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장은 "다음주로 마무리되는 프로젝트를 중단시킬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당분간 컴퓨터를 들고 산으로 올라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벤처기업 집적단지인 대덕밸리의 중소기업 종합지원센터 한 벤처기업 문 앞.

"꾀꼬리야 문열어 꾀꼬리라니깐." 직원인 듯 한 젊은이가 문고리를 잡고 속삭이다가 이번에는 휴대폰으로 어느 곳인가에 전화를 걸었다. "나 000 인데 문 좀 열어줘요." 같은 시간 인근 대덕대의 소프트웨어 지원센터에서도 비슷한 상황은 계속됐다.

오전에 일부 벤처기업들은 문을 닫고 일을 하고 있었지만 오후 들면서 단속반들이 여기저기 불시에 들이닥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부분의 기업들이 보따리를 싸고 퇴근했다. 소프트웨어 지원센터에 입주한 모 벤처기업의 경우 단속을 피해 아예 계룡산으로 야유회를 떠났다.

이 벤처기업의 한 임원은 "오전에는 다른 기업들이 일부 나와서 문을 열고 일을 했는데 일손이 안잡혀서 오후에는 아예 전 직원 단합대회를 가졌다"면서 "오늘은 이렇게 시간을 보냈는데 내일은 또 어떻게 해야 할지..." 라면서 말꼬리를 흐렸다.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에 대덕 밸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 13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에 대한 대대적인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에 지금까지 적발된 기업은 4 곳. ETRI 창업지원센터의 3개 업체와 벤처타운 장영실관에 입주해 있는 1개 업체다. 이들 벤처기업들은 13-14일 이틀동안 계속된 단속반의 기습적인 단속에 속수 무책으로 걸려든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자본금 1-3억원 수준으로 인큐베이팅 수준인 이들 벤처기업들에게 벌금이 부과될 경우 회사 경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단속을 위한 단속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 엄청난 예산을 들여 구매를 결정하고 대금까지 입금한 상황에서 제품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는 데 단속을 한다면 어떻게 하냐는 하소연이다.

일부 소프트웨어의 경우 외국에서 공수해야 하기 때문에 일주일이나 혹은 보름까지 걸리는데 이 기간 동안에는 유예를 해줘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정부의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의 목적이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을 장려하는 것이라면 이러한 궁극적인 목적을 위해서 정품사용을 유도하고 구매 의지가 확실하다면 정상 참작을 해주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단속반의 무차별 소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공통적인 의견은 이번기회에 불법 소프트웨어를 몰아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품을 쓰는 것은 당연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단속의 와중에 독점을 이용해 장삿속을 드러낸 MS는 응징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높다.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이 시작되면서 그동안의 관행이던 AA계약(협회임대계약)을 깨뜨리고 정품 구매를 강요하는 MS의 행태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21세기 벤처패밀리는 단속이 시작되면서 MS의 AA계약 조건을 확인하고 대덕밸리 벤처기업 50여개사로부터 7백카피(1억5천만원 상당) 분량의 소프트웨어 주문을 받았는데 진행과정에서 MS가 AA계약에 대해 말을 바꾸자 황당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21세기 벤처패밀리는 이에따라 이날 긴급 이사회를 열어 오는 20일 낮 12시 대덕밸리의 상징인 엑스포과학공원 대덕밸리 표석 앞에서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 및 MS 소프트웨어 불매 결의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경수 회장은 "정품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은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을 위해 기업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면서 "하지만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 기간 동안 소프트웨어 독점권을 이용해 폭리를 취하려 하고 있는 MS는 반드시 응징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모 벤처집적시설에 입주한 벤처기업이 문을 걸어 닫은 모습> 이제 업무복귀 하세요 SW 공동구매 16일 마감 정품SW 공동구매 안내 ...구매신청 주소:smjun@hellodd.com SW 단속현장 르포 주문서 및 가격표 내려받기(발주서 송부 후 전화요망)" MS행태 메일로 고발 " 전화:861-5005 SW단속관련 게시판에 한마디 " 전화:861-5005 ...공동구매 입금계좌 : 하나은행 679-003719-00604 ...예금주 : (사) 21세기벤처패밀리 <대덕넷 구남평기자>flint70@hellod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