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제1기 과기전문사관 전역한 홍지원 前 중위
"영원한 자원, 과학에 남녀 구분 없는 인재유치 절실"
KAIST 대학원 입학···"영감 줄 수 있는 과학자 될 것"

제1기 과학기술전문사관 홍일점 홍지원 前 중위. 더 넓은 세상을 보고자 과기전문사관에 지원했다. 군인 출신인 그의 부모님도 그의 도전에 힘을 보탰다. <사진=홍지원 前 중위 제공>
제1기 과학기술전문사관 홍일점 홍지원 前 중위. 더 넓은 세상을 보고자 과기전문사관에 지원했다. 군인 출신인 그의 부모님도 그의 도전에 힘을 보탰다. <사진=홍지원 前 중위 제공>
"우물 안 개구리는 자신이 우물 안에 있는지도 모른다."

과기전문사관 최초로 여성 신분으로 모든 군 임무를 마치고 전역한 홍지원 前 중위가 말한 입대 계기다. "네가 이제껏 받아왔던 것이 당연한 게 아니다. 받은 만큼 사회와 국가에 공헌하라"라고 누누이 말하던 군인 출신의 부모님도 그의 새로운 도전에 힘을 실었다.

과학기술전문사관은 과기부와 국방부가 ADD(국방과학연구소) 등 국방 연구기관을 통해 이공계 인재들의 연구개발 수행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다. 지난 5월 31일, 제1기 과기전문사관 18명이 3년 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했다. 그중 눈에 띄는 홍일점이 있다. 바로 홍지원 前 중위다.

그는 UNIST 2학년 재학 당시 과기전문사관 1기에 선발됐다. 1기이기에 사전정보가 없었던 그는 "정보가 많았다면 오히려 스스로 도전을 할 수 있었을까 한다"며 당시를 되돌아봤다. 군 복무 의무가 없는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더 큰 세상을 보고, 무언의 벽을 넘어보자는 생각으로 도전했다고 한다.

신소재공학을 전공한 그는 국방 소재부 세라믹팀에 속해 광학 또는 전파과정 연구개발을 수행했다. 홍 前 중위는 "소재라는 것이 어떠한 기술의 기반이 되는 것이기에, 국방 과학기술의 근간이 된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임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 "미래 먹거리 과학기술 위해 남녀 구분 없는 기회를"

국내 과학기술계 여성과학자 상황도 18명의 과기전문사관 사이 홍일점인 홍지원 前 중위와 별반 다르지 않다.  

국내 과기계 여성과학자 인력은 전체 약 23만 5000명 중 4만 7000여명(20%)에 불과하다. 남성 과학자에 비해 여성의 비중이 현저히 낮은 실정이다.

홍지원 前 중위는 사회적 분위기가 남성 주도적 과기계 문화를 조성하는 데 일조했다고 주장했다. 홍 前 중위는 "어렸을 때부터 유리 천장, 엘자형 등 여성과학자 환경을 빗대는 단어들을 종종 들었다"며 "과거 한 여성과학자 인터뷰에서 '무조건 버텨라'라는 말을 듣고 버티는 것만도 쉬운 일이 아님을 직감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홍 前 중위는 여성과학자 유치 필요성에 대해 절실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단순히 형평성을 따지는 것보다 지적 산물이 더욱 중시되는 미래에 남녀 구분 없는 인재 발굴이 세계적 경쟁력을 높일 방안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 1학년 땐 여성 교수님이 한 명도 없었던 반면 지금은 두세 분씩 계시고,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여성과학자들이 많아지는 등 조금씩 현실이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스스로 가정과 직장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을 많이 했었다. 이러한 여성과학자들의 현실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 정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홍지원 前 중위는 9월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대학원에 입학했다. 미래 웨어러블 컴퓨팅 연구에 일조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홍 前 중위는 "지금껏 경험을 바탕으로 장점은 강화하고 약점은 보완해 실력으로 인정받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며 "말보단 행동이 중요하다. 진정성 있게 행동하고 어린 친구들이 영감을 품을 수 있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지난 5월 31일 제대한 제1기 과학기술전문사관. 홍 前 중위는 9월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대학원에 입학해 미래 웨어러블 컴퓨팅 연구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홍 前 중위 제공>
지난 5월 31일 제대한 제1기 과학기술전문사관. 홍 前 중위는 9월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대학원에 입학해 미래 웨어러블 컴퓨팅 연구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홍 前 중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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