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하혜경 한의학연 박사···다방면 전문가로 최강팀 구성
"천연물분야 연구는 우리가 최강자"

 

"닥나무를 비롯한 천연물과 한약재는 한 가지 성분으로 이루어 진 것이 아니라 효과를 높여주는 성분과 효과를 낮추는 성분이 함께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단일성분으로 된 일반 약품을 연구하는 것보다 더 어렵습니다."

'한지제조 부산물인 닥나무 속대를 이용한 기능성 상품 개발 과제'(이하 닥나무 과제) 연구책임자 하혜경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는 한약재를 분석하고 효능을 밝히는 일이 일반 약품의 효능성분을 밝히는 것보다 더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이지만, 그만큼 연구원으로서의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닥나무 과제에선 문헌에는 나와 있지 않던 새로운 효능을 발견하게 돼 더욱 감동이 컸다. 하 박사가 속한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약제제연구부의 신현규 박사팀 연구원 8명은 중소기업청의 지원으로 1년 전부터 닥나무 과제를 진행해왔다.

하 박사는 닥나무 과제의 실무자로 닥나무 추출물의 생리활성을 확인하고 어느 성분이 어느 부분에 활성이 제일 좋았는지 데이터를 얻어내는 역할을 주로 수행하고 있다.

"1년 동안의 연구결과 골다공증이나 성장호르몬 분비 효과 등의 활성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효과를 기대하지 않았던 항염증이나 면역증가 부분에 효과가 큰 것을 알게 되었죠."

하 박사는 "면역활성화는 기대를 안하고 연구를 진행했는데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기대했던 부분의 효능을 발견한 것보다 예상치 못했던 효능물질을 발견해 기쁨과 보람이 배가 됐다"고 말한다.

◆"팀원들 간 화합이 좋은 연구성과 비결···한약 표준화 이끌겠다"
 

▲최고의 팀웍로 즐겁게 연구하는 한의학연구원
닥나무 과제팀
ⓒ2008 HelloDD.com
하 박사는 "팀원들 간에 화합이 잘돼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거의 없고 좋아하는 일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팀원들의 뜻이 잘 맞아 좋은 성과를 도출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의학연에는 한의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약학·한약학·생화학·분석화학 등 다방면의 전문가가 포진해 있는 것도 다른 연구기관에 비해 장점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강력한 팀을 형성, 연구를 진행하기 때문에 천연물과 관련된 과제를 수행할 때는 유리하다고.

그의 전공도 화학. 세부전공은 생화학이다.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가 천연물에 관심이 많아 천연물의 생리활성 연구를 자주 접하다 보니 한의학연과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앳된 외모와는 달리 하 박사는 1997년 한국한의학연구원에 입사, 현재 입사 12년 차를 맞은 중견 연구원이다. 입사 후 주로 골다공증에 대한 치료제나 예방제, 성장 호르몬에 대한 것들을 많이 연구를 했다.

현재 신현규 박사가 총괄하는 한방처방 EBM (Evidence-based medicine:근거중심의학)사업을 통해 한방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밝히려고 하는 연구팀에 속해 닥나무 과제를 비롯해 '한약재 품질평가 과학화 과제', '우수한약 효능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우수한약연구'과제의 경우 같은 한약재라도 지역별, 일기별로 효능이 달라질 수 있기에 경우의 수를 고려하여 약재를 비교·분석, 어느 경우에 효능이 좋은지, 또한 어떻게 보관하고 어떻게 유통하는 게 좋을지 과학적으로 연구해 우수한 한약재를 생산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 박사는 마지막으로 "한약을 표준화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이화학적으로 유효성분을 밝히는 것에서 벗어나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해 한약의 효능 기전까지 밝히는데 매진하고 싶다"고 연구원으로서의 소명의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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