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마을 주민반응①]태양에너지 시스템에 '대만족'

"마을 사람들은 태양에너지 시스템을 설치하기 위해 720만원씩을 부담해야 했죠. 당시에는 불만을 터뜨린 사람도 많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니 굉장히 잘한 것 같습니다. 지난 달도 전기요금을 거의 내지 않았거든요. 광주 향등(香燈)마을 통장을 맡고 있는 최민호씨의 평가다.

지난해 말경 향등마을이 태양에너지 시범지역으로 선정되며 정부에서는 총 70%의 지원금을 약속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그런 것 해서 뭐하나'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일부 마을 주민들은 "정부에서 괜히 돈을 빼앗아 간다"며 불평을 터뜨리기도 했다.

부족한 30%의 비용은 주민들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몇몇 주민들은 "나는 설치하지 않고 720만원을 절약하는 쪽을 택하겠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렇게 옥신각신 하던 것이 지난해 말의 일이다. 최 통장도 "처음 정부에서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설치해 준다는 말을 할 때만 해도 반신반의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시책에 따르지 않을 수는 없는 일. 일부 주민들은 "당시에는 울며 겨자먹기로 설치비를 냈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9개월 이상이 경과한 지금, 주민들의 만족도는 더 할 나위 없이 좋다. 
 

▲문패 밑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시스템 인증표 ⓒ2005 HelloDD.com
우선 전기요금이 거의 공짜가 됐다. 기본 전기요금인 '200원'만을 납부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에어컨이나 전기장판 등 전력소모가 많은 가전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몇천원 정도에 그쳤다. 한 주민은 "우리 같은 시골노인이 태양광 발전시스템이 뭔지 어찌 알수나 있었겠느냐"면서 "정부에서 보조금을 주고, 알아서 설치해 둔 덕분에 매달 혜택을 보고 있다"고 흐뭇한 심정을 나타냈다.

또 다른 한 주민은 "720만원 투자로 평생 전기요금이 거의 공짜라니, 처음엔 반대 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니 굉장히 잘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런 성과로 향등마을은 전국에 '태양에너지 시범장소'로 알려졌고 환경단체, 타 도시 지자체 등에서 견학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환경단체 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학생 80여명이 견학을 오기도 했으며, 바로 옆 마을에서도 "우리도 향등마을처럼 태양에너지 시범단지로 지정받고 싶다"며 관련서류를 등록해 둔 상태다.

또, 용산 미군기지가 평택 부근으로 이전함에 따라, 관련 사업을 하는 인근 주민들도 이주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평택시가 직접 나서 버스 3대를 동원해 견학을 시켜 주기도 했다. 평택시는 향등마을과 관련해 500여 가구 정도에 태양에너지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때문에 사전 견학을 나선 것으로 마을 사람들을 풀이하고 있다.

최민호 통장은 "방문하시는 분들마다 일일이 설명해 드려야 해서 농사일에 차질을 빚을 정도"라며 "'냉 난방도 가능한가?', '매달 전기요금은 얼마나 나오는가?' 등의 질문을 받곤 한다"고 밝혔다.

향등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설치만 해 두면 전기요금도 싸고, 관리도 편해 좋은 점이 많다"며 "만나는 사람마다 자비를 들여서라도 꼭 태양에너지 발전 시스템을 설치하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을 클릭하시면 연재중인 '과학마을 시리즈'를 한번에 보실 수 있습니다.] ◆ 본 시리즈는 한국과학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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