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30분 동안 11개사 모여 열띤 토론...매월 둘째주 수요일 5시에 모이기로

"에이팩은 히트파이프만 만드는 회사인줄 알았는데..." "대만에 지사가 있다고 했는데 어떤 방식으로 진출했습니까." 7일 낮 12시 KAIST내 ETRI 창업지원센터 벤처카페 아고라. 대덕밸리 벤처기업들간 클러스터(Cluster) 1호인 대덕밸리 반도체 모임이 깃발을 올렸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하기도 했다. 하지만 초반 탐색전이 끝나고 5분간 자기회사 알리기가 시작되면서 참석자들의 눈빛이 빛나기 시작했다.

3시간 반동안 진행된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자료를 연신 훓어 보면서 어떤 일을 함께 할 수 있을 까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처음 열린 모임에서 참석자들의 결론은 간단하면서 명료했다. 왜 이런 모임이 진작 열지 않았느냐는 것.

대덕밸리의 약점 가운데 하나가 폐쇄성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바로 옆집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동종업계간 건전한 모임을 통해 자기의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과감하게 떨쳐버리는 클러스터링은 동종 벤처가 난립하는 대덕밸리에서 중요한 작업일수 밖에 없다.

참석자들은 대덕밸리 반도체 모임의 정례화 원칙에 동의했다. 회합의 날짜는 매월 둘째주 수요일 오후 5시.(장소는 추후통보) 아래는 참석자 명단과 토론 내용중계다.

아이세미콘의 이재근 사장과 박상용 이사, 지니텍의 이경수 사장과 고원용이사,한백의 박재연 부사장, 케이맥 박지종 팀장과 유구상 팀장, 블루코드테크놀로지 임채환 사장과 박홍래 이사,씨아이제이 백종태 사장, 에이팩 송규섭 사장,휴네텍 유수남 이사, 애크론정보통신 홍기현 사장과 임채풍 팀장, 에이스랩 유승교 이사와 윤광호 부장, 파이오닉스 이상환 사장과 유현덕 과장,에이지오 윤현수 사장과 이관식 팀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임채환 블루코드테크놀로지사장 대덕밸리 반도체 모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업영역을 가진 많은 기업들이 참가해야 한다. 각자의 경쟁력을 파악하고 공동과제를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핵심역량을 파악하여 경쟁력이 없는 분야는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런 모임에 의의가 있다. 벤처기업은 구조상 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서 취약하다. 이런 모임을 통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 똘똘 뭉쳐서 국제 시장을 뚫어야 한다.

이경수 지니텍 사장 이 모임에서 뭘 얻을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4-5가지다. 하나는 영업정보의 셰어다. 벤처는 인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칫 정보를 놓칠수 있다. 이런 모임을 통해서 정보를 함께 공유한다면 영업의 한계를 어느 정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둘째는 기술연합이다. 대덕 밸리에는 반도체 연관기업이 30-40개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기업들이 모임을 함께 한다면 충분히 또 다른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공동 네트워크 활용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대만에 지사가 있는 회사가 있다면 함께 현장의 정보를 나눌 수 있고 또는 공동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한다면 경비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넷째는 기술정보의 교환이다. 대덕 밸리에는 설계부터 반도체 전후 공정이 골고루 포진하고 있다. 각각의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면 새로운 비즈니스 찬스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유수남 휴네텍 이사 인천에서 이곳으로 왔다. 이 지역에서는 우선 우리와 비슷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없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지역에서 이런 품목을 하는 곳이 있다면 정보를 셰어하고 싶다. 연락을 달라. 언제든지 방안을 모색할 준비가 되어 있다. 각자 가진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저비용으로 큰 효과를 이룰수 있을 것이다.

임채환 사장 오늘은 일단 첫날이라서 사장들이 많이 왔는데 다음 번에는 실무자들이 많이 참석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보자. 왜냐 하면 일을 실제로 진행 시키려면 실무자들이 필요하다. 두 번 일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실무진도 모임에 참가하도록 유도하자.

이경수 사장 벤처기업 사장들간 친한 사이라도 그 회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사실 송규섭 사장하고는 자주 만나지만 에이팩은 히트 파이프만 만드는 줄 알았다. 그런데 오늘 보니까 반도체 공정장비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은 것을 느꼈다.

윤현수 에이지오 대표 동종업계 벤처들이 모이면 서로의 고충을 나누고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는 분야에서도 공동해결책을 강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모임을 자주 갖게 된다면 기술은 물론 마케팅 등에 대한 정보공유나 제휴로 시너지 효과가 충분히 있을 것이다.

유수남 이사 세미나만 할 것이 아니라 친해질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보자. 모든 일이 비즈니스로만 하면 제대로 일이 안된다. 다음번에는 몸으로 부딪치고 좀더 가까워질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보자. 봄에는 체육대회를 한 번 개최하는 것은 어떤가.

이경수사장,송규섭 에이팩사장 좋은 생각이다. 당장 5월달에 대덕밸리 마라톤도 있지 않나.

임채환 사장 참석한 회사를 중심으로 마인드를 오픈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참여안한 회사들도 더 참여시키도록 하자.

송규섭사장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모든 것이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야 한다.

박상용 아이세미콘 이사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는 자료만으로는 안된다. 각 기업이 무슨일을 하는 지 방문하는 것은 어떤가. 매번 만날수는 없지만 적당한 시기에 각사를 방문하자. 초기에는 상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광호 에이스랩 부장 어느 모임이든 약간의 강제성과 리더가 필요하다. 특히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은 중요하다. 마냥 자유롭게 모임을 이끌어가는 것은 실효를 거두기가 어렵다. 일정한 날짜를 정해서 만나자. 그리고 만날때마다 일정한 주제를 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대목에서 참가자들의 논의를 거쳐 모임의 날짜와 시간을 정했다(매월 둘째주 수요일 오후 5시.장소는 추후 통보).

이경수 사장 21세기 벤처패밀리의 올해 목표는 소그룹 활성화다. 소그룹 활성화를 위해 팀을 새로 편성했다. 여기서 이 모임을 맡고 대덕넷이 전반적인 길잡이 역할을 해달라. 하지만 이런 형식적인 부분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모임에 대한 각자의 의지다. 이 모임이 꼭 필요한가를 공동으로 인식해야 한다.

홍기현 애크론정보통신 사장 창업한 지는 별로 안되지만 이런 모임이 진작부터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다른 분들과 뜻을 같이하고 있었다. 여러 선배들이 있는데 내가 역할을 할 것이 있으면 하겠다. 모임이 득이 되는 일이면 시켜만 달라 하겠다.

<대덕넷 구남평기자>flint70@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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