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2012년까지 2547억 투입…녹색전력IT 상용화 기술 개발

정보기술(IT)을 통한 '똑똑한 전기'의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지식경제부는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전KDN과 '녹색전력 통합실증단지(Test Bed) 및 녹색전력 IT 상용화 기술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지경부는 2012년까지 총 2547억원을 투입, 녹색전력 IT 상용화 작업을 진행하며, 상용화 작업에는 한전KDN을 비롯해 LS산전, 현대중공업 등 88개 기업·기관이 참여한다. 또 상용화와 수출을 앞당기기 위해 3000세대 규모 통합실증단지를 오는 2011년까지 건설키로 했다. 통합실증단지는 한국전력·전력거래소 등 13개 기관이 810억원을 들여 조성한다.

녹색전력 IT는 발전소 송전탑·전봇대·가전제품 등에 수많은 감지기를 달아 여러 종류 전력 정보를 생산·유통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 전력먕에서 뽑아내던 정보가 전력사용량에 불과한 것에서 벗어난 차세대 기술로 해당 기술이 완성되면 시간·계절·날씨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맞춤 전력 생산·공급이 가능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지경부는 2004년에 발표한 '지능화 전력망(Smart Grid)' 구축이 핵심인 전력 IT 종합대책의 상용화를 추진하며 명칭을 녹색전력 IT로 바꾸고,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 '그린에너지 산업발전전략'의 실행계획의 일환으로 진행한다. 현재 10대 기술에 대한 기초기술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개발된 기초기술의 검증·평가를 통한 상용화과 수출산업화 촉진을 위해 한전 실증플랫폼 차원의 통합실증단지 개발을 결정했다.

통합실증단지 구축은 중전기기 업체들의 오랜 숙원사항으로 외국바이어들은 새로 개발된 중전기기 구매협상 시 한전의 구매여부를 우선적으로 확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경부는 중전기기 업체들이 실증단지에서 개발 기기를 상용화하고 한전은 지능형 전력계통망 운영기술을 체득, 동반 해외진출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훈 지경부 차관은 "정부에서 New IT기술의 선두주자이자 녹색전력산업의 기반(Backbone) 기술인 녹색전력 IT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하며, "녹색전력 IT기술을 교두보 삼아 2020년 중전기기 산업을 연간 50조원 규모의 수출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두 협약식과 연계, 지경부는 녹색전력 IT 기초기술의 개발성과를 결산하고 상용화기술 개발의 추진방향을 정립하기 위한 '녹색전력 IT 그랜드 세미나'도 같은 날 개최했다.

◆ 녹색전력 IT기술이 실현된 미래의 한국의 모습 (예시)
2020년 어느 날의 일이다. 평택에 있는 한 전자업체에서 전사적 에너지 관리 업무를 하는 K씨는 전날 생산 공장에서 소비된 전력량에 대한 보고를 받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가정을 비롯한 모든 사업장의 전기는 주가처럼 그때그때 바뀌기 때문에 같은 전력량을 사용하더라도 전기요금이 크게 변동되기 때문이다.

K씨는 점점 에너지 관련 비용이 증가하는 것을 보고는 새로운 기획안을 만들기 시작했다 K씨는 자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설치하면 에너지 비용을 상당히 아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풍력발전기와 태양광 발전 유리창으로 교체하여 낮 시간대의 비싼 전기요금을 절약하고, 휴일에는 저장된 전력을 전력거래시장을 통해 한전에 되팔아서 수익을 얻을 계획이다.

정오가 가까워오자 K씨는 사무실의 실내온도가 약간 높아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시원한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도 있지만 그러기엔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전기요금이 너무나 비싸다. 밤 요금의 10배가 넘으니까. 그래서 K씨의 회사는 전력거래소가 제공하는 실시간 전력가격 정보에 따라 자동적으로 실내 온도를 올릴 수 있도록 각 사무실의 냉방기를 자동운전하고 있다.

요즘은 사무실 온도를 약간 올릴 경우, 전력거래소에 자료가 전송되어 환경관련 세제를 감면받고 탄소배출권을 인정받아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제 한국도 교토의정서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에너지절감이 외화유출 방지와 새로운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다 .

그렇게 바쁜 하루가 지나고 난 후, K씨는 주차장에 내려가서 자신의 하이브리드카의 플러그를 뽑았다. 예전의 하이브리드카는 가솔린 엔진에서 발생하는 일정 에너지를 배터리에 충전했지만 최신형인 K씨의 자동차는 플러그를 통해서 배터리를 충전하도록 되어 있다. 보통은 잠잘 때 30kWh의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하고 출근한다. 외근이 없으면 주차장에 설치된 스마트미터기에 플러그를 꽂아 오전 중에 완전히 충전한다.

전력요금은 100원/kWh 내외이다.(1kWh: 25W 형광등 40개를 1시간 사용했을 때 소비되는 전기에너지) 정오를 지나면 전력거래소에서 실시간 전력요금 정보가 자동차의 에너지관리시스템에 인터넷으로 전달된다. 보통 오후 4시까지의 실시간 가격은 500원/kWh 내외이나 오늘은 1,000원/kWh까지 뛰었다. 30kWh를 모두 팔아서 얻은 수익이 30,000원, 그리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집에 갈 만큼만 천천히 충전하니, 200원/kWh씩 15kWh 충전하여 3,000원이 들었다. 아파트에 설치된 스마트 전력저장장치 20kWh 시스템도 전력을 거래하므로, K씨는 보통 한 달에 2∼30만원 정도를 전력거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아파트에 리튬 스마트 저장장치를 설치하니 정전이 없어졌다. 전에는 가끔 있던 컴퓨터 재부팅 현상도 없어졌고, 집안의 가전제품마다 복잡하던 전원 어댑터와 충전기가 모두 사라졌다. 한전의 교류서비스와 별도로 요즘은 새로운 에너지기업이 직류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하이브리드카는 충전된 전기를 주행뿐만 아니라 필요시 혹은 비상시에 일반전원으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캠핑 등을 할 때도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집에 도착하니 이미 밤이다. TV에서는 한국이 교토의정서상의 CO2 감축의무를 성공적으로 이행한 국가라는 내용이 보도되고 있었다.

그도 당연한 것이 한국은 2005년부터 녹색전력 IT 기술을 집중 육성하여 2005년 수준의 전력소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CO2 배출의 주범이었던 자동차들이 대부분 하이브리드카로 대체되면서 배기가스를 전혀 방출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출처: '차세대 친환경 전력시스템 Smart Grid' (성균관대학교 김철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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