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한 해동안 밖으로는 반도체 경기의 '한파', 미 테러사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략 등과 안으로는 각종 게이트사건, 닷컴 몰락 등 연이어 터지는 경기침체 요인들로 대덕밸리도 쉽지만은 않은 한해였다.

역경속에서도 대덕밸리는 지난해 9월28일 '대덕밸리 선포식' 이후 기존의 첨단기술력 위에 경영, 관리, 마케팅, 입지 등에 힘을 쏟으며 점차 성공벤처단지로의 변모를 위한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코스닥등록, 각종 기술인증 획득 및 벤처대상 수상, 기술해외수출, 대덕테크노밸리 기공 및 협동화사업 진행 등 작지만 가능성있는 여러 가지 성과들이 줄을 이었다.

연말연시를 맞아 대덕넷은 2001년 신사년을 마감하며 올 한해의 변화와 성과를 중점으로 되돌아 보고(대덕결산上), 문제점과 과제, 그리고 개선책을 조명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편집자주>

◆ 대덕밸리 3개사 코스닥 등록

시장경기가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도 인바이오넷(3월) , 아이티(4월), 아이디스(7월) 등 3개 업체가 코스닥 예비심사를 통과해 지난해 블루코드테크놀로지, 하이퍼정보통신에 이어 대덕밸리 제3·4·5호 코스닥 기업으로 등재됐다.

이들 기업들은 코스닥등록 이후 대덕밸리의 동료 벤처기업인들을 초청하는 동네잔치를 벌여 대덕밸리만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도 했다. 3개의 기업은 숫적으로 많지는 않지만 올해의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그리 나쁜 실적은 아니라는 평이다. 특히 내년에는 경제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의견들이 늘어나면서 10여개이상의 기업들이 코스닥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 수출, 수출...또 수출..연이은 해외공략

연이은 이웃집의 '대박'소식은 수출을 성사시킨 기업보다 주변의 타 벤처기업에 '나도 할 수 있다'는 큰 힘을 실어줬다.

반도체 전공정장비 제조 벤처기업 지니텍은 지난 10월 네덜란드의 거대 다국적 반도체 장비 업체인 ASM에 플라즈마 원자층 증착기술(PEALD) 및 구리 바닥채움 화학증착기술(Cu Superfill CVD)을 수백만불에 수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또한 오디티가 액정화면분야의 핵심기술로 고품질제품을 생산해 올 한해 약 7백만불의 수출실적을 올렸으며 지씨텍도 해외 아케이드 게임쇼에 참가해 올 한해동안 총 3천만불의 수출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넷비젼텔레콤은 전화선을 이용한 접속 장비 '인터넷 액세스 솔루션' 제품군을 서울의 네온게이트와 공동으로 미국, 중국 등에 총 2천2백만불 가량을 수출했으며 시뮬라인은 일본 방산업체인 텐류공업에 5백만불 규모의 트레이닝 시뮬레이터를 공급하는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또 최근에는 이머시스가 일본 소프트웨어 개발유통회사인 랜드포트사에 입체음향 소프트웨어 '메이븐3D' 6억여원 어치를 공급키로 하는 수출계약을 성사시켰으며 레이트론도 리모콘 수신용 '적외선 통신 수신부품' 5백만불가량을 중국에 수출했다.

반도체 경기가 불황인 가운데 아이세미콘은 반도체 파운더리 분야의 세계적 기업인 대만의 TSCM社에 반도체 제조공정용 결함분석 소프트웨어 '디펙터 Ⅱ'를 공급키로 해 1백만불 가량의 수출고를 올리기도 했다.

이밖에도 나노신소재가 대만 기업과 나노미터 크기의 인듐 틴 산화물(ITO) 및 안티몬 주석 산화물(ATO) 분말 3백만달러어치에 대한 수출계약을 맺고 1차분 20만달러어치를 선적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많은 기업들이 컴덱스, 세빗 등에 참가해 대덕밸리의 우수한 기술력을 자랑하는 한편 해외공략의 물꼬를 틀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의 이러한 수출실적은 대부분 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산정된 금액이어서 올해가 아닌 내년도 수출통계에 적용돼 내년도 대덕밸리 수출실적은 급성장 물결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발표에 따르면 올 1월∼10월까지 대덕밸리 벤처기업 가운데 수출을 한 기업은 총 90개 업체로 세관을 통과한 액수는 총 3천여만불이다.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이상 성장한 것으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울산광역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이다.

◆ 역시 기술력하면 '대덕'...각종 인증·상 독차지

올해 들어 대덕밸리 벤처기업의 우수성이 한층 강화됨과 동시에 이를 인정받는 각종 수상소식이 이어졌다.

대학이나 연구소가 독차지해 오던 국가지정연구실(NRL)에 제노포커스를 비롯한 8개 기업이 지정됐고 16개 기업이 국산신기술(KT마크) 인증을 획득하는 등 다방면에 걸쳐 뛰어난 기술력을 대내외적으로 공인받기 시작했다.

벤처기업 최고의 영예인 대통령상 수상의 낭보도 잇따랐다. 지난 7월 대한민국 기술대전에서 한국터보기계가 대통령상 수상을 시작으로 '2001벤처기업대상'에서도 블루코드테크놀로지와 아이디스가 영예의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벤처기업을 육성 지원하기 위해 선정하는 INNO-BIZ기업에 총 81개사가 선정되는 등 '국가공인 벤처기업'의 면모를 유지하는 성과를 드높였던 한 해였다. 이밖에도 많은 기업들이 NT(신기술인증)마크, ISO9001 인증, 유망중소기업 등에 선정되면서 기업의 가치를 한층 높였다.

◆ 입지·자금 숨통 트인다

오랜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오던 입지와 자금의 문제에서도 1백%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최소한 절반이상의 성공을 거둔 한 해로 평가되고 있다.

대전시의 오랜 숙원사업이던 대전과학산업단지의 새이름 대덕테크노밸리가 지난 11월 13일 기공식을 갖고 1단계 용지개발에 들어가 2007년까지 총 423만㎡를 개발함으로써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의 입지난 해갈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동정보통신·오롬정보·덕인 등이 입주한 대덕밸리 제2호 협동화단지인 벤처기술연합이 지난 9월 문을 열었으며 이에 이어 11월에는 국내 IT관련 최대 협동화단지로 꼽히는 (주)대덕밸리가 기공식을 갖고 내년 초부터 속속 20여 업체가 입주할 예정이다.

원자력협동화단지가 본격적인 조성에 들어가 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와 한진연구원 사이 1만5천평부지에 한빛레이저, 카이텍, 가이아 등 원자력 관련 벤처기업 8개사가 새둥지를 틀 예정이다. 이들 기업은 내년 5월부터 입주를 시작해 연내에 모든 기업이 입주를 마칠 계획이다.

올해는 자금 부분에서도 변화가 보였다. 지난해 1백억원 규모의 제1호 대덕밸리 투자조합에 이어 올 2월에는 3백억원 규모의 제2호 대덕밸리 투자조합이 결성된 것을 시작으로 충청하나은행, 중소기업은행, 한국산업은행 등 금융권에서도 대덕밸리에 잇달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 성공으로 가는 끈, '네트워크' 활성화

올해는 반도체모임, 보안모임, 홍보모임, 대덕밸리마라톤, 대덕산행, 호프데이, 대덕밸리송년회, 각종 강좌, 서울 벤처리더스클럽과의 만남 등 성공벤처로 가는 또 다른 지름길인 '네트워크'가 한층 강화된 한해였다.

대부분의 CEO들이 연구원 출신인 탓에 그간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이 점차 '오픈마인드'를 가지면서 각종 행사에 적극 참석해 명함을 주고받으며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을 보인 것.

이러한 경향은 올해 대덕밸리 전체의 과제였던 '전문화와 융합화' 가운데 융합화 부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평가되며 이와 같은 성공으로 인해 많은 벤처기업들이 안고 있던 숙제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풀리는 모습들이 속속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분야에 있어서는 아직도 많은 대덕밸리 기업인들이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해 좀 더 적극적인 비즈니스 마인드가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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