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제3회 스파클 클럽 개최, 표준연 연구실 방문
세계최초 실시간 플라즈마 측정 기술 소개
"세계 선도하는 측정표준 지속 확립해 나갈 것"

Q. "기존 플라즈마 밀도 측정에 사용되던 측정 방식과 한국표준연구원에서 개발한 평면형 플라즈마 진단 장치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A. "기존 측정 방식은 공정 이상 시 웨이퍼를 제거하고 해당 위치에 센서를 놓는 간헐적 측정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평면형 플라즈마 진단 장치는 웨이퍼가 올려진 상황에서도 공정 중 실시간으로 플라즈마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우수성이 있습니다."

지난 24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현민)에서 제3회 스파클 클럽이 진행됐다. 최근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고 있는 플라즈마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산·학·연 각계 참가자들의 열띤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스파클 클럽은 출연연과 중소기업 간의 교류활성화 취지로 마련됐다. 기관소개와 연구 성과물에 대한 소개는 물론, 핵심 연구실을 직접 방문해 설명을 듣는 등 연구현장을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 세계 최초 실시간 플라즈마 측정 기술

발제를 맡은 김정형 표준연 박사. 김정형 박사는 표준연에서 개발한 '평면형 플라즈마 진단 장치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사진=고현민 기자]
발제를 맡은 김정형 표준연 박사. 김정형 박사는 표준연에서 개발한 '평면형 플라즈마 진단 장치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사진=고현민 기자]
이날 스파클 클럽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표준연) 김정형 박사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플라즈마 측정기술 및 플라즈마 소재 부품 장비 신뢰성 평가 기술 소개로 시작됐다.

플라즈마란 초고온에서 음전하를 가진 전자와 양전하를 띤 이온으로 분리된 물질 상태를 의미한다. 반도체 공정에서 플라즈마는 식각, CVD, 스퍼터링 공정 등 넓은 범위에 사용되고 있다. 

표준연 플라즈마 랩에서는 플라즈마 원천기술 연구뿐 아니라 플라즈마 표준화 연구를 위한 시험평가 및 테스트 베드를 구축하며 산업 활용을 위한 플라즈마 측정 기반 원천기술 개발 및 기술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플라즈마의 핵심은 '밀도의 양'이다. 식각, 증착, 세정 등 핵심공정에서 웨이퍼에 입사하는 플라즈마 밀도의 양이 공정 결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사용되던 측정 방식은 공정을 멈추고 센서를 삽입하여 실시간 측정 및 피드백이 불가능해 정밀 불확도가 높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표준연은 2021년 '평면형 플라즈마 진단 장치 기술'을 개발하며 기존 측정 방식의 한계점을 극복한다.

평면형 플라즈마 진단 장치는 웨이퍼 하부 전극에서 플라즈마 측정을 평가해 정밀한 측정이 가능할 뿐 아니라 첨단 소자의 양산 공정 중 실시간으로 플라즈마의 밀도 측정이 가능하다. 

김 박사는 "웨이퍼 아래쪽에 센서를 장착해 실험을 진행한 결과 빠른 시간 내 측정이 가능하며 공간분포 또한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라며 "해당 기술은 웨이퍼가 올려진 상황에서도 플라즈마를 배출을 측정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기술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평면형 플라즈마 진단 장치의 최적 센서 구조인 BCP 구조 진단기가 웨이퍼 표면의 플라즈마 밀도를 가장 정확하게 측정함을 검증했다"라며 "실험 및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불확도가 2% 미만으로 검증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측정 정밀도를 달성했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 표준연은 평면형 플라즈마 진단 장치 기술로 지난해 2021 발명대전에서 국무총리 상을 수상함과 동시에 국제 특허 4개국에 진입하는 등 다수의 특허를 등록하며 국내 장비산업의 경쟁력을 세계적으로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현재 해당 기술은 기술 이전 계약이 완료되어 사업화 준비를 진행 중에 있다. 김 박사는 "평면형 진단기 기술은 벽면 어디에나 부착이 가능해 향후 지능형 장비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지속적인 개발과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공정을 진행하며 쌓인 데이터들을 끊임없이 수집하고 있다"라고 제언했다.

◆ 표준제도 확립으로 세계를 주도하다

발제 이후에는 관계자의 인솔에 따라 표준연 소개 투어가 진행됐다. [사진=고현민 기자]
발제 이후에는 관계자의 인솔에 따라 표준연 소개 투어가 진행됐다. [사진=고현민 기자]
발제 이후에는 한국표준연구원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표준연)은 1975년 설립된 국가측정 표준 대표기관이다. 대덕구에 위치한 수많은 기관 중 가장 1번째로 대덕연구단지에 입주했으며 다가오는 2025년 설립 50주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표준연의 우리나라 헌법 제127조 제2항에 명시된 "국가는 국가표준제도를 확립한다"를 승계하며 국가측정 표준 확립 및 유지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한 여러 중점 추진분야 중 하나는 'SI 단위 구현'이다. 7개의 기본 단위를 뜻하는 SI 단위(미터(m), 킬로그램(kg), 초(s), 암페어(A), 켈빈(K). 몰(mol), 칸델라(cd))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새롭게 정의된다. 일례로 과거에 미터(m)는 북극에서 적도까지의 거리를 1/1000만으로 나눈 것을 1m로 규정했었지만 현재에는 보다 정확한 표준 측정을 위해 빛을 이용해 재정의 되고 있다. 

김윤정 표준연 홍보실 담당자는 "2018년 국제도량형총회에서 질량, 전류, 온도, 물질량 4가지 단위가 재정의 되었다"라며 "한국표준연구원은 연구를 통해 세계를 선도하는 측정 표준을 지속적으로 확립해 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표준연은 2014년 20억 년 동안 1초 정도의 오차를 가질 만큼 정확한 이터븀(Yb) 광격자 시계를 개발하며 국내 과학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전파한 바 있다. 2025년까지 우주의 나이(약 138억 년) 동안 1초의 오차도 나지 않는 이터븀 시계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2030년경에 예정된 초(s)의 재정의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피력했다.

해당 기술이 개발에 성공한다면 이동통신, 방송, 위성, GPS, 전자상거래, 첨단 무기, 유비쿼터스 등 첨단 장치뿐 아니라  산업의 기술 기반 제공 및 물리법칙 입증 연구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표준연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코로나19 표준물질' 개발에 성공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대응에 사용되는 진단의 효율과 신뢰성을 크게 향상시킨 바 있다.
 

실험실 속 비치된 평면형 플라즈마 진단 장치를 직접 바라보는 참가자들. [사진=고현민 기자]
실험실 속 비치된 평면형 플라즈마 진단 장치를 직접 바라보는 참가자들. [사진=고현민 기자]
이후에는 김정형 박사의 인솔로 연구실 투어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평면형 플라즈마 진단 장치'를 직접 관람하며 플라즈마 공정 원리, 기술이전 진행 상황 등 발제 때 말하지 못한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답을 얻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박상익 박사는 "평소 지적 호기심이 강해 접하지 못했던 분야의 지식을 얻어 가기 위해 행사에 참여했다"라며 "행사를 통해 많은 배움을 얻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종사한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과학계는 여러 분야의 융합이 이루어질수록 보다 많은 시너지가 창출된다고 생각한다"라며 "향후에도 스파클 클럽과 같은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많은 논의의 장이 형성되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4회 스파클 클럽'은 내달 7월 22일 오후 3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 '슈퍼컴퓨터, VR, 데이터'를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기술 공급자 그룹과 수요자 그룹의 혁신 스파클을 목표로 연구현장 방문·체험하는 스파클 클럽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한국엔젤투자협회, 대덕넷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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