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성창 지식재산과 혁신생태계 연구소장
"지식재산, 기업 성장에 핵심···美는 계몽 운동 중"
"대덕도 지식재산 중요성 깨우쳐 세계 진출 나서자"

2018년 UN이 발표한 '세계의 도시'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에 인구 50만 이상 도시는 1146개에 이른다. 이들 도시가 지닌 혁신 잠재력을 파악하는 지표 중 하나가 발명과 특허출원 건수이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는 2015년 '세계 발명 클러스터'를 발표하고, 도시의 발명 수치를 비교했다. 국제특허신청 건수를 헤아리고 도시 100개에 순위를 매겼다. 대전 지역은 23위로 나타났다. 인구 50만 명이 넘는 도시 1146개 중 대전이 23위를 차지한 셈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31개로 가장 많고 독일이 12개, 일본이 8개, 중국이 7개 등의 순서이다. 우리는 4개를 가지고 있다. 미국의 발명 클러스터 31개 지역을 들여다보면 산호세, 보스턴, 뉴욕, 시애틀, 시카고 등 우리에게 익숙한 도시는 하나도 빠지지 않고 들어가 있다. 

◆ 미국은 지식재산 계몽 운동 중

미국에선 '지식재산 계몽'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특허와 발명에 대한 지식수준이 가장 높다고 여겨지는 미국에서 벌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전미 상공회의소, AT&T, 시카고 대학, 버클리 경영대학원 등의 전문가들이 2016년 지식재산계몽 운동 센터(CIPU·Center for Intellectual Property Understanding)를 설립했다. 이 센터의 모토는 "IP Literacy Matters", 지식재산 문해력은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조금 더 거칠게 번역하면 '지식재산 문맹 퇴치' 정도다. 센터가 지식재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미국인들을 제대로 가르쳐 줘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 센터는 세계의 대학, 단체, 기업, 전문가들과 연대하고 국제적인 비교 조사도 한다. 하이라이트는 지식재산 인식 서밋(IPAS·Intellectual Property Awareness Summit)이다. IPAS는 2017년 일리노이 공과대학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2018년도에는 시카고 대학에서 열렸다. 올해에는 버클리 대학의 경영 전문대학원 주도하에 실리콘 밸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필자가 2020년 미국의 IPAS에 대하여 눈여겨보는 점이 있다. '왜 이 서밋을 실리콘 밸리의 공과대학이나 법과대학이 아닌 경영대학원이 나서는 것인가'라는 점이다. 그간에 특허 이슈는 특허 신청과 소송을 중심으로 연구소와 특허팀이라는 제한된 영역에서 논의되어 왔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와 다르다. 창업 초기의 기업은 특허를 활용하여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고, 이후 상장과 인수합병단계에도 특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미래의 CEO들이 특허를 제대로 알아 두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것이 버클리 경영대학원이 지식재산 정상 서밋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이다. 

◆ 대전의 매력을 키우고 알리자

이참에 우리도 미국처럼 지식재산 계몽 운동을 해보면 어떨까. 미국이 하니 우리도 하자는 뜻이 아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과 최근에 밝혀진 새로운 사실을 제대로 알려주자는 것이다. 우리 기업의 CEO가 탄탄하고 제대로 된 특허를 가지고 투자도 받고 실리콘밸리에도 진출하도록 말이다. 어느 지역에서부터 하면 좋을까. 당연히 대전이고 대덕이다. 왜냐하면 대전은 세계 발명 클러스터 세계 23위이다. 무엇보다 대전에는 대덕특구가 있기 때문이다.

◆ 기고자 약력

정성창 연구소장은 1998년 기술고시에 합격한 이후 특허청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특허청 산업재산 인력과장, 창의발명교육과장, 산업재산활용과장 등을 거치면서 연구개발에서 특허 정보 활용, 산학협력, 지식재산 금융, 지식재산 전문인재 양성 등의 정책에 관여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주일대사관에서 근무한 바 있다. 현재 대전에서 '지식재산과 혁신생태계 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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