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R&D부터 마케팅까지 협력
특구 내 시너지 발휘 '아이디어 톡톡'

#1. 골프존(대표 김영찬)의 골프시뮬레이터는 실내 운동이기 때문에 야외서 맛볼 수 있는 선선한 '바람'까지 제공할 수 없었다. 골프존은 공기청정기 개발업체인 블루엔(대표 이청호)과 손잡고 '풍향제어 공기청정기' 개발에 착수했다. 올해 말이면 스크린 골프방에서 필드의 바람까지 느낄 수 있을지 모른다.

#2. 서울프로폴리스(대표 이승완)는 최근 레이저치료 후 상처를 빨리 회복할 수 있는 연고를 개발했다. 현재 쥐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실험이 완료되면 원테크놀로지(대표 김종원)와 공동마케팅에 들어간다. 원테크놀로지는 의료용 레이저기기를 전문적으로 개발, 생산하는 기업이다.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기업들의 협업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성과를 얻거나 매출을 크게 올린 사례는 없지만 각자가 가진 기술력을 활용, 공동으로 연구개발과 마케팅을 고민하는 모습이 고무적이라는 반응이다.

협력 사례는 크게 3가지 형태. 기존 상품의 개선을 위해 타 기업의 기술을 빌려오는 경우와 비슷한 분야의 업체가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경우, 그리고 관계있는 상품을 개발해 공동마케팅을 하는 경우 등이다.

물론 비즈니스 협력사례들이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만은 아니다. 서로의 업력과 기술개발 능력, CEO의 비즈니스 마인드 등 다양한 요소가 함축돼 기업들간 협력이 흥망성쇠를 좌우하고 있다.

대덕특구 한 기업인은 "대덕특구 기업 간의 모임이 많고 의견을 나누다보니 도울 수 있는 사례가 나온다"며 "현재 진행 중인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조화롭게 추진되면 제대로 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프존, 산·학·연·관 협력체제 구축···시너지 창출

골프존은 특구 내 기업은 물론 대학 등과도 협업체제를 갖춰 지역 사회 연구역량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현재 블루엔(대표 이청호)·라이브젠(대표 송석원)·하이드로메틱스(대표 이영기)·엑스포넷(대표 조한출) 등의 기업과 ICU(한국정보통신연구원)·서울대학교 등의 대학교와 함께 공동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스크린골프를 운영하기 위한 인터넷 시스템과 센서, 영상처리 등에서의 협력뿐 아니라 스크린 골프방의 진화를 위한 환경 설비까지 특구 내 기업과 손 잡고 있는 것. 김영찬 골프존 대표는 "대덕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필요한 연구와 기술을 지역에서 찾아보려 한다"며 "이런 사례들이 계속 나와준다면 대덕에 좋은 기업과 사람이 몰려 상생의 클러스터가 조만간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프로폴리스-원테크놀로지, 마케팅 협력···판로 개척 유리

서울프로폴리스와 원테크놀로지는 마케팅 부분에서 힘을 모았다. 레이저시술기와 레이저치료용크림을 함께 판매하기로 한 것. 2007년 7월 두 회사는 의료용 레이저시술기 판매시 레이저치료용크림을 함께 판매하면 좋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를 도출했다. 서울프로폴리스가 연구개발에 들어갔고, 1년 뒤 제품이 개발됐다.

개발된 제품은 현재 단국대학교 레이저의학연구소에서 테스트를 거치는 중이다. 12월 결과가 발표되면 시장에 출시된다. 이승완 대표는 "레이저치료용 크림의 시험이 완료되면 원테크놀로지가 레이저 시술기를 판매하는 쪽에 우리 제품도 소개하기로 했다"며 "판로 개척 등 마케팅이 고민인데 공동으로 판매를 할 수 있으니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에이엔티21-파워21·에이팩-디씨아이 등 기술활용 제품 출시

타 기업의 기술을 활용해 상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에이엔티21(대표 고명한)과 파워21(대표 태양숙)은 두 기업의 기술을 활용해 양어장에 들어가는 정수시설을 개발했다. 파워21이 전기의 힘으로 물을 정화하는 데 한계를 느껴 에이엔티21의 필터기술과 광촉매기술 등을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파워21의 기계 장치에 에이엔티21의 기계 장치를 넣고 기술을 양어장 등에 들어가는 정수 시설을 개발할 수 있었다.

태양숙 파워21 대표는 "앞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파트너를 찾았고 에이엔티21과 공동 연구해 괜찮은 성과를 내게 됐다"고 말했고, 박경호 에이엔티21 팀장은 "'물정화'라는 공통 키워드를 중심으로 힘을 모았고 파트너가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에이팩(대표 송규섭)은 태양열집열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디씨아이(대표 박원국)과 협력했다.

온수나 난방, 냉방을 위한 태양열집열기에는 원격 제어하는 시스템이 필요한데 디씨아이가 이 부분의 기술을 맡은 것. 박원국 디씨아이 대표는 "태양열집열기 전문기술은 없지만 컨트롤러 전문이라 그 부분을 맡았고 텔트론의 절전형 조명 개발에도 칩(chip) 부분은 협력하고 있다"며 "특구 내 기업끼리 만날 기회가 많아 이런 사례도 늘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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