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열풍속 풍속도...은근한 압력...흡연실 등 다양

"이걸 끊어? 말어?" 목

원대IBI에 입주해 있는 H사 K모 사장은 최근 담배로 인한 고민에 빠져있다. 얼마전 한 여직원이 슬며시 다가와 던진 한마디 때문이다. "사장님, 새해도 됐는데 담배 좀 끊으세요. 사무실 공기도 생각해 주십시요." 살짝 돌려서 말했을 뿐 담배를 끊던지, 피우고 싶으면 나가서 피우라는 말이다.

30여년간 하루 1갑이상씩을 피울 정도로 애연가인 K사장도 "직원들에게 이런 소리까지 들어가며 계속 담배를 피워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금연을 결심하긴 했지만 쉽게 끊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하지만 사무실에서 쫓겨나는 꼴은 되지 않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담배 때문에 밖으로 나간 CEO도 있다. 소프트웨어지원센터에 입주해 있는 O사의 L모 사장은 별도의 사장실이 있음에도 저녁때면 소프트웨어지원센터를 밝히는 '반딧불족(컴컴한 밤, 아파트 베란다에 나와 끽연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 된다.

L사장은 "일전에 약 6개월간 금연을 했다가 실패한 이후로 웬만해서는 사무실 내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며 "여직원들 뿐만 아니라 남직원들에게도 지킬 건 지키는 매너있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임오년 새해에 들어 '이주일 신드롬'이라고도 불리는 금연운동이 전국민적으로 확산되면서 이처럼 직원들에게 '협박아닌 협박'을 당하는 CEO가 있는가하면 딸 아이의 협박(?)에 부랴부랴 '신선초'를 구입한 CEO도 있다. 장영실관의 입주해 있는 E사 D모 사장은 TV에 나오는 이주일 씨를 보고는 "아빠! 아빠도 담배 끊어! 난 아빠가 좋은데 담배피우는 모습을 보면 미워져"라는 폭탄선언을 받았다고 실토했다. 그는 '금연각오'를 통해 "직원들에게 올해 들어 각오를 보여주는 것 도 있지만 딸 아이의 애교섞인 투정을 더이상 외면하기가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반면 금연열풍이 불고 있지만 사무실에서 여전히 흡연을 하는 '막무가내식' CEO도 있다. M사 O모 사장은 모든 직원들이 사무실 옆 흡연실로 나가서 흡연을 함에도 자신은 사장실에서 CEO만의 특권을 누리고 있다. 그에게 직원들의 반발이 없냐고 묻자 "아직까지는 감히 말할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누군가 나를 밖으로 내몰지 모를 일이니 미리 방어전략(?)을 세울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덕넷 김영중 기자 happynews@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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