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건물 단열성능 기준이 날로 강화되고 있다. 건물 외벽에 가연성 단열재 등을 서설치한 후 그물과 모르타르로 덮는 공법인 드라이비트 시공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 시공은 간편한 대신 화재에 매우 취약하다. 

고층이나 초고층 건물에는 시공이 쉽고 외관을 수려하게 만드는 금속복합패널도 흔히 사용되지만 기존 공법에서는 건물 외벽과 마감재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 때문에, 실내의 따뜻한 공기나 열기가 건물 구조체를 타고 빠져나가는 열교현상으로 열손실이 흔했다. 

또 고층 건물 내에서 발생하는 강한 공기가 수직으로 상승하거나 하강해 나타나는 연돌효과 때문에 고층 건물에서의 화재가 급격하게 수직으로 확산하는 단점이 있다. 2020년 10월 울산의 33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불에 타지 않는 불연재를 적용하고 금속복합패널로 마감했음에도 3층의 불이 꼭대기까지 번진 것도 이런 단점 때문이다.

건설연 화재안전연구소는 문제해결을 위해 단열재를 부착한 단위 금속복합패널 모듈로 시공하되, 이들 모듈들 사이의 연결부에 존재하는 중공층을 단열성 및 난연성 소재로 보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개발된 기술은 비어있던 기존 공간을 단열기능과 난연기능의 소재로 채움으로써 열 손실을 효과적으로 줄였다. 또 화재확산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새로운 건물 외벽 구조 및 공법으로, 에너지 절약과 화재안전 성능 향상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건설연은 화성에 위치한 연구소에서 실규모 화재 실험을 실시, 중공층을 채우지 않은 기존의 드라이비트 또는 알루미늄복합패널 공법과 비교하였을 때 기존 5분에서 23분으로 4배 이상 긴 시간을 확보해 화재 사고의 골든타임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세계 유일의 건물 외벽시스템 실규모 화재안전시험 BS 8414 Test의 인증기관인 BRE와 교차평가에서도 국제기준 15분을 초과하는 21분으로 국제 인증기관에서도 성능을 확인했다.

이번 성과는 행정안전부에서 주관한 2021 재난안전 논문공모전에서 대상으로 선정돼 오는 12월 2일 수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