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지노믹스 조중명 사장 프론티어 사업단 반납에 벤처인들 다양한 반응
“21세기 프론티어 사업단은 글자 그대로 ‘프론티어’아닙니까. 다음세기를 이끌어갈 이런 사업을 과거와 같이 정부 출연연들의 잔치로 끝난다면 ‘프론티어 한’ 아이디어나 기술이 나오겠습니까.” (벤처기업 A사장)
“일부 정치인이 개입했다는 ‘설’이 있는데 과기부는 이런 부분을 한점 의혹없이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바이오 벤처기업인 B씨)
21세기 프론티어 사업단장으로 선정된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조중명 사장(53)이 단장직을 반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덕밸리의 벤처기업인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우선 크리스탈지노믹스의 표정은 담담하면서 다소 섭섭하다는 분위기.
사장인 조중명 박사가 프론티어사업단을 이끌게 되면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걱정이 앞섰던 직원들은 일단 안도했다. 이정규 이사는 “직원들 입장에서는 시원섭섭한 것이 솔직한 표현”이라면서 “하지만 정부연구과제가 손바닥 뒤집듯 번복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반면에 대부분 벤처기업인들의 반응은 과기부의 졸속 뒤집기에 ‘그러면 그렇지’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일부 벤처기업인들은 21세기 한국을 짊어질 프론티어 사업이 정부 출연연과 일부 교수들의 잔치로 전락했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바이오벤처기업인 C씨는 “21세기 프론티어 사업이 정부 출연연들의 먹이감으로 전락했다”면서 “프론티어 사업 자체가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바이오 벤처기업 사장 D씨는 “과기부가 수차례의 평가에서 최선의 인물을 뽑아놓고 2위에 넘겨준 것은 다른 목적이 있는 것 아닌가”라면서 뒤집기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뒤집기의 배경인 ‘벤처 지분 정리’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프론티어 사업단장들도 일부는 벤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등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상황에서 사장이 지분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무슨 대수냐는 것이다. 시장경제를 표방하면서 개인의 사유재산을 갖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자본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사회주의적 사고방식이라며 투명성을 문제삼는 외국 투자자의 입장에서 한국정부의 신뢰도를 다시한번 의심케하는 처사라는 지적도 있다.
지분을 정리할 경우 회사전체의 향방과 기존의 투자자에 영향을 미치는데 무조건적으로 지분정리를 요구하고,요구가 안들어지자 선의의 양보를 명분으로 최적임자를 사퇴케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 '흑묘백묘(黑描白描)론'을 들고 나온 벤처기업인도 있다.
사업을 가장 잘 진행할 사람을 뽑아서 맡겼으면 연구를 잘해서 결과물이 좋으면 그만이지 지분이 많으면 어떻고 적으면 어떠냐는 주장이다. 이 벤처기업인은 지분 문제를 들어 가장 적당한 사람을 내쫓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짓'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벤처기업인 F씨는 “지금 프론티어 사업단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인사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벤처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기도 하고 있는 등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런 경우를 볼때 지분 문제 때문에 선정 자체를 바꾸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거들었다. 한편 조중명 사장은 27일 정부와의 줄다리기끝에 쌓인 피로를 풀고 밀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대덕넷 구남평기자>flint70@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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