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동안 체류 대덕밸리 관심 보여...대전시장등 만나

김영환 신임 과기부 장관이 30일 오전 대덕연구단지를 찾았다. 체류시간은 3시간 정도였지만, 26일 취임한 이래 사흘만에 대덕연구단지를 찿음으로써 각별한 관심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김장관은 10시쯤 중앙과학관에 들러 부랴부랴 소식을 듣고 달려온 홍선기 대전시장을 만나 10분간 환담한 뒤, 업무보고를 받고 전시시설을 둘러봤다.

하지만 두번째 방문지인 과학재단에서 첫 방문을 반긴 것은 25명의 과기노조 소속 노조원들이었다.

이들은 머리띠를 두르고 피켓을 흔들며 김장관이 업무보고를 받는 방 앞 복도에 진을 치고 “구속자 석방하라. 국민을 괴롭히는 국민정부는 물러가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김장관은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단지 ‘수고하십니다’라며 시위대 사이를 지나갔다.

김장관은 과학재단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자신의 소신을 다시 한번 피력함으로써 앞으로 국내 과학기술 정책의 방향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시사했다.

그는 “과기부는 과기부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먼저 뗐다. 이어 “기초과학육성에 촛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원천기술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장관은 ‘기초과학 육성과 원천기술 확보’에 대해서는 두번씩 강조했다. 기초과학 확보에 관련해 포항에 1500억원을 들여 건설한 방사광 가속기를 예로 들면서 “과연 이것을 한국에 만들어야 하느냐 하는 논란이 있었지만 국가가 투자하지 않으면 안되는 분야였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핵융합실험장비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으며, 원자력 항공기술 등은 기업이해만 가지고 할 일이 아니며 국가가 할일 찾아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연구프로젝트 관리체계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다시 밝혔다. 김장관은 “연구 프로젝트 중단율이 0%이다. 이래서는 점검과 평가가 될 수 없다”고 밝히면서 “한번 따면 10년 가는 프로젝트는 안되며 중단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비 규모가 100억원인 프론티어 사업을 들어 “큰 돈이 들어가는 만큼 잘못되지 않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과제선정및 평가에서 연고주의 개입이 없는지를 점검할 방안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평가와 관련, 기초과학지원연구소에 2200억원 규모의 핵융합연구시설 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이경수박사는 “목표가 세계와 경쟁하는 과제이거나, 투자의 규모가 세계적인 수준인 과제에 대해서는 국제평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장관은 과학기술자에게 안정성이 필요하므로 두가지 상충하는 것을 풀어가는 방안을 심사숙고 할 것이며 “과학기술 투자는 긴 호흡으로 봐야 하므로 자율성과 안정성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장관은 산적한 문제의 갈등과 문제를 회피할 생각이 없다면서 “편견없이 균형을 이뤄 조용한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늘 말해도 안되고 타부서와도 협조도 안되고 최고위층에 이야기 해도 안되는 일이 앞으로는 없을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갖게 했다.

<조선일보 심재율기자 jys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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