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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보고회]인간적교류 통한 윈윈게임

19일 대덕아고라에서...연계 가능성에 높은 기대감
"시베리아 사람들은 아직도 기술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오로지 연구를 위한 기술개발만을 하니 기초과학이 발전할 수 밖에 없지 않는가. 이런 기초과학들은 당장 아이템화해도 손색이 없는 것들이다."(심재율 조선일보 중부취재팀장)

"시베리아에 접근하려면 우선 공생이 전제돼야 한다. 장삿속으로 순간적 이익만을 보고 접근해서는 안된다. 국가 대 국가, 조직과 조직의 접근보다는 인간 대 인간으로의 만남이 우선돼야 한다."(노영재 충남대 교수)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市와 아카뎀고로독을 다녀온 임대영 배재대 교수, 심재율 조선일보 중부취재팀장, 노영재 충남대 교수, 대덕넷 이석봉 사장 등이 19일 대덕아고라에서 시베리아보고회를 개최했다.

저녁 6시부터 시작한 보고회에는 시베리아에 관심이 있는 벤처기업인, 교수, 연구원, 학생 등 약 15명이 시베리아 견학기를 듣기 위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우선 배재대 이길주 러시아학과 교수의 통역으로 대전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노보시비르스크 소개 VTR을 시청했다.

이후 심재율 조선일보 중부취재팀장을 시작으로 임대영 배재대 교수 등 시베리아 견학단의 방문 보고가 이어졌다. 곽상수 생명공학연구원 식물공학연구실장은 "기존에 갖고 있던 시베리아에 관한 고정관념이 완전히 깨져버렸다"며 "당장 시베리아 식물 탐사에 나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시베리아 견학단의 보고내용.

심재율 조선일보 중부취재팀장 시베리아에 관심을 갖고 이렇게 시사모(시베리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회장까지 맡게 된 배경은 우연한 기회에 시베리아에 갔다가 인생에서 중요한 성경글귀를 읽게 되면서부터다. 우리가 방문한 노보시비르스크에는 59개의 연구소가 있고 이 가운데 아카뎀고로독에 30여개의 연구소가 밀집돼 있다.

이 점은 대덕밸리와 아주 흡사하다. 올해부터 직항로가 열려 노보시비르스크까지 5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다. 러시아는 무얼 갖고 사는가? 과학과 문화다. 이곳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빈한한 티도 전혀 안 나고 오히려 품위있어 보인다. 상당한 수준의 문화생활을 과거에도 현재에도 누리고 있는 결과이다. 시베리아의 과학자들은 우리가 뭘 요구하든지 성심성의껏 돌봐줬다.

60대의 한 러시아 과학자는 10대의 맑은 눈동자를 잃지 않고 있었다. 1999년에 갔을 때 2-3시간 같이 식사를 했던 과학자는 지나가다 얼핏 보고도 우리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마치 10년지기처럼 반가워해 주었다. 이곳 사람들은 중국과는 달리 아직 때가 묻지 않았다.

이런 이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윈윈게임을 통한 동반자관계를 수립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선은 지금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헤드헌팅을 통한 기술이전보다는 과제협력을 통한 접근이 바람직하다.

오랜 역사로 문화적 전통을 지닌 자존심 강한 사람들이고 기술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장기적 안목으로 바라봐야 한다. 이런 시베리아의 기술과 한국의 벤처가 만나 새로운 벤처기업 모델을 만들고 일본과 중국의 자본, 인력을 끌어들여 궁극적으로 시베리아를 시작으로 멀리 죽음의 땅 아프리카까지 공생하는 지도를 그려봤다.

태영기공 김태현 사장 방문결과 러시아 기술의 대단함을 느꼈다. 새로운 기술이나 테크놀로지는 아니었지만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원천기술들이었다. 시베리아의 기술은 갈고 닦으면 보석이 될 수 있는 원석들이다. 여기에 세공과 세팅의 기술이 더해져야 비로소 반지, 목걸이를 만들 수 있다. 우리에게는 세공과 세팅의 기술이 있지 않는가.

배재대 임대영 교수 처음 시베리아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배재대같은 지방대의 활성화를 위해서였다. 이미 모스크바는 유럽과, 블라디보스톡은 일본과 기술이전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유럽과 아시아의 중간지점인 시베리아는 그 당시 유럽, 일본 어느 쪽에서도 돌아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 시베리아의 기술력을 알고 있는 유럽, 일본 뿐 아니라 많은 국가들이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이들과 손을 잡으려 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는 지금 굉장한 호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우선 시베리아에서 한국을 호의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러시아 지역의 4만명에 달하는 과학자들을 활용할 수 있다. 게다가 40만명에 달하는 재러동포도 큰 힘이 된다. 러시아에는 이미 산업화된 기반기술도 있고 구소련 붕괴시 개발이 멈춘 것도 있다.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다. 우리나라 벤처의 차후 아이템을 러시아의 기반기술에서 찾는다면 그보다 좋은 모델은 없을 것이다. 접근방법은 헤드헌팅이 아닌 공생을 전제로 한 과제연구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기술컨설팅 쪽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가 차츰 좋은 기술이 있으면 공동연구개발을 하거나 러시아의 기술과 한국의 자본을 접목시킨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는 것이다. 여기서 공정한 분배는 필수다. 신뢰감을 주며 같이 공생해 나가는 분위기를 이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시베리아에는 일본센터와 일본문화원이 들어와 기업들의 진출거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전은 노보시비르스크와 자매결연 관계이면서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울산에서는 접근 중인 걸로 알고 있다. 대덕밸리와 노보시비르스크와의 연계는 대학, 기업에서라도 적극 나서야 하며 여기에 시사모를 활용한 유대관계 형성도 한 몫 할 것이다.

충남대 노영재 교수 오늘의 모임이 매우 중요한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시베리아 사람들은 우리와 매우 비슷한 심성을 갖고 있어 가능성을 발견했다. 우리나라가 주변열강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러시아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그들의 기술력이 어느 정도인가는 PC정도의 컴퓨터로 슈퍼컴의 능력을 내는 것에서 알 수 있다. 러시아인과의 접근을 인간적인 교류로 시작한다면 그 이외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장사치의 순간적인 이익을 보고 시작해서는 안된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만남을 갖자.

<사진 위는 배재대 임대영교수>
<사진 아래는 조선일보 중부취재팀장>


<대덕넷 김영중기자>happynews@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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