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밸리 기업명 분석....아이템·비젼 등 내포하는 이름 多

"마이사이몬닷컴이 짧은 시간내에 성공할 수 있었던 큰 원인 중 하나가 고객들에게 친숙하게 불리워질 수 있었던 '마이사이몬'이라는 사이트명칭 때문이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터넷 쇼핑몰 가격비교 사이트를 개설해 C-Net사에 7억불을 받고 M&A를 한 마이클양 넷지오 사장이 한국의 한 강연장에서 한 말이다. 이처럼 기업이나 기업사이트의 명칭은 고객과의 친밀도 면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은 대부분 자사의 궁극적인 목표 또는 주요 아이템을 떠올릴 수 있도록 기업명을 작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를 나타내는 기업명을 사용하는 대덕밸리 기업은 지니텍, 543미디어텍, 코이노, 뉴레카, 도담시스템스 등이 있다.

지니텍(대표 박인규)은 신밧드 요술램프의 요정 '지니'에 기술을 나타내는 'tech'를 혼합해 지어 '기술로 무엇이든 다 해주겠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 뜻외에도 아버지의 '지', 어머니의 '니'를 딴 창조와 상생의 개념도 있다고 회사관계자는 말하고 있다.

'베스텍'에서 기업명을 바꾼 543미디어텍(대표 이명진)은 21C를 맞아 전세계에서 가장 해가 먼저 떠오른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마을에서 첫 태양이 떠오른 시간이 5시 43분이라는데서 따온 기업명으로 21C를 비춰줄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이명진 사장은 "외국 바이어를 만나서 '파이브-포-쓰리'라고 말하면 쉽게 기억하고 잘 잊어먹지도 않는다"며 "21C의 첫 태양처럼 21C를 이끌어갈 회사로 만들겠다"고 회사명에 강한 뿌듯함을 나타냈다.

코이노(대표 오주병)의 경우 성경에 쓰여진 단어 '코이노니아'에서 기업명을 따왔으며 '사랑의 공동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오 사장의 영향으로 작명되어졌으며 그 의미가 기업이념으로 사용되어지고 있다.

뉴레카(대표 홍범기)는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진리를 깨닫고 알몸으로 거리로 나와 '뉴레카(EUREKA)'를 외쳤듯이 정보통신분야의 새로운 서비스를 찾아내겠다는 속뜻이 있다. 홍범기 사장은 "친숙한 단어를 기업명으로 사용해 국내외 외부인사들을 만나도 쉽게 외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보다 친근감을 갖고 기업을 바라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레카의 경우 기업명 때문에 '한순간 레카차회사로 몰리는' 해프닝을 겪기도. 레카차를 끄는 한 운전수가 불법행위의 용의자로 떠오르자 관할 경찰서에서 이 회사를 찾아 "레카차 회사가 아니라 벤처였어요?"라고 묻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도담시스템스(대표 엄영준)는 순우리말을 기업명으로 사용한 케이스. '아무 탈 없이 잘 자라는 모양'을 나타내는 순우리말 '도담도담'으로 표기하려 했지만 고어는 상표로 등록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도담'으로 등록을 했다고 한다. 기업명 때문인지 현재 이 회사는 '도담스럽게' 잘 성장하고 있다.

기술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갖고 주요 아이템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이름을 지닌 기업으로는 시뮬라인, 세트렉아이, 지지21, 첨성대, 플라즈마트, 한국인식기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시뮬라인(대표 김의석)은 교량전차, 포술훈련, KI 전차 '시뮬레이터'를 생산하는 업체이며 세트렉아이(대표 박성동)는 소형지구관측 위성시스템, 위성용카메라, 위성영상 등 '위성'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지21(대표 이상지)는 GPS, GIS등을 주요 아이템으로 하며 첨성대(대표 이완호)는 기상정보시스템·인터넷 기상정보서비스를, 플라즈마트(대표 장흥영)는 최근 플라즈마 진단 장비 및 플라즈마 발생장비를 시장에 선보였다. 또한 한국인식기술(대표 이인동)은 문자·음성인식기술을 사업의 근간으로 한다.

이밖에도 상당수의 기업들이 '~~~ 테크놀로지', '~~~텍' 등 기술기반의 기업임을 나타내는 이름을 갖고 있다. 한편 대덕밸리에는 '빛과전자-빛과번쩍', '이머시스-이노시스', '도담시스템스-도남시스템', '래트론-레이트론', '케이맥-케이엠', '한백-한백전자' 등 비슷한 이름으로 혼동을 주는 경우도 있다. 대덕밸리 기업들 가운데는 이처럼 기업명이 비슷한 경우가 많아 대덕밸리를 찾는 외지인들을 황당하게 만드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실제로 서울의 A기업인은 얼핏 신문에서 본 기업을 찾아 내려왔다가 비슷한 이름의 다른 기업을 찾아간 경우도 발생했으며 비슷한 이름의 기업들 간에는 서로 잘못 걸려오는 전화가 하루에도 2∼3통씩 걸려오고 있다고 이들 기업은 말하고 있다.

뉴레카 홍범기 사장은 "창업전 1백여개의 이름을 놓고 고심했을 정도로 기업명은 중요하다"며 "B2B, B2C를 막론하고 고객과의 거리를 줄이는데 기업명이 지대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덕밸리내의 한 CI전문 디자이너는 "브랜드 네임의 가치는 기업성장 곡선과 뿌리를 같이 한다"며 "그 기업의 CI만 보더라도 현재 기업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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