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벤처파크의 네트워크 파워...재경부의 부지매각 현안 남아

"특허 등 자사 제품에 대해 법적 보호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품 샘플을 보내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어리석은 짓이다."(휴네텍 명범명사장)

"4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느낀 점은 기본기가 덜 됐다는 것이다. 사업계획서 작성이나 파이낸싱 등 회사 운영의 기본에 대해 너무 무식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아스텔 유하영사장)

최근 한밭벤처파크가 주관한 새벽강좌에서 밝힌 벤처기업들의 실전경험들이다. 이처럼 한밭벤처파크의 최대 경쟁력은 활발한 내부 네트워크다. 서로 갖고 있는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다 보면 최소한 비슷한 실수를 되풀이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벤처기업과 지원기관간의 활발한 네트워크는 폐교에 가까웠던 구대전산업대 부지를 벤처들의 낙원으로 점차 탈바꿈 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벤처집적시설을 보면 입주자 협의회라는 모임이 있다. 하지만 한밭벤처파크처럼 기업과 지원기관이 조직적으로 문패를 걸어놓고 활동하는 것은 흔치 않은게 현실이다. 성공 사업계획서 작성 실무, 경영자 초청 강좌, 디자인 강의 등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빡빡한 교육 프로그램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열린 삼성과 대우경제연구소측의 강의도 추진하고 있다.

아직은 협력수준이지만 업체간 기술교류도 벌어지고 있다. 휴대폰 듀플렉서 제조벤처인 씨아이제이는 한밭벤처파크 입주기업과 새로운 제품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 실질적인 협력 관계로 이어지고 있다. 주변 주민들과의 연계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그 첫번째 방안이 외부 식당 이용하기. 과거 건물에 대학구내식당이 있어 불만 부치면 곧바로 식당을 운영할 수 있지만 주변상가 활성화 차원에서 구내 식당운영을 포기했다.

한밭벤처파크회장이기도 한 백사장은 "입주기업이 앞으로 늘어나 1백개 정도만 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 한뒤 "주변과의 연계 문제에 대해서는 모두가 이익이 될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활발한 네트워킹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장밋빛 꿈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밭벤처파크의 최대 고민은 언제 팔릴지 모르는 부지에 대한 불안정한 장래다. 한밭대 부지 소유권을 갖고 있는 재정경제부가 6월쯤 공매를 시작할 예정이라는 소식도 부담스럽다.

주변상가들의 반응도 아직은 냉랭하다. 입주한 벤처기업이 성공했을때의 무한한 가능성에는 관심도 없다. 그저 학생들이 떠나고 난 자리에 대규모 아파트가 건립되길 노골적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아파트가 건립 된다해도 분양 성공은 어려워 보이지만 막무가내다.

실제로 인근의 솔랑마을 아파트의 경우 몇년째 미분양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구의 비교적 환경이 좋은 태평동 버드내 아파트의 경우도 아직 미분양 가구가 수두룩하다. 어쨋든 최근의 경기침체 영향으로 2만평에 이르는 큰 땅이 쉽사리 팔릴지는 미지수이지만 만약 부지가 팔린다면 한밭벤처파크의 꿈도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 한밭벤처파크의 일원이 된 에이팩 송규섭사장은 "건물을 약간만 리모델링 하면 곧바로 벤처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최적의 단지"라면서 "부지에 대한 활용권이 있는 대전시가 현명한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덕넷 구남평 김영중기자>flint70@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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