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란 사람이 모여서 일하는 곳입니다. 평상심(心)과 따뜻함(精) 그리고 활력(氣)이 합쳐지면 불가능에 도전할수 있는 기본 세력(勢)이 갖춰져 있는 것입니다."

최근 충북 진천군청에서 열린 한국식 경영 모델의 선두주자 서두칠 사장의 특강은 기존의 서구식 경영이론을 송두리째 바꾸는 자리였다.이날 특강에서 일관된 서 사장의 경영요체는 인간중심의 기업경영론.

서 사장은 이날 퇴출기업 1호인 한국전기초자를 3년만에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알짜기업으로 변신시킨 노하우와 경영관을 역설했다. 그는 기업(企業)이란 단어를 풀어서 사람이 모여서 일을 하는 곳이라 규정하고 이 참뜻을 안다면 한국기업이 갖고 있는 문제의 50%는 푼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서사장의 강연내용을 요약했다. ▶인간존중 경영 IMF관리체제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성공한 기업이 없다. 그 이유는 미국·일본 등 외국의 성공모델에서 어드바이스(advice)를 얻어 이를 교과서적으로 그대로 따라만 했기 때문이다. 외국은 외국이고 우리나라 기업은 한국인의 특성에 맞는 기업 경영을 펼쳐야 한다.

우선 한국인은 마음(心)을 중요시한다. 마음은 평상심 즉 마음의 안정감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기업소속원들에게 평상심을 갖도록 해 주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인원삭감 위주의 구조조정을 강요해 그들이 평상심을 갖도록 하기는커녕 불안과 초조로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원효대사의 '一切唯心造(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모든 것이 마음에서 비롯되는 만큼 조직원들의 마음을 안정시켜주는게 무엇보다 필요하다.

한국전기초자의 성공은 기적이 아니다. 우리는 모든 정보를 공개하며 기업소속원들에게 평상심을 갖도록 했고 이것이 회사 회생이 기본이 됐다. 그 위에 땀과 피와 노력이 더해져 오늘의 결과를 가져왔다. 다음은 정(情)이다. 따뜻함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 회사 경영자의 따뜻함을 찾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소외된 사람들끼리 더욱 똘똘 뭉쳐 우리나라의 노조는 강성을 띤다.

한국전기초자의 경우 기업 소속원들에게 인간적인 대우를 했다. 소속원들이 모두 경영자의 생각을 알 수 있도록 사장의 기밀비를 비롯해 모든 정보를 완전공개하는 열린경영을 실천했다. 직원이 경영자에게 모든 것을 맞춰야 하는 기존의 관례에서 벗어나 경영자가 직원들의 시간과 사정에 맞춰나가는 배려를 했다. 또한 3개월마다 경영현황설명회, 매주 수요일에는 수요경영회의, 화요일과 금요일에는 열린대화방을 통해 경영의 모든 것을 공개했다.

원탁과 높이가 같은 의자가 놓여진 사장실은 서로의 마음의 벽을 허물어 격의없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만들었다. 직원들의 가족에게도 경영을 이해시키고자 1년에 두 번씩 가진 가족경영설명회도 바로 이러한 情의 일환이다.

인간존중경영의 마지막 요소는 기(氣)다. 기는 활력을 의미한다. 모든 직원들에 대한 고용보장을 약속해 마음을 안정시키고 각종 설명회 등을 통한 열린경영으로 따뜻함을 보였다. 현장의 인라인화, 용해로의 재가동, 현장 상주를 통해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활력감을 주었다. 이런 부분들이 직원이나 가족들에게 기본적으로 신뢰를 주었던 것 같다.

心과 精 그리고 氣가 합쳐졌을 때 비로소 勢를 형성하게 된다. 勢는 하고자 하는 마음을 의미한다.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밀어붙이기가 가능하다. 세가지 조건이 충족되었기에 한국전기초자는 勢를 형성해 밀어붙이기가 가능해졌다. 그 결과가 3년만에 부실덩어리인 회사를 남들이 부러워하는 최우수기업으로 성장했다.

▶ 서두칠 사장이 강조하는 일(業) 일이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일은 귀찮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 따로,삶 따로,행복 따로라고 생각하고 직장은 탈출해야 할 곳이 되고 봉급수령처로 전락하게 된다. 하지만 일은 삶이다. 그리고 삶은 곧 일이다. 일을 하면서의 뿌듯한 보람은 곧 행복이다. 바로 이처럼 일과 삶과 행복이 삼위일체를 이뤄야 한다.

▶ 그외 한국전기초자의 성공요인 솔선수범의 자세가 중요하다. 어버이가 모범을 보여야 자식이 따라하듯 경영자가,관리자가 모범을 보여야 기업소속원들이 이를 따라한다. 남과 달라야 한다. 남이 잘 때 깨어있고 남이 놀 때 공부하고 남이 쉴 때 일하자가 기본이다. 남과 똑같아서는 남을 앞지를 수 없다. 당연한 말로 들릴 지 모르지만 당연한 말이 곧 기본이다.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 비전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어야 한다. 한국전기초자는 98혁신, 99 도약, 2000 성공의 혁신1기 비전과, 2001 재도약, 2002 변혁, 2003 성취의 혁신2기 비전을 내세웠고 공감대도 형성했다. 공감대가 형성되면 새마음·새출발의 마음과 생각이 생기고 이는 적극적·능동적·낙관적 행동으로 옮겨진다. 행동이 굳어지면 습관이 되고 습관은 다시 성격이 된다. 이 성격이 곧 기업문화로 이어지게 된다.

<대덕넷 김영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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