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소녀시대 멤버 보다 과학자 되고 싶어요"
KAIST 선택한 장하진 학생…"의학연구장비 개발이 꿈"
연예기획사 연습생 3년, 수학과학 영재 3년, 학생회장 1년
2010-03-22 김희진 기자
만일 당신에게 연예인과 과학자 중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하면 무엇을 택할 것인가? 얼마 전 어린이 포털사이트 '다음 키즈짱'에서 어린이 1만 478명을 조사한 결과 어린이 2명 중 1명이 장래희망으로 연예인을 선택했다. 최근 십여년 사이 연예인은 최고의 희망직업 중 하나였다. 하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 KAIST에는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연예인의 길을 마다하고 과학도의 길을 택한 학생이 있다. 동방신기·슈퍼주니어·소녀시대 등 국내 인기 아이돌 그룹을 키워낸 대형 연예기획사의 눈에 들어 연습생 생활도 3년을 거친 검증 받은 '끼'의 소유자다. 장하진(10학번·무학과) 학생은 연예기획사에서 예비스타를 발굴하기 위해 주최한 전국대회에서 '얼짱 1위'로 선발된 후 연예계 데뷔를 위한 집중 훈련을 받았지만 결국 과학도의 꿈을 버리지 못해 '소녀시대 멤버' 대신에 'KAIST 신입생'을 선택했다. 처음 인터뷰를 위해 만난 장 양은 인터뷰 장소에서도 단연 군계일학처럼 눈에 띄는 외모였다. 사실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까지는 대부분 청소년들이 꿈꾸는 연예인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말에 약간의 의혹이 있었다. 하지만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그런 의구심은 눈 녹듯이 씻겨 내려갔다. 그녀의 말에서 가지고 있는 신념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워낙 편안하게 인터뷰에 응해줘 취재하는 내내 즐거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연예 기획사에는 어떻게 들어가게 됐나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전국 대회 규모로 열리는 오디션 대회에 응모한 적이 있어요. 춤, 노래, 모델 등 각 분야에서 1등을 뽑고 다시 대상을 뽑는 대회였는데 대상은 못타고 '외모' 부문에서 1등을 수상했어요. 그 후에 기획사에서 오디션 보지 않겠냐는 연락이 와서 보게 됐죠." -원래 연예인이 되고 싶었나요? "막연하게 '가수가 되면 좋겠다'하는 생각은 있었는데 '꼭 가수 해야지'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대회도 사실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라기 보다 대회 상금이 탐나서 나갔었죠.(웃음) 그런데 운이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회 1등을 하고 연예 기획사에도 들어가게 된거죠."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부모님은 학업도 열심히 하고 연예인 준비도 열심히 할 자신이 있으면 하라고 하셨어요. 항상 제 의견을 존중해 주셨고 믿어주셨거든요. 그래도 크게 반대는 안하셨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학업에 더 집중하길 원하셨던 것 같아요." -연습생 생활은 어땠나요?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말에 오디션을 통과하고 실제 연습생 생활은 중학교 들어가면서 시작됐어요. 학업을 소홀하게 할 수 없어서 정규 수업을 모두 마치고 연습실로 가서 밤 11시까지 연습을 했어요. 휴일에도 아침 9시에 나가서 밤 11시까지 연습을 했죠. 가끔 쇼케이스가 있을 때면 새벽까지 연습한 적도 많아요. 춤과 노래는 물론 연기, 중국어까지 많은 걸 배웠어요." -기획사를 떠난 이유는 뭔가요? "사실 연예인 연습생 생활이 굉장히 힘들어요. 한창 놀고 싶은 나이에 매일 연습하러 가고 밤늦게 집에 돌아가는 생활이 반복되니까 지겨웠어요. 또 외모나 몸매를 관리해야해서 한창 먹고 싶은데 참는 것도 힘들고, 매일 같이 연습하는 친구들과 경쟁해야 된다는 것도 굉장히 스트레스였어요. 그러다 보니 조금씩 지쳐갔던거죠. 결정적으로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시험기간에도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연습을 빠지고 공부를 했었거든요. 그래도 성적이 원하는 만큼 안나와서 결국엔 그만두게 된거죠." -연예인이 되는 걸 포기한 것에 후회는 없나요? "제 의지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그렇다고 연습생으로 생활한 3년이 가치 없다고도 생각하지 않아요. 일반인들이 흔히 겪기 힘든 일을 경험한 거 잖아요. 나중에 어떤 모습으로든 저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다시 연예인이 되고 싶지는 않나요? "연예인이 되는 일이 어렵다는 것을 알아서 연예인이 되기 위해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싶진 않아요. 물론 기회가 오면 잡고는 싶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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