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서 기억이 저장되는 장소 규명
강봉균 서울대 교수 "70여 년 전 제안된 헵의 기억 학설 최초 증명"
국내 연구팀이 뇌에서 기억이 저장되는 장소를 규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와 한국연구재단은 강봉균 서울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시냅스를 종류별로 구분하는 기술을 개발해 뇌에서 기억이 저장되는 '기억저장 시냅스'를 찾아냈다고 27일 밝혔다.
시냅스란 두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를 전달하는 연결지점이다. 신경계의 기능적 최소단위로 한 신경세포에는 수천 개의 시냅스가 있다.
70여 년 전 캐나다 심리학자인 도널드 헵은 두 신경세포 사이의 시냅스에 기억이 저장된다는 가설을 제시했고 학계에서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하지만 기술적인 한계로 아직 실험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한 신경세포의 수천 개의 시냅스들을 종류별로 구분할 수 있는 기술(dual-eGRASP)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해 기억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뇌 부위인 해마를 연구했다. 해마란 뇌의 양쪽 측두엽에 존재하며 서술기억의 형성에 중요하다고 알려진 뇌 하부구조다.
그 결과 수많은 시냅스 중에서도 학습에 의해 구조적·기능적으로 변화가 있는 '기억저장 시냅스'를 명확히 찾아냈다.
강봉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 신경세포의 시냅스를 구분할 수 있는 dual-eGRASP라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기억이 어디에 저장되는지 그 위치를 규명한 것"이라며 "향후 기억을 연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해 치매,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등 기억 관련 질병 치료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27일 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