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밤 마라톤 주자들 몸풀기...대회 4일 앞으로

"혼자 마라톤 하면서 부상을 심하게 앓았습니다. 오늘 스트레칭 하는 것도 뒤에 시작한 분들은 저처럼 부상당하지 않고 마라톤을 즐길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요즘 대전시 유성구 어은동 한빛 아파트 앞 갑천 둔치에 밤 10시에 가면 달밤에 체조하는 일단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대전마라톤클럽 김남식 회장을 중심으로 마라톤을 즐기는 사람들이 몸풀기를 하고 있는 것. 알고 나온 사람은 물론 지나가는 사람까지 불러모아 몸을 풀게 한다. "달리기 전후의 몸풀기는 보약중의 上보약입니다."

김 회장 자신은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마냥 달리기만을 좋아했지 앞뒤를 몸푸는 것을 몰랐다.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다보니 달리면 되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 그러나 몸을 풀지 않은 후유증은 곧 나타났다. 발목이 시큰거리는가 하면 무릎이 욱씬거렸다. 급기야는 무릎 수술까지 받게됐다. 건강을 생각하고 시작한 마라톤이 거꾸로 건강을 잡아먹은 셈이다. 나중에 마라톤 동호인들을 만나고 책을 읽으면서 운동 전후의 몸풀기가 마라톤 못잖게 중요한 것을 알았다.

이후로는 사람들에게 몸풀기를 비롯해 달리는 방법 등 안전하면서도 건강하게 몸을 가꿀 수 있도록 만날 때마다 강조한다. "달릴 때는 걸음을 겅중겅중 떼지 말고 땅바닥을 스쳐지나가듯이 사뿐사뿐 발을 옮깁니다. 그러면서 뒷꿈치가 먼저 땅에 땋아야 합니다." "팔 자세도 중요합니다. 바싹 올리고 뛰다가는 곧 어깨가 아파집니다. 늘어뜨려 놓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낮은 위치에서 놓고 흔들어야 합니다." "처음 스타트할 때 느리다고 생각할 정도로 천천히 가세요. 처음에 다른 사람이 간다고 마음이 급해 따라가면 완주하기가 어렵습니다. 반환점을 돌고 스피드를 내세요." "비탈길을 내려갈 때는 속도 난다고 마구 뛰지 마세요. 무릎에 부담갑니다. 조근조근 작은 보폭으로 내려가세요." "운동을 하고 나서도 꼭 몸을 풀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관절이 쑤시는 등 후유증이 나타납니다."

시어머니처럼 하나하나 주의를 주며 40여분간에 걸쳐 몸을 푼 뒤 심야의 마라토너들은 드디어 달리기에 나선다. 각자의 능력에 따라 짧게는 2km에서 길게는 8km까지 달린다. 갑천변 둔치에는 대전마라톤클럽에서 거리를 표시해 놓았다. 갑천변 다리에서 대략 km단위가 끊어진다. 한밭대교는 2km, 엑스포 다리는 3km, 대덕대교는 4km, 원촌교는 5km 등. 갑천변의 시원한 바람을 맞아가며, 이름 모를 물새가 끼륵대는 둔치를 대덕밸리의 3년뒤를 상상하며 뛰다보면 마냥 행복해진다고 13일 마라톤 대회 연습차 참가하고 있는 한 대덕밸리인은 말한다.

<대덕넷 김영중 문정선 기자>happynews@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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