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인지' 모방한 인공지능 기술···약물 개발 속도 ↑

GIST, 약물-표적 단백질 상호작용 예측 모델 개발
기존 실험 방법 대비 성능 10~20배 향상, 하반기 서비스 예정

2019-06-18     문후윤 수습 기자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약물과 표적 단백질의 결합 여부를 판별하는 모델이 개발됐다.

약물이 실제로 인체 내에서 작용하기 위해서는 특정 단백질과 결합해, 해당 단백질의 형태와 수행하는 생물학적 기작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어떤 화합물이 단백질과 결합하는지 여부(약물-표적 단백질 간 상호작용)를 판별하는 것은 약물 개발에서 중요한 단계다.

기존에는 '약물-표적 단백질 간 상호작용' 판별을 실험적으로 수행해 시간 및 비용이 크게 소요됐다. 또한 무작위적인 화합물에 대해 실험이 수행돼 실제 상호작용하는 화합물이 선별되는 비율이 매우 낮았다.

GIST(광주과학기술원·총장 김기선)는 합성곱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 인공지능 모델을 이용해 약물-표적 단백질 상호작용 판별 예측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합성곱 신경망은 인간의 시각 인지를 본 뜬 딥러닝 기술 중 하나로 지역적인 패턴을 파악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합성곱 신경망을 이용한 단백질의 지역 서열 패턴 추출. 단백질 서열의 각각 아미노산은 임베딩 층에서 벡터로 치환되며, 치환된 단백질 서열상에서 합성곱 신경망을 통하여 약물과 상호작용할 때 중요한 지역 서열 패턴을 찾아내게 된다. <사진=GIST 제공>
연구팀은 합성곱 신경망을 사용해 약물과 상호작용하는 지역적인 서열 패턴을 추출하고, 이를 약물-표적 단백질 상호작용의 예측에 이용했다. 2만4000개 이상의 약물-표적 단백질 데이터를 시험한 결과 약 80%의 정확도를 나타냈다. 또한 추출된 지역적인 서열 패턴이 실제로 약물-표적 단백질 상호작용에 관련되는 부분임이 확인됐다.

연구를 주도한 남호정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약물 개발의 초기 단계에서 수행되는 약물-표적 상호작용 판별을 수행한 것"이라고 하며 "인공지능을 통해 예측된 후보군에 실험을 수행하면 약물 개발의 시간 및 비용적 효율성을 크게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개발된 인공지능 모델은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과 공동 개발 중인 신약개발 플랫폼에 공식 탑재될 예정이며, 올해 말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과 전통천연물기반유전자-동의보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생명정보학 학술지 'PLoS Computational Biology' 6월 14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단백질 FKBP12과 MAPKAPK2 상에서의 합성곱 신경망 결과를 해석한 결과, 화합물의 결합 지역이 그 외 지역보다 강조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