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토론토대, 친환경 용매에 잘 녹는 물질 합성 성공
고온 속 120시간 후에도 89% 효율 유지해

태양전지가 구동되고 있는 모습. <사진=POSTECH 제공>
태양전지가 구동되고 있는 모습. <사진=POSTECH 제공>
국내 연구진이 식품첨가제로도 사용되는 친환경 용매로 바르는 태양전지 소재를 개발했다. 태양 빛은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이번 연구를 통해 간소화된 형태로 대도시에서도 필요한 에너지를 스스로 만드는 건축물이 실현 가능할 전망이다.

POSTECH(포항공과대, 총장 김무환)은 박태호 화학공학과 교수, 김홍일 박사, 이준우 박사 연구팀이 토론토대 연구팀과의 협업으로 무작위 공중합을 통해 친환경 용매에 잘 녹는 고분자 물질 합성에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무작위 공중합이란 어떤 단위체를 발견할 확률이 인접 단위의 종류와는 무관계한 공중합을 말한다.

건물 외벽에 붙여 전기를 생산하는 투명 태양전지나 창문에 에너지를 저장하는 창문형 태양전지 등 커다란 패널로만 알려진 태양전지를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일명 '바르는 태양전지'는 용액공정으로 만들어진다. 태양전지 소재가 되는 유기물을 액체 상태로 만들고, 필요한 부분에 신문처럼 인쇄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유기 소재를 액체로 만드는 데 있어서 고효율을 내는 고분자는 독성이 낮은 용매에는 잘 녹지 않아 독성용매를 통해 공정, 상용화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비대칭 구조를 갖는 고분자 물질을 합성하고 용해도를 높여 식품첨가제로도 사용되는 친환경 용매(메틸아니졸)에도 녹을 수 있도록 했다. 이때 합성된 무정형 고분자 물질은 태양전지에 적합한 배향을 가지는 것뿐만 아니라 전하 이동에 방해되는 결정 표면이 없고, 열에 의한 결정화가 일어나지 않아 고온에서도 안정적인 효율을 보였다.

연구팀은 무정형 고분자 물질을 사용해 최고 13.2%의 효율을 얻었고, 고온 속 120시간 후에도 89%의 효율 유지를 확인했다. 기존에 보고된 효율성·안정성보다 뛰어난 수치이다.

연구를 주도한 박태호 교수는 "높은 효율과 뛰어난 안정성을 가진 차세대 태양전지 대량 생산에 필요한 친환경 공정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라며 "양자점 태양전지의 정공 전달 물질뿐만 아니라 차세대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 유기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등에 도입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성과는 재료 분야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 최신 호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프런티어 사업 '나노기반소프트일렉트로닉스 연구단'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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