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넷의 상징 달력, 점자 달력 등 다양한 연말 달력 선보여

 "달력을 보면 세상이 보인다!" 달력은 연말에 새해 선물로 전해지기에 그 시점 사람들의 속내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1분 1초를 다투는 현대인에게 달력은 생활 필수품인데다가 한 번 선택되면 1년 내내 함께 해야 하기에 시대의 취향이 적나라하게 담겨지는 것이 특성. 

올 세밑 달력을 통해 세상 흐름을 살피면 우선 사라진 인심을 꼽을 수 있다. 회사원 김권섭씨(29)는 "예년엔 몇 개 중에서 좋은 달력을 골라야 했는데 지금은 내년 달력을 구경도 하기 힘들어 몇몇 지인들에게 있으면 좀 챙겨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한다. 

이는 경기불황 여파로 각 기업들이 경비절감 차원에서 달력제작을 줄이고 있기 때문.  S생명보험사의 경우 지난해 고객용 달력을 3~4개씩 나눠줬지만 올해는 사원 1명당 1개씩 돌아갈 수 있을 만큼만 주문한 상태다. 직원들이 추가로 원할 경우 개당 5,000원을 내고 미리 구입 신청을 해야할 정도. 

이렇게 되자 달력 제조업체들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실정이다. 서울 을지로에서 달력제조업을 하고 있는 김현호씨는 "주문을 맞추느라 지난해 같으면 하루 24시간도 모자랐으나 올해는 다르다. 기업체나 금융기관별 달력 주문량이 푹 줄어 현재의 경기가 실감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실용성이 가미된 일명 기능성 달력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왕 달력에 돈을 투자해야 한다면 색다른 의미나 기능성을 가미,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내자는 실속 심리가 퍼지고 있는 것. 

대덕연구단지 소식을 전하는 벤처기업 대덕넷은 대덕연구단지 관련정보를 소개하는 달력 1만 1,000부를 만들었다.   대덕연구단지의 심볼을 사진으로 담아 엮어냈다. 지방자치단체 정부출연연구소 대전정부청사 등 관련 단체 300여곳의 회사명과 홈페이지 주소, 전화번호 등을 수록했다.     

한화그룹도 그룹 이미지 고양 차원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달력 5,000부를 제작한 상태다. 

이외에도 달력은 시대 풍경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이슈거리를 담아낼 경우 무난하게 인기 포인트를 잡을 수 있기 때문. 

㈜맑은기획은 머리가 맑아지는 기ㆍ명상 달력을 내놓았다. 날짜를 알면서 동시에 현대인의 최대 관심사인 건강과 행운을 잡을 수 있게 한 것. 

성인인터넷웹진 av-news는 인터넷자키들의 모습이 담긴 달력을 회원들에게 무료로 나눠줄 예정이다. 또한 남한과 북한 풍경을 동시에 담는 통일달력 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중. 

썰렁한 세밑 분위기를 달력 인심에서 실감하고 있다는 직장인 김모씨(29)는 "사회 곳곳에서 구조조정이다 파업이다, 불안 심리만 커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근거 명확한 자료를 통해 언제까지 어떻게 참으면 어두운 터널이 지나간다는 조감도를 그려줘야 그나마 서민들이 희망스런 내년 계획을 짜지 않겠느냐"며 내년 청사진 달력 배포(?)를 요구하기도 했다.

*일간스포츠 23일자 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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