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총장·특구재단 이사장 등 산학연 관계자 번개 모임
"한국의 위상 높아진 만큼 같이 준비해 시너지 높이자"

대덕연구단지 오피니언 리더들이 15일 번개모임을 갖고 내년 CES를 같이 준비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신성철 KAIST 총장, 김철환 카이트재단 이사장, 임종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이석봉 대표,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전화성 CNTTECH 대표, 배상록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사진= 길애경 기자>
대덕연구단지 오피니언 리더들이 15일 번개모임을 갖고 내년 CES를 같이 준비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신성철 KAIST 총장, 김철환 카이트재단 이사장, 임종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이석봉 대표,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전화성 CNTTECH 대표, 배상록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사진= 길애경 기자>
"30년전 CES에서는 한국은 보이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삼성, LG가 주역으로 떠올랐다. 대덕의 스타트업도 눈에 띄었다. 흩어져 있어서 조금 아쉬웠는데 내년에 같이 준비해 보면 좋겠다."(신성철 KAIST 총장)

"올해 CES에 참여한 한국 기업과 참석자 수가 공식적으로 세번째 정도지만 인구대비로 보면 가장 많다. 우리나라 기업에서 미래를 준비하려는 열정이 그만큼 높고 실제 한국 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졌다. 국가관을 같이 해보는 것은 어떤가."(배상록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

대덕의 산학연관 리더들이 15일 모임을 갖고 내년에 열리는 CES를 같이 준비해 보자는데 공감했다. 한국의 과학기술과 기업의 위상이 높아지고 딥테크 중심의 스타트업들이 많은만큼 국제 무대에서 좀더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알려보자는 취지에서다.

이날 모임은 첨단 기술의 집결장인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 다녀온 신성철 KAIST 총장, 배상록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임종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을 비롯해 KAIST 출신의 기업인 김철환 카이트창업가재단 이사장, 이용관 블루포인트 파트너스 대표, 전화성 CNTTECH 대표, 이석봉 대덕넷 대표가 참석해 서로 협력할 방안을 논의했다.

신 총장은 CES 초창기에 참여했던 경험을 공유하며 한국 기업들의 성장을 놀라워했다. 80년대 초에 참석한 CES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아예 없었다. 당시 삼성과 LG는 일본 기업들에 밀려 보이지도 않았던 게 사실이라는 것. KAIST는 올해 CES에서 별도의 부스를 마련했다. 9일에는 'KAIST의 밤' 시간을 마련, 100여명이 참석해 교류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선배들이 KAIST 재학생 30명을 CES에 참여할 수 있도록 후원하며 분위기가 고무됐다.

그는 "이번에는 삼성과 LG가 CES의 주인공이었다. 스타트업의 기술도 놀라웠고 감동했다. 규제가 풀리면서 국내 기업들도 탄력을 받는것 같다. 이런 부분을 정치인들이 보고 가슴이 뛰었으면 좋겠다"면서 "그런데 프랑스와 이스라엘을 보니 우리도 좀더 임팩트있게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 신청도 이미 마감됐으니 참여 기관, 기업이 같이 해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신 총장은 "국내에서 창업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이전에는 공부안하는 친구들이 창업한다는 인식이 컸다"면서 "지금은 학생들이 창업을 우선에 놓으며 박사는 나중에 한다고 한다. 젊을 때 창업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우리나라도 창업이 1순위고 안되면 교수를 해야하는 분위기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실제 KAIST 출신 중 네이버 운영사인 NHN의 이해진, 한국을 온라인 게임 강국으로 만든 리니지 개발의 주역 송재경,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대표가 굳건하게 신뢰하며 아시아 총괄을 맡긴 이준표 등 국내 산업계의 미래를 이끄는 동력들이 KAIST 출신이다. 이외에도 기술벤처와 대기업 임원의 다수가 KAIST 동문으로 한국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신 총장은 "요즘에는 창업을 위해 자퇴도 꺼리지 않는다. KAIST 출신 중 과고를 마치지 않고 들어오고 졸업 전 창업하며 KAIST를 자퇴해 실제 중학교 졸업장이 최종 학력인 친구도 있다"면서 "하지만 글로벌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 받는다. 그런 분위기 형성을 위해 KAIST 박사 졸업, 테뉴어 교수 선정 조건도 바꾸고 있다. 물론 교수들의 마인드 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의 단 셰흐트만 교수 사례를 들었다. 신 총장은 "셰흐트만 교수는 2011년 준결정 발견으로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기초연구를 하는 분인데 1987년부터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강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면서 "우리는 기초연구와 사업화가 분리돼 있다. 교수 평가도 달라져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올해 CES에 참여한 기업은 미국과 중국이 1000여개, 한국 기업은 350여개다. 기관, 지자체들의 참여도 많았다. 하지만 지자체별, 기관별로 참여하며 한국을 크게 알리는데는 미약했던게 사실이다. 양성광 이사장도 각각 참여에 아쉬움을 토로하며 "전국의 클러스터 중심에는 대학이 있다. 대전은 특구재단이 기업 연계 등 노력을 하지만 대학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KAIST가 중심 역할이 돼 아이디어를 모으고 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신 총장 역시 양 이사장의 설명에 공감하며 "기업의 시장은 한국을 넘어 해외다. 그리고 국내 생태계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해외 생태계를 활용하는 지혜도 요구된다"면서 "대학과 지원기관이 링커 역할을 해야 한다. KAIST 부스를 활용하는 방안도 좋겠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또 그는 "세계의 위너는 플랫폼 기업이다. 우리의 교육도 그런식으로 가야한다. AI 대학원 설립도 그런 취지"라고 덧붙였다.

배상록 원장은 "40년전 대덕연구단지가 조성된 것은 우리 모두에게 축복이다. 40여개의 기관들이 몰려 있는 곳"이라면서 "학교 중심으로 가면 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동의했다.

김철환 이사장은 투자 벤처의 기술을 예로 들며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병원 처방전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기술인데 투자를 많이 못받아 고혈압 약과 치매 관계를 분석했다.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면서 "데이터가 있기에 가능했다. 협력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미국 현지 커뮤니티와의 협력 사례도 소개했다. 양성광 이사장은 CES 참석 후 시애틀로 이동해 재미과학자협회 회원들과 미팅을 가졌다. 그는 "젊은 세대들의 모임인 영 제너레이션 포럼에 참여했는데 언어는 기본, 미국 상황을 잘 알고 있고 한국을 위해 무엇인가 기여하겠다는 마음이 컸다"면서 "올해 5월에 모임을 같이 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의 미국 진출을 위해 네트워크를 단단히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임 참여자간 공감대가 커지면 서로 협력방안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양성광 이사장은 대덕 생태계 조성을 위한 리노베이션 계획을 소개했다. 연구단지와 병원이 참여하고 KAIST, 충대를 잇는 스타트업 생태계, 랩센트럴 등 대전시와의 협력 부분을 언급했다. 신 총장 역시 양 이사장의 제안에 공감하며 동의를 표했다. 또 김철환 이사장과 임종태 센터장은 대덕연구단지용 엔드 런(end run) 프로그램을, 이석봉 대표는 대덕 산학연관 리더의 조찬모임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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