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공기 가르며 입주벤처기업 CEO 20여명 몰려...배우는 대덕밸리 모델

16일 오전 7시 구 대전산업대 부지인 대전시 동구 삼성동 한밭대 신소재 창업보육센터. 새벽공기를 가르고 승용차가 하나둘씩 몰려든다. 금새 20여명이 모이고 듀플렉서 제조 벤처기업 씨아이제이(대표 백종태)의 생산공장을 개조한 강의실에서는 한 젊은 교수의 우렁찬 강의가 시작된다.

20여명의 수강생들은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 하는 듯 두눈을 반짝 거린다. 벌써 매주 월요일 마다 3주째 이런 풍경이다. 이들은 다름 아닌 이 학교 신소재TBI 입주업체 CEO들. 얼굴 보기도 힘든 이들 벤처기업인들이 어렵게 시간을 쪼개 몰려든 이유는 단 한가지다. 이들 벤처기업인들을 위해 진행되고 있는 CEO 교육프로그램 때문.

3주차에 들어가고 있는 한밭대학교 경영학부 박준병 교수의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성공사업계획서 작성 강의는 오늘도 계속됐다. 이미 1, 2차 세미나를 가진 후 세 번째로 열린 이번 강의에서 박교수는 벤처사업의 기본이라고 할수 있는 비즈니스 플랜을 작성하는 방법을 A부터 Z까지 상세히 들려주었다.

"아무리 잘났다고 해도 장점만 넣으면 안된다. 장점만 있다면 아무도 안 믿는다. 단점을 알리는 용기가 필요하다. 다만 단점을 극복할수 있는 방안까지 내놓으면 된다. " "3분안에 자기 회사를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 명심해야 할 것은 투자자들은 제품 기술 지식은 국민학교 수준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계량된 수치가 중요하다. 시장분석 등을 근거로 한 시장점유율 몇 %, 불량률 몇 % 등의 수치화된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차별화 역시 필수적이다. High risk, High return 정신을 가져야 한다. 벤처의 기본이다. 무엇이 당신 고객에게 중요한가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

박교수는 이날 벤처사업가들이 비즈니스 플랜 작성시 가장 많이 하는 실수와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요건들을 상세히 설명했다. 특히 강의가 끝난후 토론회에서는 참석자들의 실리콘밸리 경험담 발표가 이어지는 등 참석자들간 배움의 열기가 후끈했다 최근 실리콘밸리에 다녀왔다는 휴네텍의 명범영 사장은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명사장은 "한국적인 사고방식으로는 미국에 진출하는 것은 하늘에서 별따기다"라면서 "미국에 진출하려면 철저히 미국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제품을 만들어 이제 막 테스트까지 끝낸 상태였는데 상대는 이런 것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면서 "원천 기술 데이터 자체를 믿을 수 없다는 말을 전해와 당황했다"고 밝혔다.

씨아이제이 백종태 사장은 "아침에 강의를 듣는 것이 기업활동의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과거 연구원 시절 연구하며 고민하던 시절이 생각난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밭대 신소재 TBI 전종한 소장은 "TBI 안에 경영지원센터를 만들어 입주기업들에게 회계,재무,세무,경영컨설팅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해 줄 생각"이라면서 "올해 연말까지 벤처기업들이 기본적으로 기업활동을 할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교수의 성공사업계획서강의는 다음주 월요일인 23일 오전 7시 어김없이 계속된다.

<대덕넷 구남평 김영중기자>flint70@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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