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철 이사장과 특구 함께만들기...대덕혁신포럼 '개최'

최근 대덕R&D(연구개발)특구 추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학계, 연구계, 기업인들이 참여한 '대덕특구 함께만들기' 혁신포럼이 28일 오후 5시 대덕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비록 포럼에 앞서 열린 특구 공청회는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인해 무산됐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특구에 대한 희망을 가슴 속에 품은 채 각계의 특구 구성원 하나 둘씩 포럼장으로 모여들었다.

포럼에서는 특구에 대한 애정을 갖고 새로운 비전을 말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주저함과 불평보다는 특구 성공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안들을 제시했다. 특히 행사에 참가한 박인철 이사장은 참가자들의 의견을 꼼꼼히 메모하는 등 특구의 정확한 현실파악을 위해 애쓰는 노력을 보여, 향후 특구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해 활발히 의견을 개진하고, 발전시켜나가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포럼에서 진행된 내용들을 순서대로 현장중계한다.

박 이사장, 자신 알리기..."일이 좋아서 왔다"

박 이사장은 특구인들로부터 고언을 듣기에 앞서 먼저 자신에 대한 알리기에 나섰다. 박 이사장은 특구 이사장에 대한 제의가 들어왔을 때 '자신이 과연 이 자리에 적합한 사람인가'에 대해 굉장히 주저했단다. 하지만 제의를 하루만에 결정한 데는 딱 한가지 이유가 있다.

일이 너무 좋아서다. 그는 "지난 30년 공직생활 정리하고, 남은 삶에서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길은 대덕특구를 성공으로 이끌어 국가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재경원에서부터 청와대, 기획예산처 등을 거치면서 박 이사장은 외면적으로 예산을 담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좀 더 깊이 들여다 보면 예산보다는 경제정책 분야에서 더 많은 실무를 담당했다.

그는 예산을 뒤짚어 보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재원을 확보하는 작업으로 차세대 먹거리를 창출하는 대덕특구의 선장으로 맡은 바 임무를 완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구 이사장의 한국경제 진단

▲주제발표 중인 박인철 이사장 ⓒ2005 HelloDD.com

박 이사장은 "지난 30년 동안 한국경제 정책에 대해 참여하면서 앞으로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에 고민했다"면서 "항상 역경을 극복해온 우리지만 지금이 가장 어려운 위기"라고 진단했다.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한국은 수출로 성장했지만, 그 성장은 고유가를 비롯해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큰 위기에 직면했다.

또, 급속하게 성장하는 중국과 인도의 위협에 대해 박 이사장은 "장차 중국과 인도가 세계 경제를 장악하는 거대한 '블랙홀'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런 가운데 한국은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할까.

이미 고령화로 접어든 우리 경제에서는 요소 투입형 경제 패턴이 아닌 혁신을 통한 지식산업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고, 그 단서는 바로 대덕이 갖고 있다고 박 이사장은 말했다.

박 이사장은 "대덕특구의 성공여부는 우리의 후대들에게 직결되기 때문에 특구의 중요성이나 시의성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덕을 우리의 현실과 경제 상황을 예견하지 못하고 단순히 혁신이라고 구호만 외친다면 필연적으로 실패할 것이며 다른 여러나라처럼 주저앉아 버릴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구에 대한 박 이사장의 원칙

'현실 파악을 위한 적극적인 의견청취.' 박 이사장의 특구육성 초기단계의 원칙이다. 그는 지금부터 시간과 장소를 구분하지 않고 특구 발전을 위해 많이 듣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기업뿐 아니라 기관, 학교 등 모든 시간을 투입해서 정확한 현실인식이 가능한 대안을 찾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덕특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내외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선 내부적으로 산학연관의 연계가 가능하도록 모든 능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런 다음 금융과 경영, 마케팅 등 외부의 역량을 가미해서 내부의 것과 결합되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이런 모든 일들이 지원본부가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며 어디까지나 특구인들이 주체가 되어 추진하는 것"이라며 "지원본부는 여러분들이 잘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에 대한 사회자 돌발 질문.

- 특구 공청회 무산에 대한 소감은? "상당히 착잡했다. 과거의 개발계획을 추진할 때와 지금과는 상당한 여건의 차이가 있다. 그와 같은 차원에서 사업 추진도 맞게해야 한다. 의견들을 사전에 충분히 수렴해서 더욱 더 대화를 하면서 합의점을 찾는 노력을 해야한다."

- 대전 생활은? "대덕특구인의 일원이 된 것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정말 살기 좋은 여건이라 느꼈다. 단적으로 서울에서 출퇴근하면 기본 한 시간 이상 걸렸는데 이곳은 5분이면 가능하다. 시간이 많이 남는다. 공기도 좋다. 하지만 우리 대덕특구의 계신분들과 일반 지역 주민들과의 간격이 상당히 크다는 느낌을 받는다. 제대로 특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런 간격을 줄이는 노력이 양쪽에서 같이 일어나야 겠다고 생각했다."

특구인들이 박 이사장에 제시한 의견들. - 문정기 한국기계연구원 박사..."특구 요소를 하나로 묶는 조정위원회 신설"

"특구를 무리로 묶어놓으면 다양한 요소들이 존재한다. 요소들의 다양성을 하나로 묶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전시가 생각하는 특구, 과기부가 생각하는 특구, 특구인들이 생각하는 특구는 모두 다르다. 중복기능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외국에는 조정기구가 있다. 실질적으로 지역에서 조정위원회가 돌아가야 한다. 특구인들의 간절한 바람이기도 하다."

- 전채근 대전시첨단산업진흥재단 본부장..."지원본부와 유기적 협력을"

"첨단진흥재단은 산업자원부의 예산 지원을 받고, 지방정부와 함께 만든 재단이다. 산업을 적접화시키고 기술을 특성화시켜서 세계적인 벤처기업을 만들어 가는 지역혁신 거점기관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런 기능에서 특구지원본부와 같이 할 수 있다. 역할을 분담하거나 협력할 수 있도록 하자."

- 전재용 파워엠엔씨 사장..."세계로 가는 창구가 미흡하다"

"대덕은 세계 공항으로 나가는 청주공항이라는 창구가 있다. 그런데 공항을 이용하기 정말 힘들다. 일본 노선은 아예 없고, 중국 노선도 부족하다. 항공편수를 늘리는 등 대책마련을 해야 한다. 또한 대덕의 골프장을 18홀까지 확장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 유상근 한비전 사장..."액션아이템을 제시해 달라"

"특구의 개발과 관련돼 포괄적이고 원론적인 얘기는 많이 들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이렇게 하겠다는 얘기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답답한 부분이다. 더 늦기전에 액션아이템을 조속하게 만들어 달라."

- 양현승 KAIST 대덕특구 전문위원회 위원장..."큰 임팩트 살려서 관심갖도록"

"특구의 지금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은 것 같다. KAIST가 대대적으로 특구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해 왔지만, 결국 총장은 특구에 참여하면 뭐가 좋은지 인센티브를 제시하라 한다. 다시 분위기를 회복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너무 많은 기대는 경계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올해가 가기 전에 특구에서 큰 임팩트가 있는 것을 살려서 특구에 있는 관심을 갖게 하는 일을 만들어야 한다."

- 이상헌 무한투자 대전센터장..."특구 전문펀드 만들자"

"특구에 대한 전문 펀드가 이야기가 나오고 잇다. 무한투자도 200~500억 정도 펀드를 생각하고 있다. 지원본부와의 매칭 펀드 등을 고려하고 싶다. 기업의 성장 속성이 다르듯 기업의 속성을 이해한 투자가 필요하다. 특구의 전문적인 펀드를 만들 필요가 있다."

- 노형철 ICU 학생..."특구와 지역 대학생 연결고리 구축"

"대덕과 학교의 연결고리가 약하다. 단적으로 친구들을 보면 우수한 인재들이 졸업하면 대덕에 남지 않는다. 학생들을 대덕에 잡아놓을 대안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한가지 방안은 대학의 네트워크다. 기업들과 학생들이 서로 알 수 있도록 연결망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 연결망을 구축하고 있는데 많은 후원 부탁한다."

- 김선근 대전대 교수..."특별법에 대한 업무 메뉴얼 절실"

"대덕에 있는 대학과 출연연의 연구역량이 시장지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특구연구개발사업과 연구소 기업에 대한 이해가 너무 약하다. 19개 출연연을 다 돌아보면 특구TF팀이 있지만 연구소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특별법에 대한 업무 메뉴얼이 절실하다."

- 박진성 에스티엠 사장..."노장의 경험을 활용해라"

"고령화 시대다. 역량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노장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달라. 특구에 노장의 경험을 접목하면 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 박준병 대전시 전략산업기획단장..."특구 홀로서기하자"

"과기부가 특구에서 할 일이 있고, 산자부, 정통부 등이 함께 할 일이 있다. 그런데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정부에서부터 구분을 짖고 있다. 정부에서 어떤 위상을 갖고 접근하기 전에 특구는 이사장의 역량으로 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홀로서기'가 가능해야 한다." -

임창만 한국기술거래소 본부장..."돈 되는 기술 위주로 개발하는 문화 구축"

"대학이나 연구소는 연구를 대단히 많이 했다고 하지만 기업에서 보면 쓸만한게 별로 없다고 한다. 기술 사업화해서 돈이 되는 구조가 돼야 하는데, 잘 안되다 보니 지원이란 말만한다. 돈되는 기술 위주로 개발해야 하는데 특성상 좋은 기술은 내가 직접 창업하지 남 안 준다. 어떻게 돈되게 기술을 팔 것인지 생각해야 하는데, 문화적인 성숙이 덜 돼서 성공을 못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기술거래소도 역할을 할 수 있다."

- 구본급 한밭대 교수..."특구에서 우리 대학도 한 몫"

"대덕에는 10여개의 대학이 있다. 한밭대는 70년간 산학협력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 학교에서 특구 사업에 참여할 때, 구역에 포함되지 않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갖는 일이 없도록 부탁하고 싶다. 한밭대도 특구지원본부와 적극 협조해 나갈 것이다."

- 오혜영 로뎀디자인 사장..."특구가 정부지원 안받으면 안되나"

"정말 궁금한게 있다. 특구가 정부로부터 지원을 안받으면 안되나. 정말 홀로서기는 할 수 없는 것인가. 생각해볼 문제다. 특히 앞으로 특구의 상업화 관점에서 산업디자인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한편 이날 혁신포럼에는 김성년 대전과총 회장, 구본급 한밭대 교수, 김선근 대전대 교수, 김왕동 STEPI 부연구위원, 구남평 디지털타임즈 기자, 김용호 배재대 교수, 김유숙 지질연 박사, 남장수 원자력연 위촉연구원, 노형철 NTwithUS 대표, 문정기 기계연 책임연구원, 박영조 기계연 창업보육센터장, 박은일 솔루션웍스 대표, 박진성 에스티엠 이사, 박진하 건국산업 대표, 심재기 옵토스타 대표, 송낙경 특구지원본부 단장, 손민구 STEPI 객원연구원, 송성헌 아이쓰리시스템 대표, 양병우 한국정보통신대학교 창업보육센터장, 양현승 KAIST 연구처장, 여인철 KAIST 감사, 오혜영 로뎀디자인 대표, 유관종 충남대 교수, 이재일 산학혁신전략연구소 대표, 이규상 목원대 교수, 이상헌 무한투자 대전센터장, 이성배 대전무역전시관장, 엄의석 대전첨단산업진흥재단 단장, 유상근 한비전 대표, 이수민 충남대 대학원생, 이영근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 책임연구원, 임채환 대전시 자문관, 임재문 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임창만 한국기술거래소 본부장, 장혜숙 카엘 부장, 전채근 대전첨단산업진흥재단 본부장, 전재영 파워엠엔씨 대표, 최종인 한밭대 교수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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