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계 '시조새' 신약개발 苦言 "백투더 베이직"
바이오테크코리아 28일 개막, 170여개 기업 출동 '바이오산업 1세대' 배진건 수석부사장 기조강연 나서 "신약개발, 천천히 서둘러야···망망대해, 질문으로 건너라"
2022-09-28 이유진 기자
배진건 이노큐어테라퓨틱스 수석부사장은 "바이오 벤처의 신약개발 기본은 백투더 베이직"이라며 "기초를 다지면 미래는 탄탄하다.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1973년 연세대학교 생화학을 전공, 유학길에 올라 美 제약회사인 쉐링프라우에서 23년간 수석 연구위원으로 재직했다. 조국 신약개발에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2008년 귀국, 한독 상임고문과 JW중외제약, C&C 신약개발연구소, 한국 아브노아,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등 다수의 바이오 관련 기업을 거쳤다.
28일 대전컨벤션센터(대전DCC)에서 '2022 바이오테크코리아'가 개막했다. 중부권 최대 바이오 기술교류 장이다. 이날 행사엔 배 부사장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하는 컨퍼런스, 전시, 기술교류상담회, 투자유치설명회 등이 이뤄졌다. 총 3일간 열리는 행사엔 170여개 기업과 대학, 연구소, 병원, 투자사 등이 참여했다.
◆ "천천히 서둘러라"
"종교는 믿음에서 비롯되고, 과학은 의심에서 시작된다."
1965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말이다. 배 부사장이 말한 기본은 이 의심에서 비롯된다. 그에 따르면 바이오벤처에 기본이란 생물학(Biology)과 화학(Chemistry)을 바닥에 까는 것이다. 여기에 분석(Anlayisis)과 혁신(Innovation)이 합쳐질 때, 그제서야 기본(Basic)이 형성된다.
배 부사장은 "설명이나 데이터에 대해 의심부터 가져라"라며 "과학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의심이 될 땐 철저히 따지고 분석하라"고 강조했다.
바이오벤처에게 신약개발은 산과 같다. 신약후보물질을 연구 중이라 해도 그 물질이 임상을 거쳐 신약으로 허가받아 제품 출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배 부사장은 "천천히 서두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말이 논리적으로 모순임을 안다"며 "전후 좌우를 살펴보면서 서두르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어 "서울의 모든 역은 연결돼있다. 어디 한 곳이라도 끊어지면 운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신약개발도 마찬가지다. 기본을 알고 꾸준히 하면 좋은 날은 반드시 온다"고 말했다.
◆ "망망대해, Why로 건너자"
"S2B. Science to Business입니다. 쉬울 거 같죠? 천만에요. 사이언스와 비즈니스 사이엔 바다가 있습니다. 끝도 안 보이는 망망대해죠. 대전이 대한민국 바이오의 중심지를 넘어 세계 바이오 허브가 되기 위해선 이 바다를 건너가야 합니다."
배 부사장은 S2B를 실현하기 위해선 망망대해를 건널 '다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다리란 질문, 즉 'Why'에서 비롯된다.
배 부사장은 "아이들의 언어는 물음표다. 그들은 질문으로 성장하고 자란다"며 "한국사람들은 질문을 안 한다. 질문을 하지 않으면 문제는 평생 비밀스러운 것으로 남는다. 굳어버린 머리를 펄떡이게 하는 한마디가 Why다. 미친 듯이 묻고 물었으면 끝장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대전시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10개 기관이 공동개최, 추진위원회가 주관했다. 추진위원회는 대전시를 비롯해 생명연, DISTEP(대전과학산업진흥원), 대전관광공사, 대전테크노파크(대전TP),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 바이오헬스케어협회, 한국벤처투자, 한국연구소기술이전협회, 한국특허전략개발원 등 10개 기관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한국바이오협회, KOTRA대전세종충남지원단 등이 협력기관으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