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완료, 6월부터 본격 운영시작
'원형을 복원한다' 주제로 역사적 가치 보존
본관은 우리나라 현대건축 1세대로 불리는 故 김수근 건축가가 디자인했다. 콘크리트를 노출하는 독특한 공법으로 지어졌다. 거북선의 모양을 본떠 만들었는데, 그 뱃머리는 주산 천장산을 향해있다. 건립 당시 모습이 비교적 양호하게 보존돼 있어 건축사적인 측면에서도 보존가치가 높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리모델링은 2017년부터 시작했다. 설계공모를 통해 최문규 연세대 건축공학과 교수 작품으로 선정됐다. 최문규 교수는 인사동 쌈지길과 딸기테마파크, 정한숙 기념관 등을 디자인한 건축가다.
최 교수는 KIST는 본관 리모델링 주제로 '원형을 복원한다'를 주제로 제시했다. 김정남 인프라운영실장은 "우리나라 첫 정부출연종합연구소라는 역사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생활환경은 편리하도록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점에서 우리와 뜻을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관문 디자인부터 창고로 쓰이던 공간도 원래대로 복원해 중정을 만들었다. 단열 기능이 거의 없어 에너지 손실이 컸던 만큼 기능을 추가했다. 3㎝였던 단열재를 20㎝로 늘리고 옥상정원, 태양광 등도 설치했다.
김 실장은 "여름과 겨울만 되면 맨 위층 직원들이 덥고 추워 일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이전보다 에너지 사용량이 많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본격 리모델링이 들어가기 전부터 약 5~6년에 걸친 테스트를 통해 내구성과 안정성을 입증한 방법"이라면서 "4~5번의 공정을 거치고 최종 보호 코팅층을 만들어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과거 필수항목이 아니라 빠져있던 내진설계도 추가했다.
오피스존도 환골탈태했다. 부서별로 막혀있던 기존 벽을 없애고 탁 트인 공간을 만들었다. TFT팀이 꾸려질 경우 함께 근무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다. 이곳은 평소 집중근무를 원하는 직원이 독립된 공간에서 일할 수 있도록 예약제를 시행해 개방할 예정이다.
수소문해 당시 엘리베이터 공사를 진행한 기술자에게 도움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기술자도 은퇴한 상태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에 KIST는 엘리베이터 겉모습은 그대로 두고 밧줄과 승강기 모터 등 시스템제어기를 전면교체했다.
김정남 실장은 "우리 기관이 한국의 과학기술 연구기관으로 영속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 시설유지가 잘 돼야하기에 앞으로 50년 더 쓸 생각으로 보강했다"며 "건물이란 사람이 관심 가져주고 어루만져줘야 오래 쓸 수 있다. 그냥 내버려 두면 아무리 콘크리트로 만들어졌다 한들 내려앉는다. 본관의 가치를 이해하고 있는 만큼 영구히 존재하도록 최선을 다해 보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IST는 2004년부터 대대적인 재건축에 들어간 상태다. 50년이 넘은 L2연구동도 재건축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이다.
L0연구동의 경우 1981년 KIST와 한국과학원이 KAIST로 통합되면서 강의동으로 쓰이던 건물을 연구동으로 사용 중이다. 강의동 특성상 천장이 낮고 환풍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아 연구하기에 적합한 시설은 아니지만,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번번이 떨어져 차기 재건축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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