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포성섬유증 등 불치병 치료 기여 전망

 

국내 연구진이 인체 상피세포를 통한 수분과 전해질 분비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 기관지가 말라 퇴화하는 불치병인 낭포성섬유증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서울대 약대 오우택(53) 교수팀이 상피세포를 통한 수분 및 전해질 분비에 필요한 염소이온 통로의 새로운 유전자인 '아녹타민1(Anoctamin 1)'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염소이온 통로는 염소 음이온을 상피세포 밖으로 내보냄으로써 상피세포의 수분 분비에 관여하는 이온통로로, 이 과정을 통해 침과 눈물, 땀의 분비, 기관지 분비, 췌장 분비, 콩팥과 위장에서의 흡수 등이 일어난다.

특히 백인들에게 많은 불치병으로 꼽히는 낭포성 섬유증(cystic fibrosis)도 염소이온 통로의 이상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지금까지 염소이온 통로의 유전자는 발견되지 않았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미 국립보건원(NIH) 생물학정보센터(NCBI)의 인간게놈지도 유전자 염기서열 정보를 생물정보학적 기법으로 분석, 염소이온 통로의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를 발견해 '아녹타민 1'로 명명했다.

상피세포에서 세포 내 염소이온 농도가 높으면 염소이온통로 아녹타민1이 열리면서 염소이온이 통로 쪽으로 나가게 되며 이에 따라 세포 내 삼투압이 낮아지면서 내부의 수분이 세포 밖으로 분비된다. 낭포성섬유증은 기관지에서 염소이온의 분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기관지가 말라 퇴화하면서 숨을 쉴 수 없게 되는 불치병이다. 즉 염소이온의 분비가 이루어지지 않아 물이 섬모 쪽으로 이동하지 않고 기관지가 마르며 섬모도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오 교수는 "섬모의 움직임이 없으면 기관지에서 먼지나 병균 등을 제거할 수 없어 결국 기관지가 막혀 숨을 쉴 수 없다"며 "아녹타민1의 활성을 증가시키면 염소이온 분비가 증가하고 물 분비도 늘어나기 때문에 이는 낭포성섬유증 치료에 획기적인 방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오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영국 학술지 '네이처(Nature)' 인터넷판 25일자에 기조논문으로 기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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