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북미 현물시장에서 주력 기종인 128메가 SD램은 1.9달러에서 2.1달러 사이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전문가들이 128메가 SD램 하나를 생산하는 데는 적어도 3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하니, 손해도 이만저만 나는 것이 아닙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마이크론, 인피니온. D램을 생산하는 빅4로 불리는 기업 중 하나만 감산에 들어갔더라도 지금처럼 가격이 폭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하지만 양손을 들고 먼저 항복하기에는 자존심이 허락치 않는 듯 합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어느 기업할 것 없이 2분기에 큰 폭의 적자가 났다는 발표가 속속 나고 있습니다. 최근 모건스탠리딘위터(MSDW)는 “1위 업체인 삼성전자도 ‘생존게임’에 돌입했다”고 분석할 만큼 D램 장사가 어려워 졌지만 이들 업체들은 눈도 끔쩍 안하고 있습니다.
감산에 고개를 가로 젓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내가 감산하면 ‘적들’이 유리해지기 때문입니다. 다른 업체들은 감산을 하지 않고도 가격반등에 따른 이익을 톡톡히 챙길 수 있게 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설사 감산에 합의를 하더라도 상대방을 감시할 수 있는 장치가 제대로 없는 것도 감산합의를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업체들의 감산합의가 ‘공정거래’에 위배될 소지도 있습니다. 또한 D램 수요에 비해 생산하는 경쟁자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에, 이참에 퇴출시키겠다는 속셈도 있습니다. 데이터퀘스트(DQ) 등 시장조사기관들이 집계하고 있는 D램 메이커만 20개에 달합니다.
이외에도 소규모 생산업체들이 즐비한 실정입니다. MSDW 측은 반도체 불황이 계속되면 메이저 업체들 중에서도 ‘퇴출(exit)’되는 기업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바로 업체들의 ‘꿈이 현실로’ 펼쳐진다는 분석입니다.
이럴 경우, 살아남은 반도체 기업은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연 우리 업체들이 살아남아 ‘대박’을 터트릴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아이뉴스24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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