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제품 크기 30분의 1, 효율 50~100배…세계 시장 선도 기대

국내 연구진이 악성 골종양이나 간암 폐암 방광암 골수암 치료에 활용될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레늄-188'을 의료 현장에서 간편하게 추출해 사용할 수 있는 방사성동위원소 발생기를 개발했다.

이준식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 동위원소이용기술개발부 박사는 병원에서 생리식염수만 주입하면 고순도의 레늄-188을 간편하게 추출해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초소형 고효율 발생기와 그 핵심기술인 흡착칼럼 제조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이준식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레늄-188 발생기는 해당 제품의 개발을 주도해오던 미국·러시아 제품의 30분의 1 크기에 불과하며 효율은 50~100배 높다"며 "각국으로부터 제품 견본을 보내달라는 요구가 쇄도하는 등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현재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하고 세계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미국에 특허를 출원했다. 이 박사가 개발한 기술의 핵심은 원하는 방사성동위원소만을 뽑아내는 흡착 칼럼의 크기와 효율.

미국·러시아가 개발한 발생기는 흡착칼럼의 효율이 떨어져 칼럼의 크기가 크고 레늄-188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식염수가 필요해 추출 후 재농축하는 번거로운 추가 장치가 필요한 단점이 있다. 이 박사는 미국 러시아 등이 흡착칼럼으로 사용하는 일반 산성 알루미나 대신 세라믹 소재 제조에 사용되는 '졸-겔법(Sol-Gel Technology)'을 이용, 황산기로 치환한 황산 알루미나를 개발해 흡착칼럼의 크기는 줄이고 흡착 효율은 크게 높이는데 성공했다.

이 박사의 연구결과는 지난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관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전문가들이 '엄청난 칼럼(crazy column)'이라고 극찬할 만큼 세계적인 주목받고 있다. 레늄-188은 단시간 내에 암세포를 사멸시키고 사라지기 때문에 악성골종 통증완화 등 다양한 암 치료에 이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방사성동위원소로 전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핵종이다.

미국은 지난해 레늄-188을 식품의약국(FDA)에 의료용으로 등록 신청했다. 레늄-188은 연구용 원자로에서 생산한 방사성동위원소 텅스텐-188이 붕괴하면서 생성되며 반감기가 16.9시간에 불과해 의료 현장에서 직접 추출해서 사용하고 있다.

이 박사가 개발한 발생기 제품이 상용화되면 의료진이 발생기에 생리식염수와 진공 처리된 약병 2개만 꽂으면 곧바로 레늄-188을 추출해 사용할 수 있다.

이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레늄-188 발생기는 곧바로 상용화가 가능해 국내 뿐 아니라 외국 병원에 공급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도 레늄-188을 이용한 난치병 치료제 개발 및 치료적 적용연구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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