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낮 12시 21세기벤처패밀리 주최로 엑스포과학공원에서 열린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 및 국산 소프트웨어 애용 결의대회에서는 한 대덕밸리 벤처기업인의 울분에 섞인 토로가 있었다.

H사 Y대표는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으로 일부 벤처기업들이 문을 닫고 개발을 중단했는가 하면 밤에 출근하는 올빼미족도 등장했고 PC방이나 아파트 등지에서 몰래 업무를 보기도 한다"며 "단속에 대비해 컴퓨터의 하드를 지우느라 밤샘작업을 하며 개발한 것이 물거품이 된 곳도 있다"며 실태를 토로했다.

그는 또 "우리 회사의 경우 제품 하나를 개발하려면 하드웨어 구입비 2억원에 문서작성기부터 전자회로설계 해석 등 소프트웨어 구입에도 2억원이 든다"며 "신생벤처가 이 같은 비용부담을 모두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을 무시하고 무조건 불법 소프트웨어를단속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사장은 이어 "회사가 어느 정도 발전하게 되면 소프트웨어든 하드웨어든 제대로 갖춰 놓고 일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벤처가 제대로 만들어지고 수익이 나려면 최소 2-3년을 기다려야 한다"며 "요즘은 외국에서 연봉 1억원 준다고 할 때 왜 가지 않고 어렵게 벤처를 택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경우라면 개발이다 연구다 마케팅이다 골치아픈 벤처를 다 때려 치우고 단순히 외국제품을 사다가 국내에 파는오퍼상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장은 또 "소프트웨어 업계의 대부 빌게이츠도 자신이 기업을 처음 시작한 시절 불법소프트웨어를 한번도 쓰지 않았나 물어보고 싶다"면서 "벤처업계에 엄청난 고가의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라는 것은 1살배기 어린 아이한테 어른 차비를 내라고 하는 경우다"라고 말했다.

이사장은 MS가 최근 대폭적인 가격을 인상하고 AA계약(협회임대계약)을 무시한 점을 의식한듯 "벤처기업들은 아직 엄청나게 비싼 MS 소프트웨어를 구입할수 있을 때까지 조금 기다려줄 아량은 없는가"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대덕넷 구남평기자>flint70@hellod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