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LV-1'·IAC·천문의 해 등 올해 우주 선진국 도약

2009년 새해를 맞이한 과학기술계. 한국형 소형위성발사체 'KSLV-1'의 발사와 '국제우주대회(이하 IAC)' 대전 개최 등 굵직한 일정들을 앞두고 있는 올해, 과학기술계 인사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우주로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발사를 앞두고 있는 KSLV-1과 IAC 개최는 한국이 우주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09 세계 천문의 해'를 맞이해 다양한 천문 관련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2009년은 다윈이 탄생한지 200돌이 된 해로 이때문에 영국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전세계에서 진화론을 기념하는 여러 행사들이 열릴 예정이다.

◆"한국, 우주선진국으로 도약"…'KSLV-1발사'와 'IAC개최'

 

▲나로우주센터에 세워져 있는
KSLV-1 의 모형.
ⓒ2009 HelloDD.com
"지난 IMF 때, 박세리와 박찬호가 국민들에게 힘을 준 것처럼 KSLV-1의 발사 성공이 경기 악화로 힘겨워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것입니다."

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은 "한국이 우주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전라남도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에 510만㎡ 규모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나로우주센터. 이 센터에서는 올해 2·4분기로 예정된 한국형 소형위성발사체(KSLV-1)와 과학기술위성 2호(STSAT-2) 발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나로우주센터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 120명과 30여명의 러시아 기술진이 KSLV-1의 성능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KSLV-1를 우주로 쏘아보낼 발사대는 5개 기계설비, 13개 추진제공급설비, 5개 발사관제설비 등 23개의 시스템과 273개의 서브 시스템으로 구성됐으며 321개의 검사항목 가운데 현재 70%가 완료된 상태다. KSLV-1가 성공적으로 발사될 경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3번째로 자체 발사장을 보유한 나라가 된다.

또한 KSLV-1에 실린 '과학기술위성 2호'가 우주에 성공적으로 올라가게 되면 자체 위성을 발사한 세계 9번째로 '우주클럽(Space Club)'에 가입하게 된다.

 

▲국제우주대회의 로고. ⓒ2009 HelloDD.com
이외에도 올해 대전에서는 '제60회 국제우주대회(IAC·International Astronautical Congress)'가 오는 10월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지속 가능한 평화와 발전을 위한 우주'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국제우주대회는 우주분야 국제행사로 대전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60여개국, 3000여명의 전문가(국외 2000명, 국내 1000명)가 참여할 예정이며, 국제우주연맹(IAF) 총회·1200여편의 논문이 발표되는 학술회의·우주기술전시·개막식 등 공식·문화행사 등이 열리게 된다. 또한 최근 NASA, CNES, JAXA 등 항공우주청들이 IAC에 적극적 참가 의사를 표명해왔고, 보잉·록히드 마틴·구글 등 항공우주글로벌기업 등에서 참가와 더불어 후원 가능성과 구체적인 협의를 제의해 오는 등 대회 개최에 큰 힘을 싣고 있다.

항우연 관계자는 "미국항공우주국을 비롯해 각국 우주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지구촌 우주과학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9 세계 천문의 해'…각종 천문 사업 박차

 

▲'2009 세계 천문의 해' 로고. ⓒ2009 HelloDD.com
올해는 유네스코와 국제천문연맹이 정한 '세계 천문의 해'다.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 천문의 해' 공식 개막 행사를 시작으로 100시간 동안 각국 천문대와 관측 행사장을 잇는 천문 이벤트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100시간 천문학'이 진행될 예정이다.

2009 세계 천문의 해 행사는 행사의 주요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몇 가지 주제들로 기획됐다. '그녀는 천문학자', '세계 최적 관측지 보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의 각 과제로 진행된다.

▲거대 마젤란 망원경 조감도. ⓒ2009 HelloDD.com

또 세계 천문의 해를 맞아 우리나라도 지구상 최대 광학망원경이 될 '거대 마젤란 망원경(이하 GMT:Giant Magellan Telescope)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될 계획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오는 2018년 칠레 안데스 산맥에 건립된 구경 25m급 초대형 광학망원경인 GMT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했다.

높이 38.7m, 무게 1125t 규모의 이 마젤란 망원경은 지난 2003년부터 미국 카네기천문대·하버드대·호주국립대 등 미국과 호주의 8개 기관이 참여해 건립하고 있다.

총 사업비가 9600억원(7억 4000만달러)에 이르는 데 우리나라는 전체 예산의 10%인 909억원을 내년부터 10년간 나눠 부담하는 방법으로 건립에 참여한다. 마젤란 망원경은 국내 최대의 보현산 천문대 망원경(1.8m)에 비해 10배 이상 크기 때문에 대기권 밖 우주에 있는 허블망원경(직경 2.4m)에 비해서도 해상도가 10배 이상 뛰어나다. 이 거대 망원경으로는 지구로부터 130억광년 떨어진 태양계 밖의 행성들을 관측할 수 있다.

이는 우주 초기의 모습이나 우주 생성의 역사 등을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의 광학망원경으로는 약 10억년 전의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 천문연은 나노정밀도의 광학가공능력 확보는 물론 다양한 최첨단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 분야에서 노벨상에도 도전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올 한 해 우리나라 하늘에서도 '부분 일식', '유성우' 등 다채로운 천문현상들이 펼쳐질 예정이다. 올해 대표적인 천문 현상으로는 오는 7월 22일 진행되는 '개기 일식'. 우리나라에서는 해의 일부분만 가려지는 '부분 일식'을 관찰할 수 있지만 1997년 이후 해의 가장 많은 부분이 가려지는 일식이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월에는 화려한 유성우가 찾아 온다.

유성우는 우주공간에 떠 있는 혜성이나 소행성 부스러기들이 지구 대기권에 빨려들어 불타는 현상으로 지구 공전궤도와 과거 혜성이 지나간 궤도가 만날 때 일어난다. 이번 사자자리 유성우는 최소 500개에서 최대 1000개의 별똥이 뿌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밖에 2월·7월·8월에 있을 반영월식과 9월 4일 토성의 고리가 사라지는 현상·10월 중순 초저녁에 관찰할 수 있는 밝게 빛나는 목성 등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올해 다윈 탄생 200돌 등 과학계 다양한 일정 진행

 

▲찰스 로버트 다윈. ⓒ2009 HelloDD.com
올해는 진화를 과학이론으로 체계화한 다윈이 탄생한지 200돌이 되는 해. 이때문에 영국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전세계에서 진화론을 기념하는 여러 행사들이 열릴 예정이다. 다윈 진화론은 자연에서 우연히 생기는 돌연변이가 변화하는 자연 환경에 적응해 선택되는 방식으로 생물이 진화한다는 가설을 다윈이 제시, 자연과학뿐 아니라 인문·사회학과 예술 등 모든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이론이다.

기념 행사는 다윈의 탄생일인 2월12일 무렵부터 '종의 기원' 출간일인 11월22일 무렵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다윈과 진화론을 다룬 출판물이 쏟아지고 특집학회들이 열릴 예정이다.

'인공 태양'으로 불리는 한국형 핵융합실험로 '케이스타(KSTAR)'는 2008년 7월 실험로의 정상 가동을 확인한 데 이어 올해 실제 초고온 핵융합을 하는 데 필요한 3.5테슬라의 고자기장을 구현하는 실험에 도전한다. 핵융합연 관계자는 이번 실험은 국제핵융합로(ITER) 연구팀도 참여할 정도로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인공태양'이라 불리고 있는 국가핵융합연구소 내 'KSTAR'. 2009년 7월 정상가동을 확인, 올해 고자기장을 구현하는  실험에 돌입한다. ⓒ2009 HelloDD.com

◆전문대학원 설립 러시…출연연-대학 '특성화 대학원 만들기' 추진

올해는 많은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대학과 손을 잡고 전문대학원 설립에 나설 계획이다. 출연연과 대학 협력모델 1호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충남대학교. 기초연과 충남대는 향후 공동 운영하게 될 전문대학원인 분석과학기술대학원 설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공동 협력을 약속했다.

분석과학기술대학원의 교수진은 기초연 연구원과 충남대 교수들로 구성되고, 분석과학기술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목표로 오는 3월 개원을 추진하고 있다. 분석과학기술 분야 특성화대학원인 분석과학기술대학원은 기초과학 전공, 응용과학 전공 등 2개 부문에서 분석과학 원리 개발·적용 및 활용을 통한 실무형 전문가를 배출할 계획이다.

입학생 전원에게는 연구보조비 형태의 학습장려금(장학금)이 주어진다. 분석과학기술대학원 설립준비위원회 관계자는 "분석과학기술대학원은 충남대와 기초연의 우수 인력, 첨단 분석기기를 활용한 융·복합 전문 대학원으로 기초과학분야에서 노벨상 인재를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초연 외에도 본격적인 학연 협력을 위한 출연연과 대학의 움직임이 발빠르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과 '한약제형 공동연구센터(DRC)을 설립하는 데 합의하고 MOU를 체결했다. 한약제형분야의 공동 연구 뿐만 아니라 임상을 포함한 심층적 연구와 전문 인재양성을 꾀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경상대학교도 항공우주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지난해 9월 25일 상호협력 협정을 체결, 10월 22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항공우주특성화대학원 공식 설립 인가를 받았다. 항공우주특성화대학원은 교육과 연구, 현장실습을 동시에 수행해 항공우주 분야 산업체와 연구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석·박사급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현장 중심의 전문 대학원으로 오는 3월 개원 예정이다.

특성화대학원 외에도 항우연은 한국항공대학교와의 국내 첫 '우주대학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올해 개원 목표인 우주대학원은 위성시스템공학·발사체시스템공학·우주로봇공학 등 우주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게 될 예정이다.

현재 우주대학원은 우주 개발에 필요한 소수의 엘리트를 집중 육성하는 곳으로 구상되고 있으며 석·박사 모집 정원은 수십명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원의 위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으며 경기도 고양시 항공대나 대전시 소재 항우연 인근지역, 제3의 지역이 모두 대상에 포함돼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도 현재 공주대학교 교수들의 공동 전문대학원 설립 제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기연과 공주대는 천안지역을 중심으로 상호협력을 진행해 오고 있었고, 교과부의 공동연구센터 육성사업에 맞춰 생기연에 공주대 교수들이 공동연구센터 설립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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