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뉴스]첫 시행된 대전지역 중활

학생들 현장분위기 파악에 큰 도움...업체 다소나마 일손 덜어줘

2001-08-19     
책상 정리, 전화받기, 전산 입력작업 등... 지난 6월부터 중소기업청이 시행하고 있는 '中活'(중소기업현장체험활동)제도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단순한 작업이지만 한 사람은 반드시 필요한 작업. 일손이 부족한 벤처기업으로서는 천사같은 존재이다.

16일 오후 대덕밸리 벤처기업 엠티아이 사무실. 1개월여 동안 이곳으로 출근하고 있는 정 모양은 얼핏 보기에 일반 경리 여사원같지만 회사측에서 보면 정 양이 해 주는 일이 얼마나 고마운 지 모른다. 제품 개발하랴 영업뛰랴 정신없이 돌아가는 와중에 사무실은 비워지기 일쑤. 때문에 간혹 중요한 전화를 놓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여름은 이런 걱정이 한결 줄어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처음에는 그냥 학생들에게 기업분위기 정도 알려줘야 겠다는 생각에서 '중활'에 참가신청을 냈는데 이젠 학생들 여름방학 끝나는 게 두려울 정도가 됐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한남대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정 모양은 "전체 회사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면 전화받는 일이나 복사하기 등 허드렛일도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현장에서 땀흘리며 남들이 하기 꺼리는 일을 하는 게 '진정한 체험'"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또 "참여업체가 별로 없어 선택의 폭이 좁았다는 점을 빼고는 중소기업의 분위기, 업무 등을 익힐 수 있어 보람찬 방학을 보내고 있다"며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과 현장에서 배우는 실제 간에 많은 괴리가 있다는 점도 알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올해 44억원의 예산을 들여 처음으로 시행하고 있는 중소기업현장체험활동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이른바 '중활'이라고 불리는 중소기업현장체험활동은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체험을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졸업후 이들 업체로의 취업을 유도키 위해 마련된 제도로 대전지역에서는 모두 7곳의 중소기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코리아흡/방음'과 '센택정보통신'은 이미 '중활'을 완료했으며 현재 미로시스템, 엠티아이, 해빛정보, 정우산업, 제니스라이프사이언스 등에는 대학생이 근무 중에 있다. 우송공대 4명, 대전대 1명 등 5명의 대전지역 대학생을 채용, 1달간을 함께 보낸 센택정보통신 장창원 과장은 "대부분 해당분야 전공자였지만 짧은 기간동안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며 "그래도 현장에서 직접 땀 흘리며 배울 수 있는 장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전지역 이외에 충북, 강원도에 있는 지사에서도 7명의 대학생을 채용했었다"며 "일손이 부족한 회사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줘 내년에도 이 제도를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6월부터 추진된 '중활'에 참여한 업체는 전국 1천50개 업체에 달하며 참여학생 수는 2천7백56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대전지역에서는 7개 업체에 22명의 대학생만이 참가, 전국 평균치에 크게 밑도는 비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대덕밸리의 한 벤처기업인은 "막연하게 학생과 기업을 연결시켜 줘서는 곤란하다"며 "첫 시행되는 제도인만큼 차츰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 벤처기업의 인력난과 대학졸업생의 구직난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제도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대덕넷 김영중기자>happynews@hellod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