, 혁신이 이뤄지며 미래차 분야 선두주자로 나갈 수 있도록 학회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자동차공학회는 올해 자동차 관련 표준 업무 추진, 법인 회원사 모임, 리더스 포럼, 캡스톤 대회, 대학생자작자동차대회를 준비 중이다. 또 40여회의 워크숍, 심포지엄을 통해 자동차 공학인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

◆ 한국자동차공학회 법인회원(1~5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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