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영상 성공적' 발표한 29일 '면도'…"젊은연구원 실질적 처우개선 노력할 것"

<사진=대덕넷 제공>

"오늘(29일) 아침에 수염을 깍았어요. 먼저 가위로 자르고, 기계로 또 자르고 마지막에 면도기로 면도했더니 꼬박 30분 걸리더군요. 시원섭섭하던데요."

다목적실용위성 2호(아리랑 2호)를 성공시킨 백홍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 29일 덥수룩한 수염을 드디어 잘라냈다. 아리랑 2호의 진정한 성공을 의미하는 직접적인 표현이다. 수염을 기르기 시작한지 정확히 72일만이다.

백 원장은 아리랑 2호 발사 40일 전부터 성공을 위한 연구현장의 긴장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목적으로 수염을 길러 왔다. 수염 기를 때는 아침에 대충 세수를 해도 괜찮은 좋은 점도 있었지만, 식사를 할 때 밥풀이 수염에 붙어 불편한 점도 있었다.

현장 연구원들은 원장이 수염을 기르자 의도한대로 긴장하기 시작했고, 성공을 위해 필사적으로 발사 준비에 몰두했다. 주변에서는 백 원장의 수염기른 모습을 보고 '예술인같다', '도사가 따로 없다', '잘 어울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혹자는 "수염 기른 원장이 더 멋있다"며 "아예 이번 기회에 '수염 연구원장'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굳혀보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재미난(?) 제안을 건네기도 했다.

아리랑 2호가 성공적으로 시험영상 촬영까지 마무리한 현재. '수염을 깍고 시원섭섭하다'는 백 원장은 "아리랑 2호가 정상운영 되려면 카메라 초점 조정 등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일단 90% 이상 성공했다고 봐도 무관하다"며 "다만 국민들께 죄송한 것은 첫 시험영상을 한반도 영상으로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사실 한반도 촬영을 위해 연구원들이 지난 주말까지 반납하면서 일주일간 한반도 영상 접근을 시도했지만, 구름이 많아 영상을 확보하지 못했다. 백 원장은 아리랑 2호가 정상 운영되면 이를 바탕으로 국내 영상 활용을 활성화하는 작업을 본격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특히 백 원장은 앞으로 젊은 연구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발로 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연구과제 수탁사업을 해야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관련규정 때문에 항공우주연구원은 연구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에 백 원장은 "아리랑 2호 성공으로 고생한 연구원들에게 보상을 해주고 싶은데 원장으로서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나는 못받아도 좋지만 진짜 고생한 연구원들의 보상을 위해 여러 정부 부처에 건의하는 등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9일 추가로 공개된 백두산 흑백 촬영 사진 ⓒ2006 HelloDD.com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