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와 합동해 8개 지구 돌며 주민 의견 수렴

"가정집 빼면 만평도 안 되는 땅인데 연구개발·산업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은 문제가 있습니다. 크지도 않은 동네인데 조용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넓은 땅 두고 여기까지 개발한다고 하니 밤에 잠도 잘 안와요." 방현지구 화암1동에서 3대째 살고 있다는 지역 주민의 하소연이다.

그는 27일 과기부, 대전시가 합동해 현장을 방문하자 화암1동을 특구개발지역에서 제외시켜줄 것을 주장했다. 10여 가구가 살고 있는 이 곳은 연구개발특구육성 종합계획에 따라 연구개발·산업단지로 조성될 계획이다.

과기부와 대전시가 9월 28일 '연구개발특구육성 종합계획(안) 공청회'를 앞두고 개발 예정 지역을 현장방문했다. 과기부 연구개발특구기획단 김봉수 기획총괄팀장을 선두로 4명으로 구성된 방문단은 26일과 27일 양일간 특구 내 8개 사업지구를 돌아가며 지역 주민을 만났다.

26일에는 전민, 문지, 신성, 용산 지구를 돌며 지구별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했고 27일에는 신동, 죽동, 방현, 둔곡 지구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과기부가 지난 7일 공청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되자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추진된 것.

일부 지역에서는 거센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고, 다른 지역에서는 박수를 받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반응을 몸으로 느꼈다. 27일 오후 방현지구를 방문한 방문단에게 또 다른 주민은 "화암1동은 연구개발단지가 아니라 차라리 외국인 전용단지로 조성하는 게 좋다"며 "이 곳이 외국인 전용단지가 되면 지역주민들 피해도 줄고, 자연환경이 다른 어떤 곳 보다 훌륭해 외국인들도 환영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김봉수 팀장은 "특구계획의 최종 목표는 대덕을 우리나라에서 제일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답변했다. 

▲과기부-대전시가 합동해 특구지역 주민의 의견을 듣기 위해 현장방문에 나섰다. ⓒ2005 HelloDD.com
마을 입구에서 주민들 의견을 들은 방문단은 주민 안내에 따라 개발지역을 둘러봤다.

과기부는 이틀간에 걸쳐 진행한 현장방문을 통해 나온 의견을 수렴해 집약된 의견을 공청회에서 제시할 계획이다. 김봉수 팀장은 "개발계획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개발에 대해 통일된 의견이 나오기 보다는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28일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에 대해 검토한 후 대안을 가지고 주민설명 등의 절차를 밟아나가겠다"고 밝혔다.

과기부는 28일 오후 2시 엑스포아트홀에서 진행될 공청회에도 지역주민들을 패널로 참석시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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