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었던 어두컴컴했던 시절, 과학입국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던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원장 박영서)가 올해로 설립 50주년을 맞이했다. 3명의 직원에서 시작된 KISTI는 대한민국 과학기술 정보활동 시대를 열기위한 목표로 야심차게 출발했다.
반세기 전,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정보 활동은 한국과학기술정보센터가 출범하면서 시작됐다. 1950년대 후반 유네스코는 후진국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각국에 '과학문헌센터' 설립을 지원하고 있었고, 한국 정부에도 설립을 권고했다. 박정희 정부는 과학기술 분야가 경제개발계획을 이끄는 핵심분야라는 것을 인식하게 됐고, 이를 위해 국가 차원의 과학정보서비스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1962년 유네스코의 원조와 정부의 지원금, 그리고 3명의 직원이 모여 한국과학기술정보센터가 역사적인 출범을 하게 됐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기초자료 조사와 관련자료 수집 업무를 시작했다. 외국 과학정보기관의 기능조사를 시작으로 국내 보유 과학기술 정기간행물조사, 국내 자연과학계 석박사 명단 및 논문집 조사, 한국과학자 업적조사 등을 진행하면서 이 땅에 과학기술정보 서비스의 수집과 유통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설립 초창기에는 정부의 산업 정책에 맞춰 연구개발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중공업 분야의 기술력 향상과 생산성 증대는 국부 창출의 핵심이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센터는 당시 과학기술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노력했으며, 이후 이러한 노력은 국내 최초 대형 컴퓨터 도입, 국내 최초 컴퓨팅 기반의 정보처리, 국내 최초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정보서비스의 제공으로 이어졌다. 수작업에서 전산 기반의 정보 검색이 가능케 된 것이었다.
새로운 형태의 과학기술정보 수요 발생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해야 했다. 1980년대 들어 정밀기계와 반도체, 전기, 전자, 생명공학 등 신산업이 등장하자 한층 진일보한 온라인 정보검색 환경의 구축이 필요시됐다. 한국과학기술정보센터는 전국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중망 서비스 시대를 열고,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루는 데 중요한 한 축을 담당했다.
이어 국내 최초의 슈퍼컴퓨터가 도입되며 과학기술정보의 수집·분석·가공 시스템도 한 단계 도약하는 시기를 맞게 된다. 이후 산업기술정보원(KINITI), 연구개발정보센터(KORDIC)의 시대를 거쳐 4번째 이름인 지금의 KISTI로 탈바꿈하며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세계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는 핵심기관으로 자리 잡게 된다.
현재 KISTI는 첨단산업 발전의 발맞춰 고품질의 과학기술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세계 14위권의 360TFlops급 슈퍼컴퓨터 4호기 도입과 100Gbps급의 과학기술연구망의 구축 등은 고부가가치 정보 생산 및 기술사업화를 지원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9507만7647건 데이터베이스 보유, 과학자들의 대표적 지식저장소
KISTI는 과학기술 정보를 효율적으로 유통해 국가 과학기술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연구자들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시시각각 변하는 글로벌 과학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 했으며, 보다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 정보 유통체제를 구축해냈다.
KISTI는 현재 과학기술에 관한 세계 각국의 학술지, 연구보고서, 특허 등의 과학기술정보를 국내 연구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과학자들의 지식저장소라고 불리는 '과학기술정보통합서비스(NDSL)'에는 9507만7647건의 데이터베이스가 보유돼 있다. 약 1억 건에 육박하는 데이터베이스는 1945년부터 발표된 국내 석박사 학위논문과 국내 공개 특허, 등록 특허를 비롯한 논문, 협회지, 기관지, 동향지 등 보고서와 과학기술 동향 등이 포함돼 있다.
현재 KISTI는 NDSL를 통해 서비스되는 과학기술 분야 학술논문과 특허, 연구보고서, 산업표준 등의 정보만 무려 1억 건에 달한다. 이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정보를 제공해 R&D 효율성 강화와 서비스 수준 향상으로 효과적 정보 활용을 돕고 있다.
세계 유일의 국가 R&D 종합관리인프라인 NTIS는 KISTI가 자랑하는 인프라 중 하나다. 우리나라 각 부처와 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가 R&D 사업의 과제와 참여인력, 장비와 연구성과 등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가공해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 기관별 R&D 사업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불필요한 낭비 요인을 제거할 수 있다.
단순 검색이 아닌 현명한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과학기술인텔리전스서비스도 추진 중이다. 사용자가 보다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원하고, 이질적인 정보를 융합해 다관점의 정보를 제시한다.
이외에도 첨단기술가치평가시스템을 개발·보급해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R&D 성과의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기업에 이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대학은 수익을 창출하고, 중소기업은 꼭 필요한 기술과 전문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중소기업 지원 사업은 KISTI가 꾸준히 역점적으로 진행해 온 사업 중 하나다. 특히 박영서 KISTI 원장은 지난 2010년부터 중소기업을 직접 방문하는 현장 프로그램을 진행, 150여 명의 KISTI 정보 분석 전문가들이 첨단 분석기법을 활용해 기업의 특성에 맞게 정보를 분석한 결과를 중소기업에 제공하게 했다. 그 결과 사업화 기획, 로드맵 작성, 해외 진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컨설팅 지원을 받게 됐다. 41.4%의 중소기업들이 사업화를 성공했다.
◆ KISTI, 세계 일류 정보연구기관 향한 날개 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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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가 18일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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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과학기술을 견인하는 KISTI가 세계 일류 정보연구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KISTI는 18일 오전 대전 본원에서 김창경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김화동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상임위원 등 산학연 과학기술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원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KISTI 개원 50주년을 맞이해 마련된 50년사를 소개, 봉정식과 함께 앞으로의 미래를 개척하는 지침서로 활용할 수 있는 기대를 품었다. 붓드로잉 대가 송강 김대현 씨가 춤추듯 움직이면서 KISTI의 미래 이미지를 붓 끝으로 표현해 냈다.
이어 KISTI가 앞으로도 성장하길 기원하는 소나무 식수식과 미래의 KISTI를 의미하는 세 번의 타종으로 기념식이 진행됐다. 또한 창립 50주년을 맞아 '과학강국을 디자인하는 KISTI'라는 슬로건과 함께 새롭게 디자인된 B.I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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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드로잉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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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원장은 "대한민국이 이토록 기적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핵심동력은 바로 과학기술이며, 이러한 성장의 근간에는 무엇보다 정부의 강력한 과학기술 드라이브정책과 우수 인재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과학기술의 기저인 '정보'가 적지 않은 기여를 해 왔다는 사실에, KISTI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한한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인류는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한 정보 패러다임 변화를 겪고 있다. 기존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막대한 양의 데이터가 생산되고 있다"며 "사이언스 빅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처리해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는가에 따라 연구의 성패가 좌우되는 시대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정보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KISTI는 사용자의 의도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반영하는 스마트 정보서비스를 적극 추진하고, 유비쿼터스 인프라 기반의 인공지능 정보서비스 체계를 갖춰 나갈 것"이라며 "다양한 형태의 사이언스 빅 데이터를 수집·발굴·분석해 미래 과학기술 및 산업 트렌드를 미리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첨단 정보기술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