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터운 단골층부터 멀리서도 찾아오는 마니아까지
매일 담그는 배추 겉절이 맛도 일품

 

▲군더더기는 빼고 질 좋은 황태를 사용해 담백하고 시원한 맛이 으뜸인 황태탕.  ⓒ2012 HelloDD.com

개구리도 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 지났건만 오는 봄을 시샘이라도 하는 듯 추위는 여전하다. 이럴때 생각나는 음식은 뭐니뭐니해도 따끈한 국물 음식. 행여 지난밤 좀 과하게 음주를 했다면 많은 국물 음식 중에서도 단연 땡기는 건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황태탕이다.

황태탕을 판매하는 음식점은 많다. 그러나 황태탕 한 메뉴로 승부를 거는 집은 드물다. 그런데 그런 용감한 집이 있다. 오직 황태탕 한 메뉴만으로 손님들이 표를 받아들고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한단다. 유성에 위치한 '황태고을'이다. 이집은 절대 예약을 받지 않는다. 오는 순서대로 누구나 공평하게 음식을 대접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황태는 한겨울에 명태를 일교차가 큰 곳에 걸어두고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얼고 녹이기를 스무번쯤 반복해서 잘 말린 북어를 이른다. 좋은 황태는 빛이 누렇고 살이 연하며 쫄깃한 육질이 일품이다. 황태가 되면 단백질 양이 2배 이상 늘어나 고단백식품으로도 각광을 받는다. 해서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이나 노인, 환자, 채식주의자들에게 유익하다. 또 숙취해소와 간장해독, 노폐물 제거에 효과가 있다.

우리 일행도 번호표를 받아들고 줄을 서서 기다렸다. 맛있는 음식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다림도 즐겁다. 안으로 들어가니 4개의 식탁에 작은 주방이 있다. 벽에 걸린 메뉴판에는 정말 달랑 '황태탕' 하나 뿐이다.

주문을 할 것도 없이 앉아서 기다리니 갖은 양념에 방금 버무려 낸 배추겉절이와 결명자 차가 물대신 나왔다. 식탁에는 익은 김치를 좋아하는 손님을 위해 김장김치와 무우를 큼직하게 썰어 담근 깍두기가 있다. 또 살이 통통한 새우젓이 먹기좋게 담겨있다.

음식이 나오기전까지 김치를 골고루 맛봤다. 정말 맛있다. 짜지 않아 그냥 먹어도 좋을 맛이다. 다른 식탁에서 배추겉절이를 연신 추가하는데는 이유가 있었다. '규모가 작아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수 있겠지만 음식을 맛보면 그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금방 알게된다.

김치 맛에 빠져 있는 동안 주메뉴인 황태탕이 나왔다. 이런저런 군더더기 재료들은 다 뺐다. 국물에 잘 손실된 황태와 파가 전부다. 뽀야면서도 황태 고유의 빛깔을 그대로 닮은 국물이 보기에도 맛있다. 황태는 가시를 모두 발라내 먹기좋게 손질했다. 소금은 조금만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했다. 국물맛이 시원하다. 황태 특유의 냄새는 싹 잡고 부드러운 맛만 남겼다.

밥 역시 압력밥솥에 직접해서인지 쪽득하면서도 찰지다. 황태탕 국물에 밥을 넣고 먹으니 고소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잘 손실된 황태의 쫄깃하게 씹히는 맛도 으뜸이다. 황태탕 한 그릇을 다 비워갈 무렵이 되니 몸 안에서부터 건강이 채워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단 이집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점심때만 문을 연다. 그날 준비한 재료가 떨어지면 더 일찍 문을 닫을 수도 있다.

▲ 금방 담근 배추겉절이와 잘익은 무우김치는 그냥 먹어도 맛있다. ⓒ2012 HelloDD.com
상호명

메      뉴: 황태탕 8.000원
상호 황태고을
전화번호 823-5458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휴무 매주 일요일
주소 대전 유성구 봉명동 668-6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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