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도 제 연구에 참여해 주세요"

"연구 수요가 생기면 응용연구는 바로 시작됩니다. 산업가치를 창출할 아이디어가 있으면 곧바로 ETRI로 연락주십쇼." 부도체가 갑자기 금속이 되는 현상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한 김현탁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의 간절한 소망이다.

김 박사의 마음이 조급해졌다. 56년만에 세계 최초로 모트 절연체 전이가설을 실험적으로 증명해 보이긴 했지만, 갈 길이 바쁘다. 가장 먼저 깃발을 꽂았으나 연구 후발 주자들(스웨덴, 일본 등)과의 시간 차이는 불과 6개월 정도 차이. 이제부터 그야말로 시간과의 싸움이 남아 있는 것이다.

연구 재원도 있어야 하고, 인력도 집중적으로 투입되어야겠지만, 무엇보다 김 박사에게 필요한 것은 응용분야에 대한 아이디어들이다. 기존 반도체 산업의 한계를 뛰어넘는 원천기술 분야라서 반도체 소자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광소자 등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 적용할 수 있을 만큼 응용범위가 넓다.

김 박사는 "지금 당장 산업가치가 있는 연구 수요가 생기면 바로 응용연구를 시작하면 된다"면서 "국민 여러분들도 제 연구를 위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참여해 주십쇼"라고 당부했다. 만약에 제안된 아이디어가 채택돼 연구성과가 창출되면 그에 따른 보상도 주어질 것이라고 김 박사는 공언했다.

기초과학과 응용기술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시대에 각계각층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모아져 집중적으로 연구개발이 이뤄질 때 100조원대의 시장창출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 박사는 "나의 연구 인생의 궁극적 목적은 인류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라며 "항상 최고품질, 최초연구, 최대봉사를 철학으로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연구 현장에서는 김 박사팀의 연구결과가 미래의 신성장 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특별지원체계를 마련해주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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