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관객들 탄성...시민 지원 강화할 때

"대전 시향이 이 정도예요? 지난해 몇차례 와보고 실망해서 그다음부터는 발길을 끊었어요.그런데 오늘 친구 소개로 와 봤는데 확실히 변했네요.놀랍습니다."(유성구 전민동 주부)

대전 시향이 음악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화음도 안맞고 단원들의 사기도 형편없었는데 이제는 우리도 할수 있다는 분위기가 퍼지며 소리도 살아나고 있기 때문. 29일 엑스포 아트홀에서 열린 정기연주회장.

대전시향에서는 처음 선보인 마림바와 교향악단의 협연이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졌다.마치 연인들 사이에 밀어를 주고 받듯이, 의기투합한 친구들간의 다부진 몸싸움이 벌어지듯이 갖가지 감상을 주다가 한치의 틀림도 없는 정확한 화음으로 끝을 맺자 긴장속에 지켜보던 관객들이 환성과 함께 박수를 터뜨린 것.

세계적 마림바 연주자인 로버트 반 사이스는 연이은 앵콜로 4번이나 무대에 불려나오는 고역(?)을 치렀다.그의 말마따나 아프리카에서 태어나 중미의 과테말라로 옮겨졌다가 미국,일본을 거쳐 대전에 도착한 마림바가 성공적으로 데뷔한 순간이다.

이어 연주된 쇼스타코비치의 5번 교향곡.현대 음악으로 다소 난해한 곡임에도 불구하고 연주자의 정성과 관객들의 호응이 어우러져 대전 음악계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이다.

대전 시향의 변화는 연주자들의 연습에서부터 비롯된다고 교향악단 총무 책임자인 김순정씨는 말한다. 과거에는 틀린 음이 있어도 두,세번 연습하다가 말았는데 이제는 몇번이고 반복하며 고쳐질때까지 완벽한 음이 나오도록 한다는 것이다.단순히 소리만 내는 것이 아니라 감정까지 넣기 위해 상호 이해의 자리도 자주 갖는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인지 이날 연주회장은 장마로 많은 비가 내리는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연주회장은 많은 사람들로 꽉찼다. 예년 같으면 보기 어려운 풍경. 교향악단 변화의 중요한 한 축은 음악 애호가들이다. 대전시 의사회내 음악동아리를 비롯해 대덕밸리 벤처연합회 소속 기업인, 과학자들이 자발적으로 대전 시향의 연습장을 찾거나 정기회원에 가입하는 등 음으로, 양으로 돕고 있다.

이날 지휘봉을 휘두르며 신나는 축제를 연출한 함신익 지휘자는 "연습장에 찾아오는 팬들을 보며 연주자들이 더욱 진지하게 연습하고 있다"며 "사기가 오르며 대전시향의 수준도 올라 세계적 수준이 되는 날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연주회 내내 박수를 치느라 손이 얼얼하다는 임채환 블루코드 테크놀로지 사장은 "대덕밸리인들의 삶의 질이 한결 풍요로워지게 됐다"며 "수준 높은 교향악단의 존재는 지역 전체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대전 시향 부흥을 위한 대덕밸리인 모두의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향은 7월20일에는 평송 청소년 수련원에서 악기들의 올림픽을 주제로 가족 음악회를 열 계획이다.이 자리는에는 이와함께 한국판 모짜르트라는 평가를 받는 작곡가 조상욱씨의 공기놀이,말뚝박기 등 우리의 전통놀이를 소재로한 놀이 모음곡도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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