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해고. 수익성악화. 매출부진. 이익급감.

미국 닷컴기업의 현주소를 설명하는 단어는 이렇듯 우울한 것들 뿐입니다. 한국도 마찬가지겠죠. 하지만 미국벤처종사자와 기업들은 이런 위기상황에서 좌절하지만은 않습니다. 절망에 빠져 자포자기하지 않고 이럴때일수록 이들은 서로 용기를 북돋습니다.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힘을 모읍니다.

오늘은 침체된 닷컴분위기를 살리기위해 미국 닷커머들이 벌이는 캠페인을 소개하겠습니다. 미국인터넷전문가연합회는 최근 1천만달러 모금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 연합회에는 미국의 인터넷전문가 1만1천여명과 1백60개 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해있습니다. 인터넷사업 종사자들의 이익단체인 셈이죠. 이들이 모금운동을 하는 이유는 검은 구름으로 가득찬 음울한 닷컴분위기를 햇빛 쨍쨍 내리는 밝은 분위기로 바꾸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은 1천만달러를 모아 인터넷이 인간생활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는지, 인터넷이 얼마나 편리한 것인지를 널리 알릴 계획입니다. 물론 인터넷이 어린이들에게도 유용하고 세상을 향해 열린 창이라는 점도 강조할 예정이고요.

연합회측은 “매일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온통 인터넷비즈니스가 곧 붕괴될 것처럼 보이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기위해 이런 캠페인을 계획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인터넷에 관한 긍정적인 수기나 수필 등도 모집해서 인쇄,출판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은 특히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회원들에게 e-메일 메시지를 보내 중요한 한마디를 했습니다. “우리는 자신들의 사업영역을 억척스럽게 보호하는 소고기,낙농업자들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광우병 파동이 일었을 때 소고기,낙농업자들은 대외홍보 특별팀을 구성해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

그 결과 미국인들은 스테이크와 햄버거를 먹는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위기상황이라고 주저않지 말고 적극적으로 인터넷산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밝은 미래를 강조함으로써 침체된 비즈니스를 살리자는 의도죠. 연합회는 이를위해 홍보대행사인 알렉산더 오글비와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대국민 홍보를 시작했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같은 움직임을 ‘위기에 처한 닷컴에 내리쬐는 한줄기 희망’이라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지금의 닷컴위기를 놓고 다양한 해석을 합니다. 하지만 인터넷비즈니스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지요.

이럴 때 이같은 캠페인은 그동안 주눅들었던 닷커머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시원한 한줄기 물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닷컴이 쓰러지고 닷커머들이 길거리도 내몰리기는 마찬가지죠.

그렇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여기저 주저않을 경우 그동안 쏟아부은 땀과 돈이 너무 아깝죠. 더구나 산업화에 뒤지면서 한반도의 작은 나라는 세계지도의 귀퉁이에 박혀있어 잘 보이지도 않는 그저 그런 나라로 인식됐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선진국들을 따라 잡을 길이 열렸습니다. 바로 정보화,인터넷이죠. 때문에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거품에 쌓여 앞을 못보고 흥청대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가혹한 정글같은 비즈니스의 실체가 드러났고 시야도 분명해졌습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실력을 쌓는 일만 남았죠. 이 과정에서 우리도 닷커머들에게 용기를 주고 닷컴의 중요성을 알리는 푸닥거리 한 판 필요하지 않을까요.

뉴욕=김종윤(dalsa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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